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AS 변이 표적 항암제 개발 열풍 확산
KRAS 변이 표적 항암제 개발 열풍 확산
현재 승인된 KRAS 표적 치료제, 모두 2차 치료 라인에 그쳐

릴리 ‘LY3537982’, KRAS 변이 암 1차 치료서 유효성 입증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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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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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dna gene 게놈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암젠(Amgen)의 ‘루마크라스’(Lumakras, 성분명: 소토라십·sotorasib) 이후 KRAS 변이를 표적하는 표적 항암제 개발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여러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치료제를 출시하기 위한 개발 대열에 잇따라 합류하는 가운데,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는 가장 먼저 KRAS 변이 암종의 1차 치료 라인 진출을 시도하며,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극복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KRAS는 세포의 증식, 성숙, 사멸 등 세포 신호전달경로에 관여하는 RAS 단백질 중 하나이다. 1982년 커스틴 쥐 육종 바이러스(Kirsten RAt Sarcoma virus)에서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처음 알려져 KRAS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KRAS 변이는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암 유발 인자로, 일반적으로 전체 암의 약 25%, 폐선암과 대장암의 약 30%, 췌장암의 80%가 KRAS 변이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이징협화의대의 왕 슈항(Shuhang Wang)이 올해 5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전체 3453명의 중국 암 환자 중 8.7%에서 KRAS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KRAS 단백질은 신호전달 분자인 GTP와 결합하며 전등의 스위치처럼 ‘켜짐’과 ‘꺼짐’ 상태를 전환하며 세포의 성장을 조절한다. 하지만, KRAS 단백질에 변이가 발생하면 암 관련 세포 성장 신호가 ‘켜짐’ 상태로 지속되면서 암을 유발한다.

여러 연구들을 통해 KRAS 단백질에 변이가 발생한 유전자 부분의 발암 신호를 차단하여 암을 치료한다는 이론이 성립되었다. 가장 일반적인 표적으로 분류된 변이는 KRAS G12C, KRAS G12V, KRAS G12D이다.

하지만, KRAS 단백질은 틈이 거의 없는 둥근 세포이므로, 오랜 기간 동안 세포에 결합할 수 있는 부위를 찾기 어려웠다. 아울러 정상적인 기능을 수행 중인 KRAS은 인간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단백질이기 때문에, KRAS 변이에만 특이적인 표적 치료제를 개발해야 하는 또 다른 난관도 있었다.

이러한 난관은 2013년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 대학의 한 연구팀이 KRAS G12C 변이 표면이 때때로 열리는 ‘일시적 주머니’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정상 KRAS 단백질은 세포 표면에서 주머니의 일시적인 개폐 없이 항상 비활성화 상태이지만, KRAS G12C 변이는 ‘일시적 주머니’를 통해 세포 표면에서 결합하여 신호 경로를 차단할 수 있다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다.

이 발견은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붙였고,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21년 5월 암젠의 ‘루마크라스’를 이전에 1회 전신 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KRAS G12C 변이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하면서 신계열 약물의 포문을 열었다.

‘루마크라스’는 전 세계에서 첫번째로 임상 연구에 진입했던 KRAS G12C 억제제로, KRAS G12C 변이에서 암을 유발하는 시스테인 아미노산 주머니에 결합하여 변이 단백질을 비활성 형태로 만든다. 

미국 미라티 테라퓨틱스(Mirati Therapeutics)는 암젠에 이어 두번째 KRAS 표적 치료제를 선보였다. 이 회사의 ‘크라자티’(Krazati, 성분명: 아그다그라십·adagrasib)는 지난해 12월, 미국 FDA로부터 이전에 최소 1회 이상 전신 요법으로 치료를 받았고 KRAS G12C 변이가 확인된 진행성 국소 NSCLC(비소세포폐암) 환자에 대한 2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들 약물은 모두 2차 치료에 그쳤다는 점에서 1차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가 컸다. 릴리는 이를 공략하여 현재 양분된 KRAS 표적 치료제 시장의 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릴리 ‘LY3537982’, KRAS 변이 암 1차 치료서 유효성 입증

릴리는 지난 17일(현지 시간),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자사의 KRAS 변이 표적 치료제 후보물질 ‘LY3537982’의 임상 1상 시험 데이터를 발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비소세포폐암, 대장암, 췌장암을 포함한 여러 암 유형에서 예비 항종양 효능을 입증했다.

해당 시험은 KRAS 변이가 확인된 다양한 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시험은 ▲환자 84명에서 ‘LY3537982’ 단독요법 ▲환자 16명에서 ‘LY3537982’+미국 머크(Merck, MSD)의 PD-1 면역관문 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병용요법 ▲환자 20명에서 ‘LY3537982’+스위스 로슈(Roche)의 표적 항암제 ‘아바스틴’(Avastin, 성분명: 베바시주맙·bevacizumab)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등 총 3가지로 구성되었다.

그 결과, 이전에 KRAS 표적 치료제로 치료 받은 적이 없는 NSCLC 환자에서 ‘LY3537982’ 요법의 전체 반응률(ORR)은 38%, 질병 조절율(DCR)은 88%였다. 대장암과 췌장암, 난소암 및 두경부암을 포함한 기타 암종에서 ORR과 DCR은 각각 10% 및 90%, 42% 및 92%, 52% 및 95%였다.

릴리는 여기에 경쟁 약물 대비 ‘LY3537982’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이 회사는 이날 “연구에서 ‘LY3537982’ 투여로 인한 설사 혹은 간 독성과 같은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루마크라스’와 ‘크라자티’는 관련 임상에서 메스꺼움, 설사, 간 독성과 같은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

릴리의 추격은 암젠과 미라티가 진행 중인 임상 2상 시험의 결과에 따라 향방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현재 NSCLC 1차 치료 라인에서 각각 ‘루마크라스’와 ‘크라자티’를 평가하는 임상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 앞서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양측은 ‘루마크라스’와 ‘크라자티’가 1차 치료제로서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릴리는 다양한 KRAS 변이 암종에서 ‘LY3537982’의 예비 효능을 보인 만큼, 시장에서 출시될 경우 ‘루마크라스’와 ‘크라자티’ 대비 더 넓은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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