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코비드 후유증 ‘브레인 포그’ 원인은 뉴런 융합?”
“롱코비드 후유증 ‘브레인 포그’ 원인은 뉴런 융합?”
브레인 포그, 치매 비롯한 신경 퇴행성 질환 발병 위험성 높아

호주 퀸즐랜드 대학 힐리어드 연구팀, 원인으로 뉴런 융합생성 지목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6.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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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뉴런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풍토병으로 전환되면서 완전한 일상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감염된 이후 오랫동안 후유증에 시달리는 환자가 적지 않다. 학계에서는 코로나19를 앓은 뒤 원인 모를 여러 증상들이 한동안 이어지는 것을 ‘롱코비드’라고 명명했다. 이중 브레인 포그(Brain fog) 같은 경우, 치매와 같은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지적되면서 원인 규명과 치료법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브레인 포그는 말 그대로 머리에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한 느낌이 지속되고 생각과 표현을 분명하게 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스트레스와 수면의 질 저하, 음식 알레르기, 소장 내 세균 과잉 증식, 호르몬 변화 등에 의한 뇌 신경 조절의 장애로 인해 발생하며 집중력 감소와 기억력 저하, 피로감, 우울, 식욕 저하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그래서 브레인 포그 증후군이라고도 한다. 

이 증상은 의학적인 측면에서 질병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외부 작용으로 인한 일시적인 집중력 저하와 구분하기 힘들며, 건강한 성인은 특별한 치료법 없이 회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대표적인 후유증으로 브레인 포그 증후군이 지목되면서 전 세계적인 공중 보건 이슈로 떠올랐다. 브레인 포그 증상을 방치할 경우, 알츠하이머 관련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하는 브레인 포그의 원인은 아직까지 규명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롱코비드 관련 브레인 포그의 장기적인 위험성과 치료법에 대한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수많은 연구 결과들이 누적되면서 이에 대한 여러 가설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 중 하나는 신경계를 이루는 기본적인 단위 세포인 뉴런(Neuron)의 융합생성이 신경계의 신호 전달을 방해하고 그로 인해 브레인 포그가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융합된 뉴런, 신경계 신호 전달 방해 ... 브레인 포그 유발

지금까지 신경과학계에서 합의된 이론은 뉴런이 세포융합 현상에서 예외적인 세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마시모 힐리어드(Massimo Hilliard) 호주 퀸즐랜드 대학의 생명공학 박사와 그 연구진은 동물 실험을 통해 뇌에서 뉴런이 융합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뉴런이 전기신호를 보내어 흥분시키는 현상을 발화라고 한다. 그런데, 힐리어드 연구팀의 시험 결과에 따르면, 융합된 뉴런의 90%는 발화를 보인 반면, 나머지 10%는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전체 뉴런의 10%에서 발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신경 전달 활동이 중단되고 브레인 포그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결론 맺었다.

여기서 발생하는 질문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어떤 방식으로 뉴런의 융합생성을 일으키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힐리어드 연구팀은 안지오텐신전환효소 2형(ACE2)을 그 핵심으로 지목했다.

코로나19는 바이러스의 돌기 부분인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세포 안으로 침투한다. 이때 스파이크 단백질은 인간 세포의 ACE2 수용체에 결합한다. 코로나19 감염 이후 폐렴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이유가 바로 폐 세포에는 ACE2 수용체가 많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ACE2 수용체와 결합하면 특이적인 유전 물질을 방출하면서 뉴런을 지지하는 세포와 상피 줄기세포, 혈관 주위 세포 등에 침투한다. 연구진은 이러한 과정에서 뉴런 간의 융합생성이 초래된다는 가설을 도출하고 생쥐를 대상으로 전임상(동물) 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스파이크 단백질이 ACE2 수용체에 결합하면서 융합된 뉴런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재 코로나19 관련 브레인 포그에 대한 승인된 치료법이 없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무척 고무적인 결과이다. 아도니스 스페라(Adonis Sfera) 미국 로마 린든 대학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샴 쌍둥이처럼 결합된 뉴런과 브레인 포그를 비롯한 신경 퇴행성 질환과의 관련성이  입증되면, 획기적인 치료법 고안에 단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임상에서 관찰된 현상인 만큼, 일각에서는 좀 더 신중한 접근을 요청하고 있다. 올리비아 슈워츠(Olivier Schwartz) 파스퇴르 연구소 소속 바이러스 학자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뉴런 융합생성 현상이 아직까지 인체에서 발생한다는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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