![엘리퀴스 [사진=한국BMS제약·한국화이자제약 제공]](/news/photo/202308/334121_218693_5946.png)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정부가 대형 제약사들을 향해 본격적으로 규제 칼날을 빼들었다. 본지가 보도했던대로 미국 공공의료보험기관인 CMS(Center for Medicare and Medicaid Sercices)는 조금전인 29일(현지시간, 한국시간 30일) 오전 7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적용받는 1차 약가인하 협상 대상 10개 의약품 명단을 공개했다.
CMS가 이처럼 이른 시간에 대상 품목을 발표한 것은 해당 의약품을 만드는 상장기업의 주식 거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IRA는 미국 CMS가 제약사와 협상을 통해 처방의약품 약가를 인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지난해 8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하면서 발효됐다. 약가 인하 대상은 Medicare Part D(전문의약품 보험) 및 Part B(의료 보험)에 해당되는 의약품이 우선이다.
2026년부터 Part D 10개 의약품에 대한 약가 인하를 시작으로 2027년 Part D 15개, 2028년 Part D 및 Part B 각각 15개, 2029년부터는 Part D 및 Part B 각각 20개 의약품으로 인하 대상이 확대된다.
이날 공개된 의약품 목록에는 ▲미국 BMS(Bristol Myers Squibb)의 항응고제 ‘엘리퀴스(Eliquis, 성분명: 아픽사반·apixaban)’ ▲독일 베링거잉겔하임(Boehringer Ingelheim)과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SGLT2 억제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Jardiance, 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empagliflozin)’ ▲미국 애브비(Abbvie)와 존슨앤존슨(Johnson&Johnson)의 BTK 억제제 ‘임브루비카(Imbruvica, 성분명: 이브루티닙·Ibrutinib)’ 등이 포함됐다.
이번에 최종 발표된 10개 약가 인하 협상 대상 의약품은 CMS가 2022년 6월 1일부터 2023년 5월 31일까지 1년간의 메디케어 지출내역을 분석해 선정한 것이다. 10개 의약품에는 메디케어 Part D의 총 의료비의 20%에 해당하는 505억 달러가 지출됐다.
일례로 혈전용해제인 BMS의 엘리퀴스(Eliquis)는 약 165억 달러가 지출되고 370만 명이 처방받은 것으로 조사되어 10개 의약품 중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다. [아래 도표 참조]

10개 의약품 미국 내 약가 인하 협상 일정 및 전망
최종 선정된 의약품 소유 기업들은 2026년 1월 1일부터 CMS와 협상된 약가로 인하해 해당 약제를 공급해야한다. 미국 정부는 이러한 약가인하 프로그램을 통해 오는 2031년까지 환자의 약가 부담이 연간 250억 달러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제약기업들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법률 소송 결과 및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약가 협상과 약가 인하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그렇다면 만약 기업들이 약가인하 협상을 거부하면 어떻게 될까.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르면 10개 의약품을 제조하는 기업들은 올해 10월 1일까지 협상에 참여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협상을 거부하는 기업들은 해당 의약품이 메디케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의약품 매출액의 최대 90%에 해당하는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 때문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약가인하 협상에 응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협상 참여 기업들은 해당 제품에 관한 연구개발투자비, 영업·유통비, 매출액 등의 세부 자료를 올해 안에 제출해야 한다. CMS는 내년 2월
1일까지 기업들에게 1차 협상 가격을 안내하고 기업들은 30일 이내에 이 협상가격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CMS는 내년 8월 1일까지 각각의 기업들과 3차례 미팅을 진행하여 가격을 확정하게 되며, 한달 후인 9월 1일까지 최종 인하된 약가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CMS는 2025년 3월 1일까지 최종 약가 결정에 대한 사항을 설명해야 한다.
이러한 약가 인하는 공보험에 적용되고 사보험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소비자인 대중들로부터 사보험 약가 인하에 대한 요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IRA 적용 기업 심각한 타격?”
그간 세계 제약바이오업계는 미국 IRA를 적용받는 첫 번째 약가 인하 협상 대상에 어떤 품목이 최종 선정될지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약가 인하 및 매출 감소라는 악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더욱이 IRA를 적용받는 의약품은 매년 늘어날 예정이어서 이 법의 영향을 받는 기업들의 매출 감소가 연구개발(R&D)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향후 외부 기업과의 기술이전, M&A 등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릭은 9년 바이오시밀러는 13년 동안 출시되지 않은 오리지널의약품이 약가 협상 대상이기 때문에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투자 증가로 이어질지, 이들 기업들이 약가 인하 협상 대상에서 제외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 방어전략에 변화를 줄지 등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약가 인하 정책으로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더라도 빅파마들에게 미치는 피해는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증권사 BMO 캐피털 마켓(BMO Capital Markets)은 통신사 로이터(Reuters)를 통해 “목록에 포함된 상당수의 의약품들은 2026년 안팎으로 복제약 경쟁을 목전에 두고 있다”며 “수익성에 타격이 있다면, 특허 만료로 인한 요인이 클 것”이라고 밝혔다.
가령, ‘엘리퀴스’는 2028년 4월 1일, ‘자디앙’은 2025년 2월 1일, ‘임브루비카’는 2027년 11월 13일 미국에서 각각 특허가 만료될 예정이다. 이는 결국 해당 기업들이 단물을 빼먹을 만큼 다 빼먹은 후의 약가 인하인터라,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아래는 CMS가 선정한 1차 약가인하 협상 대상 의약품 목록이다.
제품명 |
업체명 |
적응증 |
엘리퀴스(Eliquis) |
BMS |
항응고제 |
자디앙(Jardiance) |
릴리, 베링거잉겔하임(Eli Lilly, Boehringer Ingelheim) |
제2형 당뇨병, 심장 질환 |
자렐토(Xarelto) |
J&J, 바이엘(Bayer) |
항응고제 |
자누비아(Januvia) |
MSD |
제2형 당뇨병 |
포시가(Farxiga) |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
제2형 당뇨병, 심장 질환 |
엔트레스토(Entresto) |
노바티스(Novartis) |
심부전 |
엔브렐(Enbrel) |
암젠(Amgen) |
관절염, 판상 건선 |
임브루비카(Imbruvica) |
애브비(AbbVie), J&J |
혈액암 |
스텔라라(Stelara) |
J&J |
판상 건선, 크론병 |
파이스프·노보로그(Fiasp·Novolog ) |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
제2형 당뇨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