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 태그’ 기술, 암 정복 게임 체인저 될까
‘스냅 태그’ 기술, 암 정복 게임 체인저 될까
CAT-T 세포 치료제, 1회 투약으로 완치 가능하지만 가격 비싸고 유연성 낮아

스냅태그, 거의 모든 단백질에 융합될 수 있어 ... 여러 암종에 적용 가능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5.1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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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세포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항암 치료는 근대 의학의 도래와 함께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왔다. 1950년대 암 환자의 생존율은 35%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70%까지 끌어올렸다. 이런 비약적인 생존율 향상은 항암화학요법을 비롯한 혁신적인 항암제의 등장이 크게 기여했다. 최근에는 체내 면역 세포를 조작하여 1회 투약으로 암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법도 나왔다. 일명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 세포 치료제다. 하지만, 아직은 미완성이다. CAR-T 치료제는 맞춤형 치료제인터라, 유연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질병정복 꿈 앞당긴 ‘CAR-T 세포’ 기술

CAR-T 세포 치료제는 T 세포 치료제의 일종이다. T 세포 치료제는 암 세포에 대한 면역 기능을 가진 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하여 암을 치료하는 요법으로, 입양 세포 치료제(Addoptive Cell Therapy)라고도 불린다. 이 치료제는 각각의 유전자 특징에 따라 ▲CAR-T 세포 치료제 ▲T세포 수용체(TCR) 치료제 ▲종양 침윤 림프구(TIL) 치료제 ▲NK(자연 살해) 세포 치료제로 분류된다.

이중 CAR-T 세포 치료제는 T 세포에 암세포 특이적인 키메릭 항원 수용체를 발현시키는 유전 정보를 조합하여 만든 면역 세포 치료 항암제이다. 암 세포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특이적인 부분을 T 세포가 능동적으로 찾아내어 파괴할 수 있도록 새로운 유전자를 삽입하여 재설계한 것이다.

이 치료제는 1회 투약만으로 혈액암을 완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질병치료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19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임상 연구에서 CAR-T 치료제를 투여한 뒤 전체의 99%(192명)는 완전 관해가 나타났으며, 74%는 치료 12개월 이후 질병의 징후나 증상이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현재 CAR-T 세포 치료제는 B세포 림프종, 백혈병 및 외투세포림프종 등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CAR-T 세포 치료제의 제조 과정은 이렇다. 먼저 채혈을 통해서 환자의 혈액 속에 있는 혈액에서 T 세포를 수집하고 CAR-T 세포 치료제 제조에 전문화된 생산 시설로 보내어 약 4~8주간 특정한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T 세포 유전자를 수정한다. 이후 수정된 CAR-T 세포를 배양하고 CAR-T 세포가 제대로 기능을 하는지 검증하는 단계를 거쳐 다시 환자의 몸에 CAR-T 세포를 주입한다.

이렇게 길고 복잡한 절차로 인해 CAR-T 세포 치료제의 제조 단가는 천문학적 수준에 이른다. 따라서 치료제를 개발하는 업체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약가를 초고가로 책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일례로,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킴리아’(KimriaI, 성분명: 티사젠렉류셀·tisagenlecleucel)는 1회 투약비용이 미국 기준 47만 5000 달러, 10일 환율 기준 한화 약 6억 2880만 5000 원에 달한다.

여기에 더해 CAR-T 세포 치료제는 단 하나의 단백질만을 표적으로 삼는다는 한계점이 있다. 만약 암 세포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경우, 변이된 암 세포를 표적하기 위해 다시 T 세포를 수집하고 설계해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질병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함이 적지 않은 셈이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여러가지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모든 암세포에 적용할 수 있는 ‘스냅 태그’(SNAP tag)라는 기술이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대학교(University of Pittsburgh) 연구진은 최근 ‘스냅 태그’(SNAP tag)라는 새로운 기술을 통해 모든 암 종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세포 치료제의 청사진을 제공했다. 이른바 범용 세포치료제 개발의 불씨를 지핀 것이다. 이 기술은 특히 혈액암을 비롯한 고형 종양에도 유망한 예비 효능을 입증하면서 만능 항암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질병정복 꿈 완성할 ‘스냅 태그’ 기술

스냅태그는 DNA 복구 효소인 인간 O6-알킬구아닌-DNA-알킬 트랜스퍼라제(AGT)의 변형된 형태로, 자가 표지 반응을 거쳐 O6-벤질구아닌(BG) 유도체와 공유 결합을 형성하는 182개의 융합 태그로 이루어진 폴리펩타이드이다. 쉽게 말해, 융합 태그는 관심 단백질에 잘 융합되는 작은 단백질인 펩타이드인데, 스냅태그는 182개에 달하는 융합 태그를 가지고 있는 만큼, 거의 모든 단백질에 융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변형 단백질은 뉴잉글랜드 바이오랩스(NEB)의 등록 상표로,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하다.

피츠버그 대학교 연구진은 스냅태그를 함유시켜 모든 암 세포를 공격할 수 있는 T 세포 조작법을 착안했다. 이렇게 설계된 T 세포는 암 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항체와 함께 투여된다. 이 항제에는 벤질구아닌이라는 분자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 분자는 가장 강력한 형태로 스냅태그와 공유 결합을 형성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항체가 모든 암 세포를 인식할 수 있다.

제이슨 로뮐러(Jason Lohmueller) 피스버그 의과대학 교수는 “스냅태그 기술로 설계된 약물은 항체와 단순히 결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융합하는 수용체를 생성해 낸다”며, “이는 더 강력한 항종양 활성을 유발하고 적은 양의 항체로도 암 세포에 특이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스냅태그 기술을 통해 실험용 CAR-T 세포 수용체, 신노치(synNotch) 수용체를 개발했다. 신노치는 모든 유전자의 활성을 켜거나 끄도록 세포 프로그래밍을 미세 조정할 수 있는 맞춤형 분자 센서로, 표적 항원을 인식하도록 설계된 된 T 세포 기반 치료제이다.

이후 연구진은 혈액암 및 고형암에서 항원에 대한 스냅태그 T 세포 수용체의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혈액암 항원 CD20과 유방암 항원 HER2을 생쥐 모델 전임상 시험을 설계했다. 그 결과, 스냅태그 T 세포 수용체를 투여받은 모든 생쥐에서 암 세포가 현저히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HER2 양성 생쥐 모델에서는 약 80%가 완전 관해를 보였다. 피츠버그 대학 연구진은 데이터를 확증하기 위해 또 다른 항체를 추가하였고, 실험을 여러 번 반복했다. 

연구팀은 “스냅태그 CAR-T 세포 수용체, 스냅태그 신노치 수용체는 여러 유형의 세포를 동시에 표적할 수 있어 암 세포의 돌연변이로 인한 암 재발을 방지할 수 있는 예비 효능을 입증했다”고 결론 내렸다.

한편, 피츠버그 대학교는 스냅태그 기술의 일부를 미국 펜실베이니아에 본사를 둔 생명공학 기업 코엡티스 테라퓨틱스(Coeptis Therapeutics)에 양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 측은 현재 인체 대상 임상 시험 단계로 진행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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