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스모’, ‘아일리아’ 턱 밑까지 압박 ... 리제네론 ‘진퇴양난’
‘바비스모’, ‘아일리아’ 턱 밑까지 압박 ... 리제네론 ‘진퇴양난’
‘아일리아’, 안과질환 치료제 매출 1위이지만, 특허 만료 목전

맹추격하는 ‘바비스모’ ... 환자 70~80% ‘아일리아’에서 비롯돼

고용량 장기지속형 ‘아일리아’ 개발중 ... “매출 하락 불가피할 것”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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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5.0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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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는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약물개발 현황 및 관련 기업들의 동향을 비중 있게 취재하고 있습니다. 본 뉴스가 독자 여러분의 건강관리와 투자 판단 등에 좋은 정보가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 글] 

바비스모 [사진=로슈 홈페이지]
바비스모 [사진=로슈 홈페이지]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황반변성 치료 분야를 주름 잡고 있던 미국 리제네론(Regeneron)과 독일 바이엘(Bayer)의 블록버스터 의약품 ‘아일리아’(Eylea, 성분명: 애플리버셉트·aflibercept)가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내년 특허 만료로 바이오시밀러 공세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스위스 로슈(Roche)의 ‘바비스모’(Vabysmo, 성분명: 파리시맙-스보아·faricimab-svoa)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반변성은 눈 안쪽 망막 중심부에 위치한 황반부에 변화가 생겨 시력장애가 생기는 질환으로, 완치가 어려운 난치성이다. 따라서 시력 보존을 위한 유지요법이 표준 치료방법으로 자리 잡았는데,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항체를 눈 속으로 주사하는 치료 전략은 황반 주변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혈관 생성을 차단하는 기전으로, 현재 가장 각광 받고 있는 치료법이다. 일부 경우에는 시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계열의 대표적인 치료제는 ▲미국 리제네론과 독일 바이엘(Bayer)의 ‘아일리아’와 ▲스위스 로슈와 노바티스가 공동 개발한 ‘루센티스’(Lucentis, 성분명: 라니비주맙·ranibizumab) 이다.

이중 ‘아일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안구질환 치료제로 2021년 기준 92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지난해 전체 의약품 매출 순위에서는 8위, 동종 분야 약물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루센티스’는 지난해 21억 6000만 달러의 실적을 거두면서 ‘아일리아’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만 건실한 수익성을 보였다.

하지만, ‘루센티스’는 미국에서 지난 2021년 6월, 유럽에서 지난해 1월 특허가 만료됐다. 이에 따라 로슈는 ‘루센티스’의 후속 약제로 ‘바비스모’를 지난 선보였다. 이 약물은 안지오포이에틴2(Ang2)와 혈관내피성장인자A(VEGFA)를 표적해 황반변성 증상을 개선시키도록 설계됐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해 1월, ‘바비스모’를 신생 혈관성·습성 노인성 황반변성(nAMD)과 당뇨성 황반변성(DME) 치료제로 승인한 바 있다. 당시 안과 질환에 대한 이중특이성항체가 승인을 받은 것은 ‘바비스모’가 최초의 사례였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바비스모’는 투약 편의성을 무기로 관련 시장을 급속도로 확장해가고 있다. ‘아일리아’의 고정주기 용법은 2개월 간격으로 1회 투약인 반면, ‘바비스모’는 4개월에 1번 투약하므로, 치료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를 증명하듯, ‘바비스모’는 로슈의 최대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아일리아’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효과 보이기 시작하면 ‘아일리아’ 아닌 ‘바비스모’로 먼저 치료 가능”

지난 26일 로슈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바비스모’는 올해 1분기에 4억 3200만 스위스프랑(4억 8600만 달러)의 판매고를 올렸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 보다 28% 더 높은 수치이다. 

이날 토마스 쉬네커(Thomas Schinecker) 로슈의 최고경영자는 “‘바비스모’는 로슈의 가장 큰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바비스모’의 연간 매출액이 2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테레사 그레이엄(Teresa Graham) 로슈 제약 사업부 총괄은 “‘바비스모’는 현재 노인성 황반변성 시장에서 12%, 당뇨성 황반변성에서 5%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며 “환자의 약 70~80%는 ‘아일리아’에서 비롯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환자가 ‘바비스모’의 효과를 보기 시작하면 이전에 치료 경험이 없는 환자도 ‘아일리아’가 아닌 ‘바비스모’로 먼저 치료할 수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로슈가 빠르게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점”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상황은 ‘아일리아’의 유럽 특허가 2025년 5월, 미국 특허가 2027년에 만료되는 것을 고려할 때, 리제네론에게는 뼈 아프게 다가온다. 이에 리제네론 측은 고용량 장기지속형 ‘아일리아’를 선보이며 시장 방어를 시도한다.

 

리제네론, 고용량 장기지속형 ‘아일리아’ 개발중 ... “매출 하락 불가피할 것”

리제네론은 로슈에 무작정 시장을 내주지 않기 위해 투약 기간을 늘린 고용량 장기지속형 ‘아일리아’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황반변성 환자들을 대상으로 고용량 장기지속형 ‘아일리아’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측은 올해 FDA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6월, 미국 FDA가 당뇨성 망막병증 치료제에 대한 고용량 장기지속형 ‘아일리아’의 적응증 확대 승인 신청서를 접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신청서 접수는 당뇨성 망막병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의 데이터를 근거로 한다. 시험에서 환자들은 16주간 2mg의 ‘아일리아’와 8mg의 ‘아일리아’를 무작위로 투여 받았다. 그 결과, 당뇨성막망병증중증도척도점수(DRSS) 기준, ‘아일리아’ 8mg 투여군의 시력이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하지만, 업계 분석가들은 고용량 장기지속형 ‘아일리아’의 개발이 순항하여도 매출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의 투자회사 SVB 증권(SVB Securities)은 오는 2027년 미국에서 ‘아일리아’의 매출이 이전 추정치인 46억 달러에서 12억 달러 낮춘 3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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