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고지혈증 4제 복합제는 시기상조? … 후발 제약사 반응 ‘미지근’
고혈압·고지혈증 4제 복합제는 시기상조? … 후발 제약사 반응 ‘미지근’
일동제약, 임상3상 피험자 모집 없이 종료 … 개발 대열 이탈 조짐

대웅제약, 4제 복합제 임상 종료 … 아직 허가 신청 소식 없어

유한양행, 품목허가 획득 후 자제 제품 출시 대신 위탁 생산 선택

태생적으로 작은 시장 규모 … 시장 선점 한미약품 독주 체제
  • 이순호
  • admin@hkn24.com
  • 승인 2023.05.08 05: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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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고혈압·고지혈증 치료 4제 복합제 시장을 향한 제약사들의 관심이 시장 형성 초기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들이 제품 개발 또는 허가 및 출시를 미루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는 것인데, 아직 성숙 단계에 이르지 않은 4제 복합제 시장에 후발주자로 진입하기에는 시장성이 크지 않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최근 자사가 개발 중인 고혈압·고지혈증 4제 복합제 ‘ID14009’의 임상3상 시험 상태를 ‘종료’로 변경했다.

‘ID14009’은 고혈압 치료 성분인 발사르탄, 암로디핀베실산염과 고지혈증 치료 성분 로수바스타틴칼슘, 에제티미브를 합한 약물이다.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지난해 2월 식약처로부터 ‘ID14009’ 임상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은 뒤 그동안 피험자 모집 등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나서지 않았다. 초기 시장 상황을 살피기 위한 전략이었는데, 이러한 가운데 최근 임상시험을 종료하며 사실상 4제 복합제 개발 대열에서 이탈하게 됐다.

대웅제약도 고혈압·고지혈증 4제 복합제 ‘DWJ1451’의 허가 신청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

‘DWJ1451’는 고혈압‧이상지질혈증 2제 복합제 ‘올로스타’(올메사르탄+로수바스타틴)에 기반을 둔 4제 복합제다. 올메사르탄, 로수바스타틴, 암로디핀, 에제티미브 등 4개 성분을 합친 복합제로, 지난 2021년 임상3상 시험을 일찌감치 마쳤다. 이후 지난해 4건의 추가 임상1상 시험을 진행했으나, 아직 회사 측의 허가 신청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유한양행은 4제 복합제를 허가받고도 자체 제품 출시 대신 위탁생산을 선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식약처로부터 고혈압·고지혈증 4제 복합제인 ‘듀오웰에이플러스’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듀오웰에이플러스’는 유한양행이 지난 2018년 허가받은 고혈압·이상지질혈증 3제 복합제 ‘듀오웰에이’(로수바스타틴·암로디핀·텔미사르탄)에 이상지질혈증 치료 성분인 에제티미브를 더한 제품이다.

한미약품에 이어 두 번째로 허가받은 고혈압·고지혈증 치료 4제 복합제이지만, 출시는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 측이 ‘듀오웰에이플러스’의 위탁생산에 집중하기로 전략적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현재 ‘듀오웰에이플러스’의 위임형 제네릭인 제일약품의 ‘텔미칸큐’와 GC녹십자의 ‘로제텔핀’을 생산 중이다.

유한양행은 앞으로도 ‘듀오웰에이플러스’의 출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대신 위탁생산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후발 제약사들이 4제 복합제 시장 진입을 주저하는 이유는 태생적으로 작은 시장 규모와 한미약품의 선점 효과 때문으로 보인다.

4제 복합제는 해당 제품의 주성분 중 2종 이상을 복용 중인 환자 가운데, 2제 복합제 2종을 동시에 복용해야 하는 환자에게만 투약할 수 있다. 현재 2제 복합제뿐 아니라 3제 복합제라는 선택지가 있는 만큼, 증상이 심각한 환자에게만 4제 복합제 투약이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4제 복합제는 2제나 3제 복합제보다 시장 성장이 더딘 상황이다. 실제 국내 시판 중인 고혈압·고지혈증 치료 4제 복합제들의 총 매출은 지난해 기준으로 100억원을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한미약품의 ‘아모잘탄큐’가 63억원의 원외처방액(유비스트 기준)을 기록하며 시장을 과점하고 있다.

‘아모잘탄큐’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들의 출시가 아직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이라 하더라도 2제나 3제 복합제 시장과 비교하면 4제 복합제 시장은 초기 성장이 더디다는 분석이다. 특히, 고혈압, 고지혈증 치료제 시장에서 최강자로 꼽히는 한미약품이 4제 복합제 시장을 선점한 만큼, 후발주자들의 점유율 확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 A제약사 관계자는 “고혈압·고지혈증 치료 복합제의 경우, 3제 시장이 형성된 지 몇 년 지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아직은 (제약사들이) 2제와 3제 복합제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라며 “4제 복합제 시장 전체가 어느 정도 성장세를 보이기 전까지 제약사들은 상황을 더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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