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의 의약품 개발 역사는 질병치료의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우리 기업들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생후 3개월 이상 소아부터 사용할 수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가 사상 처음으로 등장, 관련 시장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화제의 약물은 미국 컴버랜드 파마슈티컬스(Cumberland Pharmaceuticals)의 이부프로펜 주사제 ‘칼도롤’(Caldolor, 성분명: 이부프로펜·Ibuprofen)이다.
본지 취재결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5일(현지 시간), ‘칼도롤’을 생후 3개월 이상 소아의 통증과 발열 치료를 위한 마약성 진통제 보조요법으로 확대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후 3개월부터 사용할 수 있는 비마약성 진통제가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승인은 생후 3개월 소아를 대상으로 실시한 5건의 임상 시험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은 소아 환자의 입원 치료에서 정맥 주사로 주입되는 ‘칼도롤’ 1회 투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칼도롤’은 생후 3개월 이상의 소아에게서 적절하고 안전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이날 A.J. 카지미(A.J. Kazimi) 컴버랜드 최고경영자는 “이제 생후 3개월 소아에게도 ‘칼도롤’을 제공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이번 승인은 ‘칼도롤’이 전 연령에 걸쳐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이부프로펜은 염증, 발열, 통증을 일으키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의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인 사이클로옥시게나제 1과 2(COX-1, COX-2)를 억제하여 항염, 해열, 진통 작용을 나타낸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캡슐과 정제, 시럽제 등은 대부분 일반의약품이다.
전문의약품인 이부프로펜 주사제는 유리용기에 담은 바이알(vial) 형태로 존재하며 정맥 주사로 주입한다. 이부프로펜 정맥 주사는 중등도 및 중증 통증 조절을 위한 마약성 진통제 사용 시 보조요법이나 열을 내리기 위해 사용한다. 수술 시 비마약성 진통제와 마약성 진통제를 같이 사용하면, 수술을 마친 후 환자의 통증 감소에 더 효과적이다.
‘칼도롤’은 지난 2009년 6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면서 전 세계 최초로 탄생한 정맥 주사형 비마약성 진통제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당시 허가된 적응증은 생후 6개월 이상 통증과 발열 치료를 위한 마약성 진통제 보조요법이었다.
국내 동일한 적응증 추가시, 이부프로펜 주사제 시장 판도 변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1년 1월, 중등도 및 중증 통증 조절을 위한 마약성 진통제의 보조요법으로 ‘칼도롤’을 처음 품목허가 했다. ‘칼도롤’의 국내 공급 업체는 한국디피밤인데, 이 회사는 2009년 12월, 컴버랜드 파마슈티컬스와 계약을 체결하여 ‘칼도롤’의 국내 판권을 확보했다.
‘칼도롤’은 국내에 가장 먼저 시판된 정맥 주사형 비마약성 진통제이지만, 현재 국내 이부프로펜 주사제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약물은 2017년 7월 식약처 허가를 받은 휴온스의 ‘아모부로펜주’(성분명: 이부프로펜·Ibuprofen)이다.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아모부로펜주’는 80억 원의 판매고를 올린 반면, ‘칼도롤’은 37억 원을 기록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칼도롤’과 ‘아모부로펜주’는 모두 생후 6개월부터 사용 가능하다. 따라서 ‘칼도롤’이 국내에서도 생후 3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 승인을 받는다면, 이부프로펜 주사제 시장 판도에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