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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리치 프리필드펜주 [사진=애브비 제공]](/news/photo/202307/333782_217963_2540.png)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애브비(Abbvie)가 ‘스카이리치(Skyrizi, 성분명: 리산키주맙·risankizumab)’를 통해 판상 건선 치료제 시장 정복에 나서고 있다. 동급 계열의 생물학적 제제들과 1:1 대결에서 승리를 거머쥔 이후 경구제인 미국 암젠(Amgen)의 ‘오테즐라(Otezla, 성분명: 아프레밀라스트·apremilast)’에서도 판정승을 거두었다.
애브비는 26일(현지 시간), 판상 건선에서 ‘스카이리치’와 ‘오테즐라’를 직접 비교하는 임상 4상 시험(시험명: IMMpulse)에서 ‘스카이리치’가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고 전했다.
해당 임상 시험은 전신 치료를 받아야 하는 중등도 이상의 판상 건선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스카이리치’와 ‘오테즐라’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 연구였다. 시험은 ▲투약 16주까지 ‘스카이리치’와 ‘오테즐라’의 판상 건선 증상 개선을 평가하는 파트 A와 ▲16주 이후 ‘오테즐라’로 임상적 개선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들에서 52주까지 ‘스카이리치’와 ‘오테즐라’를 무작위로 투약하는 파트 B로 구성되었다.
그 결과, ‘스카이리치’는 모든 파트에서 ‘오테즐라’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치료 유효성을 입증했다. 파트 A에서 ‘스카이리치’ 투여군은 시험의 1차 평가변수인 건선 병변이 90% 개선된 환자의 비율(PASI 90)이 55.9%에 달한 반면, ‘오테즐라’군은 5.1%에 불과했다.
또 다른 1차 평가변수인 의료진의 전반적 평가(sPGA) 점수 0(깨끗함) 또는 1(거의 깨끗함)에 도달한 비율도 ‘스카이리치’군은 75.4% 였지만, ‘오테즐라’군 18.4%에 불과했다. 주요 2차 평가변수인 PASI 75로 분석했을 때, ‘스카이리치’군의 84.7%가 이를 달성했지만, ‘오테즐라’군은 18.8%였다.
이후 애브비는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한 ‘오테즐라’ 투여군을 대상으로 ‘스카이리치’와 ‘오테즐라’를 투약하는 파트 B 연구에 착수했다. 시험 결과, ‘스카이리치’군의 72.3%는 치료 52주차에 PASI 90에 도달했지만, ‘오테즐라’군은 2.6%에 그쳤다.
‘스카이리치’, 건선 치료제 시장 장악
‘스카이리치’는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사이토카인(면역매개물질) 중 인터루킨-23(IL-23)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염증 반응을 조절한다. ‘오테즐라’는 체내 염증 수준을 조절하는 사이클릭 AMP(cAMP)의 분해를 차단하여 염증을 감소시키는 PDE4 억제제이다. ‘오테즐라’는 1일 2회 복용하는 경구제인 반면, ‘스카이리치’는 3개월에 1회 투약하는 피하주사제이다.
이는 환자의 접근성 측면에서는 ‘오테즐라’가 더 우수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번 IMMpulse 연구에서 ‘스카이리치’가 투약 편의성을 뛰어넘는 치료 유효성을 입증함에 따라 ‘스카이리치’는 판상 건선 치료제 시장을 주름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애브비는 이미 동일한 계열의 생물학적 제제에도 도전장을 내민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6월, 미국 피부과학회(AAD)에서 ‘스카이리치’가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코센틱스(Cosentyx, 성분명: 세쿠키누맙·secukinumab)’ 대비 판상 건선에서 통계적으로 우수한 피부 개선 효과를 보였다는 3상 연구(시험명: IMMerge)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시험은 중등도에서 중증 판상형 건선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스카이리치’와 ‘코센틱스’의 유효성을 1:1 대조 평가한 연구로,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건선 부위 면적 및 중증도가 100% 개선된 환자의 비율(PASI 100)이었다.
그 결과, 치료 52주차에 ‘스카이리치’ 투여군의 PASI 100 달성 비율은 66%인 반면, ‘코센틱스’군은 40%에 불과했다. 주요 2차 평가변수인 90%의 피부 개선(PASI 90)으로 측정 범위를 확장했을 때에도 ‘스카이리치’는 치료 16주차에 ‘코센틱스’ 대비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 52주차에는 ‘스카이리치’군의 87%가 90%의 피부 개선을 충족했지만, ‘코센틱스’군은 57%였다.
애브비는 여기에 더해 ‘코센틱스’ 및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탈츠(Taltz, 성분명: 이제키주맙·ixekizumab)’에 불응하는 환자의 치료 옵션으로서 ‘스카이리치’의 우월성을 입증했다. 이 회사는 올해 3월 ‘코센틱스’ 및 ‘탈츠’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않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판상형 건선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전했다.
해당 연구는 이전에 최소 6개월간 IL-17 억제제(‘코센틱스’ 및 ‘탈츠’)로 치료를 받았으며, 의료인이 평가한 건선평가지수(sPGA)가 2~3점인 중등도에서 중증의 판상형 건선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스카이리치’ 전환 치료법의 치료 효능을 평가했다. sPGA는 5점 만점을 기준으로 건선의 심각성을 측정하는 도구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스카이리치’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치료 52주차에 ‘스카이리치’ 투여군 중 sPGA 점수가 0점 혹은 1점(깨끗하거나 거의 깨끗함)에 도달한 비율은 63%에 달했다. 이중 완전히 깨끗한 피부 개선을 보인 환자 비율은 26.2%였다.
이에 따라 ‘스카이리치’는 관련 시장에서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2022년에는 전년(29억 3900만 달러) 대비 75% 증가한 51억 6500만 달러의 판매고를 올렸다. 반면, ‘탈츠’는 지난해 24억 8200만 달러, ‘코센틱스’는 47억 88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테즐라’는 2022년에 전년 대비 2% 증가한 22억 8800만 달러였다.
우리나라 상황도 유사하다. ‘스카이리치’는 인터루킨 억제제 중 가장 늦게 출격하여 상대적으로 매출은 낮은 편이지만, 경쟁 약물 대비 가장 빠른 성장율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인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스카이리치’는 2021년 84억 2140만원에서 2022년에 165억 2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6.2% 매출이 증가했다. ‘코센틱스’의 경우, 전년 대비 20% 증가한 302억 6000만 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