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시장도 복고풍?
항암제 시장도 복고풍?
면역 관문 억제제 열풍 시들 ... T 세포 활용 표적 항암제 개발 부상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7.0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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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 암세포 현미경 사진
급성골수성백혈병(acute myeloid leukemia, AML) 암세포 현미경 사진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지난 10년간 암 치료에 있어 혁신을 불러일으켰던 면역 관문 억제제의 열풍이 다소 사그라들고 있다. 면역 항암제의 낮은 반응률과 비면역 종양(Cold Tumor)에는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표적 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는데, 그 초점은 T 세포 활용에 집중되어 있다.

인체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T 세포와 같은 면역 체계가 활성화된다. 염증 반응으로 열이 나는 것도 면역 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염증 반응이 과하게 일어나면 자가 면역 질환을 야기하기 때문에 T 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단백질(CTLA-4, PD-1), 일명 면역 관문을 통해 과도한 면역 반응을 조절해야 한다.

암 세포는 면역 관문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면역 체계의 공격을 차단한다. 이때 면역 관문 억제제는 암 세포가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기전을 저해하여 T 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한다.

면역 관문 억제제는 기존의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방법이라 치료 효과가 길게 지속되고, 세포 독성 부작용이 없으며, 대부분의 암의 종류와 관계 없이 반응을 나타낸다. 

그런데 이 면역 관문 억제제에도 한계가 있다. 바로 비면역 종양 유형의 암종에는 반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면역 종양의 종양 미세 환경에는 조직 내 T 세포가 거의 분포해 있지 않아서 면역 관문 억제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비면역 종양으로는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췌장암, 뇌암(교모세포종) 등이 있다.

이에따라 비면역 종양을 극복하기 위한 많은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세포 독성을 유발하여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조직 주위의 면역 체계를 활성화하는 방법 등이 그것이다. 이 치료법은 세포 독성 반응을 적절하게 조절하기에는 개발이 복잡하고 까다로워 아직까지 상용화되지 못한 상황이다.

제약 업체들이 다시 표적 항암제에 시선을 돌리는 이유다. 기업들은 기존의 표적 단백질만을 타깃하는 게 아니라, T 세포와 표적 단백질을 동시 겨냥하는 T 세포 결합 표적 치료 약물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표적 단백질과 T 세포를 동시 겨냥하는 T 세포 결합체

T 세포는 우리 몸의 적응 면역 체계의 일부로, 악성 종양 세포 표면의 항원 인식 부위인 주조직 적합체(MHC) 분자가 제시하는 돌연변이 펩타이드(결합 분위)를 기반으로 하여 암 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한다.

비면역 종양 유형의 암종은 표면에 돌연변이 펩타이드가 현저히 부족하여 T 세포가 암 세포를 인식하지 못한다. 비면역 종양의 종양 미세 환경의 T 세포가 극히 드물게 분포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때, T 세포 결합체는 체내 T 세포를 표적하여 활성화를 이끌고 암 세포를 사멸시키도록 설계된 약물이다. 이러한 작용 기전은 T 세포를 암 세포 주위로 끌어당기고 T 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대부분의 업체들은 T 세포 결합체에 항원을 1개 이상 더 붙이는 항체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가장 최근에 허가된 미국 애브비(Abbvie)의 ‘엡킨리(Epkinly, 성분명: 엡코리타맙·epcoritamab)’가 있다. 이 약물은 T 세포의 CD3와 B 세포의 CD20에 동시에 결합하고 T 세포의 면역 반응 활성을 유도함으로써 암 세포를 표적하는 면역글로불린1(IgG1) 이중 특이적 T 세포 결합체(BiTE)이다.

미국 암젠(Amgen)은 현재 자사의 이중 특이적 T 세포 결합체 ‘탈라타맙(tarlatamab)’을 개발하고 있다. 이 약물은 세포폐암(SCLC) 및 전립선암과 같은 신경내분비암에서 고도로 발현되는 DLL3(델타유사단백질)과 T 세포를 동시 표적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탈라타맙’은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은 소세포폐암에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해줄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소세포폐암은 비소세포폐암(NSCLC)과 달리 수십년간 치료 패러다임이 정체된 상태로, 표준 치료요법은 항암화학요법이다.

암젠은 올해 4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탈라타맙’에 대한 임상 3상 시험 계획(IND)을 승인 받은 바 있다. 해당 시험은 백금 기반 1차 화학요법 후 재발성 소세포폐암이 있는 국내 환자에서 ‘탈라타맙’과 표준 항암화학요법을 비교하는 것이다. 임상 기관은 충북대학교병원 등 10개 기관이다.

이 밖에도 ▲면역 관문 억제제와 T 세포를 표적하는 이중 기능 면역관문 억제 T 세포 결합체(CiTE) ▲3개의 표적 항원을 가진 삼중 특이적 T 세포 결합체(TriTE) ▲환자의 T 세포를 수집하여 재조합한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 T 세포와 체내에서 T 세포 활성을 유도하는 CAR-T 이중 특이적 T 세포 결합체(CART.BiTE) 등이 있다. 이들 약물은 하나의 T 세포를 활용한 표적 치료 접근법을 개선하여 항암 치료의 효능을 강화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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