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형 당뇨병 세포 치료제 ‘란티드라’, 때아닌 치료 유형 규정 논란
제1형 당뇨병 세포 치료제 ‘란티드라’, 때아닌 치료 유형 규정 논란
FDA, ‘란티드라’ 제1형 당뇨병 세포 치료제로 허가

학계 “세포 치료제 아닌 장기 이식으로 규정해야”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7.0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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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당체크 당뇨병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전 세계 최초 제1형 당뇨병에 대한 세포 치료제로 허가한 ‘란티드라(Lantidra, 성분명: 도니슬레셀·donislecel)’가 치료 유형 규정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FDA는 이를 의약품으로 규정하였지만, 학계에서는 장기 이식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제1형 당뇨병은 자가 항체가 면역반응에 의해 췌장 속 베타 세포의 기능에 이상이 생겨 인슐린 생산에 문제가 생기는 일종의 자가면역 질환이다. ‘란티드라’는 사망한 기증자의 췌장 소도 베타 세포를 수집하여 배양 이후 환자에게 투약하는 동종 췌장 소도 베타 세포 치료제이다.

FDA는 지난 6월 28일(현지 시간), 기존 치료 요법으로도 당화혈색소를 조절할 수 없는 제1형 당뇨병 성인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란티드라’를 허가했다. 이 약물은 미국 바이오 벤처 셀트랜스(CellTrans)가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학계에 따르면, ‘란티드라’가 기존의 췌장 베타 소도 세포 이식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소도 베타 세포는 사람의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의 세포로, 췌장 소도 세포 이식은 사망한 기증자의 췌장에서 베타 소도 세포를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하는 요법이다.

차이가 있다면, 췌장 소도 세포 이식은 수술을 통해 베타 소도 세포를 환자에게 전달하지만, ‘란티드라’는 장과 간 사이의 혈관인 간문맥에 약물을 주입한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 간문맥 주입이 부적절할 경우, 외과적 수술을 통해 이식된다. 아울러 췌장 소도 세포 이식과 ‘란티드라’는 모두 치료 이후 이식 거부 반응을 줄이기 위해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란티드라’를 의약품으로 규정한 점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췌장 소도 세포 이식과 다를 바 없으며, 아직까지 췌장 소도 세포 이식의 장기 안전성은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FDA는 앞서 ‘란티드라’의 허가에 대한 자문을 구하기 위해 지난 2021년 4월, 산하 세포, 조직 및 유전자 치료제 자문위원회(CTGTAC) 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회의에서 자문위원들은 ‘란티드라’의 허가에 대해 찬성 12표, 반대 4표로 최종 허가를 권고했다. 자문위가 ‘란티드라’의 허가를 권고한 까닭은 치료의 유익성이 위험성을 능가한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자문위원들은 ‘란티드라’의 효용에 대해 동일한 의문을 드러냈다. 당시 많은 자문위원들은 ‘란티드라’가 장기 이식과 마찬가지로, 장기간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는 점, 치료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실제 인구 규모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췌장 소도 세포 이식은 지난 2000년 이후 의학계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이식술을 진행해 왔다. 그러나, 2015년까지 이식을 받은 사람은 북미, 유럽, 호주에서 약 1000명에 불과했다. ‘란티드라’의 투약이 적절한 환자의 규모도 이와 별반 다를 것 없을 것으로 보인다.

FDA의 ‘란티드라’ 허가 이후 미국의 장기 이식 전문 협회는 불만을 표출했다. 협회는 “‘란티드라’의 유효성은 인정하지만, 이를 의약품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협회는 FDA에 우려 서한을 전달하고, 규정 변경에 대한 법안 발의을 위한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FDA는 ‘란티드라’ 허가가 제1형 당뇨병 치료에 한 획을 그을 것으로 여기는 모양새다. 피터 막스(Peter Marks)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 소장은 “제1형 당뇨병 환자는 불균형한 인슐린 제제 투약으로 인해 중증 저혈당증이 초래되고, 의식 상실이나 발작이 발생한다”며 “‘란티드라’의 허가는 인슐린 제제로 혈당 조절이 불가능한 중증 제1형 당뇨병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슐린 제제를 통한 혈당 조절이 부적합한 제1형 당뇨병 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3상 시험에서 ‘란티드라’는 치료 효능을 입증하며 시험의 목표를 달성했다. 전체 참여자 5명은 치료에 실패했지만, 21명은 1~5년간 인슐린 제제가 필요하지 않았다. 이중 10명은 최대 5년간 인슐린 제제를 투약하지 않았다. 숫자로 단순 계산하면, ‘란티드라’ 투약군의 약 70%는 최소 1년간 인슐린 제제 투약이 필요 없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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