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의 의약품 개발 역사는 질병치료의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우리 기업들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1회 투약으로 2개월 간 효과가 지속되는 새로운 장기지속형 조현병 치료제가 탄생했다.
일본 오츠카제약(Otsuka)과 덴마크 룬드벡(Lundbeck)은 지난 28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양사가 공동 개발한 조현병 치료제 ‘어빌리파이 애썸투피’(Abilify Asimtufii, 성분명: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허가된 적응증은 성인 환자의 조현병 치료 또는 양극성 장애 유지 요법이다.
이번 승인은 조현병 및 제1형 양극성장애 성인 환자 26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2상 시험(시험명: 031-201-00181)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시험에서 환자들은 ‘아빌리파이 아심투파이’ 960mg과 이전에 허가를 받은 1개월 1회 주사제인 ‘아빌리파이 메인테나’(Abilify Maintena, 성분명: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 400mg를 무작위로 투여 받았다.
시험 결과, 사전충전형 ‘어빌리파이 애썸투피’는 ‘어빌리파이 메인테나’와 혈장 농도의 유사성을 입증하여 1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어빌리파이 애썸투피’의 내약성 및 안전성은 우수했으며, ‘어빌리파이 메인테나’와 비교할 때,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날 요한 루트먼(Johan Luthman) 룬드벡 연구개발 수석 부사장은 “이번 승인을 바탕으로 조현병 혹은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기념비적인 성과를 달성하게 끔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환자와 연구원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말했다.
존 크라우스(John Kraus) 오츠카제약 최고의료책임자는 “조현병 혹은 양극성 장애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하게 되어 기쁘다”며 “이번 FDA 승인은 미충족 의료 수요를 해결하여 지역 사회의 공공 보건에 기여하고자 하는 오츠카의 노력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어빌리파이 애씸투피’는 기존 치료제 ‘어빌리파이 메인테나’(Abilify Maintena, 성분명: 아리피프라졸·aripiprazole)의 후속 약제로, 의료인이 환자의 둔부 근육에 주사를 통해 투약한다. 1회 투약에 2개월간 효과가 지속되며, 일회용 주사기로 공급돼 해동 또는 소분 없이 바로 접종할 수 있다.
약물의 주요 성분인 ‘아리피프라졸’은 비정형 항정신성약물로, 명확한 작용 기전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D2 수용체에 부분 작용하여 도파민과 세로토닌의 작용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오츠카제약과 룬드벡의 기존 1개월 1회 주사제 ‘어빌리파이 메인테나’는 지난 2013년 3월 조현병 치료에 대한 서방제로 처음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어 2017년에는 제1형 양극성장애 성인을 위한 단독 유지요법제로 확대 승인 받은 바 있다.
‘어빌리파이 메인테나’는 출시와 함께 주목을 받으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하고 있다. 다만, 현재 글로벌 장기지속형 치료제 시장은 미국 J&J(존슨앤존슨, 얀센)가 장악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 5월, 3개월 1회 투약 주사제인 ‘인베가 트린자’(Invega Trinza, 성분명: 팔리페리돈·paliperidone), 2021년 9월에는 6개월 1회 투약 주사제인 ‘인베가 하피에라’(Invega Hafyera, 성분명: 팔리페리돈 팔미테이트·paliperidone palmitate)를 선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인베가 트린자’와 ‘인베가 하피에라’의 합산 매출액은 41억 달러(한화 약 5조 4981억 원)에 달한 반면, ‘어빌리파이 메인테나’는 4억 1900만 달러(5618억 7900만원)에 불과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조현병 및 양극성장애 치료 시장이 1일 1회 경구제에서 투약 횟수를 줄인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치료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만큼, 관련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