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헬리코박터 제균을 위해 비스무트 4제 요법(BQT, Bismuth-based quadruple therapy)을 적용할 때 기존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보다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 국산 신약인 ‘케이캡’(테고프라잔)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는 연구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실렸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김태호 교수, 가천대학교 길병원 정준원 교수,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고원진 교수,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김준성 교수 공동 연구팀은 최근 국제 의학저널인 ‘헬리코박터’(Helicobacter)에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에 대한 테고프라잔 기반 비스무트 4제 요법과 비스무트 4제 요법의 효과’(Efficacy of tegoprazan-based bismuth quadruple therapy compared with bismuth quadruple therapy for Helicobacter pylori infection: A randomized, double-blind, active-controlled study)라는 제목의 연구논문을 게재했다.
해당 연구는 PPI를 포함한 비스무트 4제 요법(LBMT, Lansoprazole-based BQT)과 ‘케이캡’을 포함한 비스무트 4제 요법(TBMT, Tegoprazan-based BQT)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효과를 비교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2020년 3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4개 대학 부속병원을 방문한 18세 이상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퇴치 이력이 없는 감염 환자를 LBMT 처방군(109명)과 TBMT 처방군(108명)으로 나눠 실시했다.
그 결과, TBMT와 LBMT의 ITT(Intention-to-treat) 제균율은 각각 80.0%와 77.4%(p =0.0124), 수정된 ITT 제균율은 각각 90.3%와 84.5%(p = 0.0005), TBMT 및 LBMT의 프로토콜별(PP) 제균율은 각각 90.2%와 82.4%로, ITT, 수정된 ITT, PP 분석 모두에서 TBMT가 LBMT보다 높은 제균율을 보였다. ITT는 연구 중단 여부와 관계없이 시험에 처음 참여한 전체 환자를 포함하는 것을 의미한다.
TBMT군과 LBMT군의 부작용 발생률은 각각 39.1%와 43.4%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p = 0.5211).
연구팀은 “TBMT는 1차 제균 요법으로 LBMT와 비교해 비열등한 제균율과 유사한 부작용을 보였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테고프라잔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 치료에 있어 PPI를 대체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는 위점막과 점액 사이에 기생하는 나선 모양의 세균이다. 위장점막에 주로 감염되어 위염,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위선암, 위림프종 등을 유발한다. 치료는 위산분비억제제와 항생제를 섞어 사용하는데, 최근 클래리트로마이신 기반의 표준 3제 요법보다 비스무트 기반의 4제 요법이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대한상부위장관·헬리코박터학회에서는 헬리코박터 제균 1차 치료 지침 중 하나로 위산분비억제제와 비스무트, 메트로디나졸, 테트라사이클린 등 4개 약제를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케이캡’은 소화성 궤양, 만성 위축성 위염 환자에서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적응증을 보유한 약물로, 기존 3제 병용요법에 이어 4제 병용요법에서도 PPI 대비 우월한 효능을 보인 만큼 앞으로 쓰임새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앞서 지난해 10월 열린 영국에서 열린 유럽 헬리코박터 학회에서 발표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