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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MSD가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의 적응증 확대에 가속 페달을 밝고 있다. 이번에는 면역 항암제 중 최초로 국소진행성 자궁경부암 치료 라인 진출에 시동을 건다.
MSD는 19일(현지 시간), 자궁경부암의 1차 치료에 대한 ‘키트루다’의 임상 3상 시험(시험명: KEYNOTE-A18)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해당 임상 시험은 새로 진단된 고위험(결절 양성 제IB2~IIB기 혹은 결절 양성 무관 제III-IVA기) 국소 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 1060명을 대상으로 ‘키트루다’ 및 화학방사선 요법과 단독 화학방사선 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대조 평가한 연구였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무진행 생존율(PFS)과 전체 생존율(OS)이며, 주요 2차 평가변수는 완전 반응율(CR), 객관적 반응율(ORR) 및 안전성 등이 포함됐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0년 1월, KEYNOTE-A18 연구의 임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한 바 있다. 모집된 국내 환자는 총 25명으로, 국립 암센터 등 5개 기관에서 현재 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
그 결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1차 치료 라인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독립적데이터모니터링위원회(DMC)에 따르면, 사전에 설계된 중간 분석 결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대조약 대비 통계적 및 임상적으로 유의미하게 PFS를 개선시켰다.
또 다른 1차 평가변수인 OS의 경우, ‘키트루다’ 병용요법은 단독 화학방사선 요법에 비해 더 유망한 치료 효과를 보였지만, 아직까지 OS 데이터는 충분히 성숙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MSD는 OS에 대한 결론을 맺기 위해 추적 관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키트루다’의 안전성 및 내약성 프로파일은 이전 데이터와 유사했다. 새로운 안전성 신호는 관찰되지 않았다. MSD는 향후 개최되는 학술 회의에서 구체적인 데이터를 발표한 다음 전 세계 규제 당국에 적응증 확대 신청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국소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 40%, 기존 치료제에 불응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 암이다.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자궁경부암 발병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이중 국소진행성 자궁경부암(LACC)은 전체 환자의 60%를 차지한다.
국가암정보센터 2020년 암 등록통계에 따르면, 전체 자궁경부암 환자의 상대 생존율은 80.1%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러나, 자궁경부암이 주변 조직, 장기 또는 국소 림프절로 전이된 후 진단된 경우, 생존율은 급격히 떨어진다. 림프절로 전이된 자궁경부암 환자의 상대 생존율은 70%이고, 5년간의 전체 생존율(OS)은 약 25%로 예후가 매우 불량하다.
현재 국소진행성 자궁경부암의 표준 치료법은 화학방사선 요법이다. 하지만, 림프절 전이 병기가 꽤 진행되면 치료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진다. 국소진행성 자궁경부암 환자의 최대 40%가 기존 화학방사선 요법에 반응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면역 관문 억제 요법은 기존 치료제에 반응하지 않는 자궁경부암에 대한 유망한 접근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요법은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HPV가 아닌 면역 관문 단백질을 표적하여 HPV 발현 암 세포를 직접 겨냥하여 치료 반응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키트루다’는 면역 반응을 저해하는 PD-L1 면역 관문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억제하여 체내 면역 체계를 활성화시키는 항암제이다. 이 약물은 지난 2018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PD-L1 발현 양성 지속성, 재발성 또는 전이성 자궁경부암에서 베바시주맙 혹은 베바시주맙+화학요법과의 병용 요법으로 허가를 받으면서 면역 항암제 중 사상 첫번째로 자궁경부암 적응증을 획득했다. 식약처는 지난해 9월, 동일한 적응증으로 품목허가 했다.
MSD 측에 따르면, 고위험 국소진행성 자궁경부암에 대한 KEYNOTE-A18 연구는 오는 2025년 4월에 최종 완료될 예정이다. 따라서 ‘키트루다’는 해당 적응증을 내후년 경에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