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규모 112조 NASH 치료제 개발 경쟁 후끈 ... 인터셉트 ‘울상’, 한미약품 ‘미소’
시장 규모 112조 NASH 치료제 개발 경쟁 후끈 ... 인터셉트 ‘울상’, 한미약품 ‘미소’
FDA, ‘오베티콜릭산’ 치료 효능에 회의적 ... 승인 가능성 낮아

한미약품 ‘랩스트리플아고니스트’, 글로벌 임상 2상 시험 순항

개발 성공시 천문학적 매출 보장 ... 하루 아침에 공룡기업 부상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5.18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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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아산병원 유튜브 영상 캡처] 간경변 간질환 간암
[사진=서울아산병원 유튜브 영상 캡처] 

글로벌 기업들의 의약품 개발 역사는 질병치료의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국내 중소 제약사들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국내외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사상 첫번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를 선보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인터셉트 파마슈티컬스(Intercept Pharmaceuticals)와 국내 기업 한미약품이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다. 인터셉트의 NASH 치료제 후보물질은 미국 승인에 ‘적신호’가 켜진 반면, 한미약품의 임상 시험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NASH 치료제는 개발만 하면 천문학적인 매출을 보장받을 수 있는 약물이어서 세계 각국이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분야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6일(현지 시간), 인터셉트의 NASH 치료제 후보물질 ‘오베티콜릭산’(Obeticholic acid)의 승인을 지원하기 위한 소화기계 약물 자문위원회(GDAC) 회의를 소집하기 전 브리핑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FDA 내부 인력은 ‘오베티콜릭산’의 치료 효능에 매우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오칼리바’(Ocaliva)라는 제품명으로 알려진 ‘오베티콜릭산’은 파네소이드X수용체(FXR) 촉진제로, 간에서 담즙 생성을 감소하도록 설계됐다. FDA는 지난 2016년 3월,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 치료제로 처음 ‘오베티콜릭산’을 승인한 바 있다.

인터셉트 측은 NASH 치료에서 ‘오베티콜릭산’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REGENERATE)을 실시했다. 해당 시험은 1000명 이상의 NASH 환자를 대상으로 ‘오베티콜릭산’ 10mg 및 25mg과 위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대조 평가하는 연구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오베티콜릭산’ 25mg 투여군의 22.4%는 1개월간 NASH 증상 악화 없이 간섬유증이 기준선에서 최소 한 단계 개선되면서 주요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하지만, ‘오베티콜릭산’ 25mg은 또 다른 1차 평가변수인 간섬유증 진행이 위약 대비 8.6% 낮은 것으로 확인됐는데, FDA는 이를 두고 ‘미미한’ 치료 효과라고 평가 절하했다. 아울러 ‘오베티콜릭산’ 10mg은 2개의 1차 평가변수를 모두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FDA는 브리핑 문서에서 “이러한 결과가 임상적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지 불분명하다”고 회의감을 내비추었다.

고용량 ‘오베티콜릭산’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지적됐다. 임상에서 ‘오베티콜릭산’ 25mg을 투여받은 환자에서 간 효소 수치가 상승하거나 담낭 염증 및 담관 결석, 당뇨병, 콜레스테롤 조절 장애, 심한 가려움증, 급성 신장 손상 등의 이상 반응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시판되고 있는 ‘오베티콜릭산’의 용량은 원발성 담즙성 담관염(PBC)을 치료할 때도 10mg으로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GDAC 회의는 미국 동부시간 19일에 진행되며, ‘오베티콜릭산’의 NASH 치료제 승인관련 심사 기간은 오는 6월 2일까지이다. 하지만, FDA의 회의적인 시선으로 인해 업계는 ‘오베티콜릭산’의 승인 가능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미약품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의약품 개발을 위해 연구 중이다.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 연구소에서 연구원이 의약품 개발을 위해 연구 중이다. (사진=한미약품)

이와 대조적으로,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 중인 NASH 치료 혁신신약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LAPS Triple Agonist)에 대한 글로벌 임상 시험은 순항하고 있다. 미국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는 지난 15일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의 글로벌 임상 2상을 ‘계획 변경없이 지속 진행’하라는 긍정적인 권고를 했다.

IDMC의 이번 권고는 안전성 프로파일을 토대로 결정했던 과거 세 차례의 권고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현재 진행중인 글로벌 임상 2상의 유효성을 추가로 평가한 중간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내린 권고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한미약품 관계자는 헬스코리아뉴스에 “이번 IDMC의 권고는 당초 안전성 평가와 더불어 현재 임상 진행 중인 3개 용량 중 유효성 측면에서 무용하다고 판단될 수 있는 용량군을 제외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며 “그러나, 중간 결과에서 무용성(futility) 기준에 들어가는 용량군이 없는 것으로 확인돼 특정 용량군 제외없이 임상을 끝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 측면에서 기대 수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신약 후보물질로, 체내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Glucagon), 인슐린 분비 및 식욕 억제를 돕는 GLP-1, 인슐린 분비 촉진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GIP 수용체를 동시에 활성화하는 삼중 작용제이다. 미국 FDA는 지난 2020년 7월, ‘랩스 트리플 아고니스트’를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한편,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과음 병력은 없지만 알코올성 지방간과 유사한 조직 소견을 보이는 질환이다. 단순히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지방간과는 달리 간 내 염증 및 섬유화를 특징으로 하며, 환자의 20%는 간경화 또는 간암까지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은 유병률이 전 인구의 20%에 달할 정도로 간 기능 이상이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아직까지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은 치료제는 없다. 현재 의료인의 재량에 따라 당뇨병 치료제, 비만 치료제, 고지혈증 치료제 등을 허가외 용도(오프라벨)로 쓰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리서치 앤드 마켓(Research and Market)은 전세계적으로 비만 및 당뇨병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시장도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서치 앤드 마켓에 따르면, 관련 시장은 2018년에서 2029년까지 연평균 39.13%의 높은 성장률을 거쳐 오는 2029년에는 843억 4000만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18일 환율 기준 우리 돈 112조 7119억 7600만 원에 달하는 엄청난 시장이다. 

따라서 시장을 선점하는 회사는 하루 아침에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는 빅파마 대열에 올라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만약 한미약품이 가장 먼저 치료제 개발에 성공할 경우, 연간 매출이 수십조에 달하는 공룡기업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나아가 살아 생전에 연구개발을 통한 글로벌 제약강국을 주창했던 한미약품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에게도 큰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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