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3’, 새로운 유방암 바이오마커로 부상 ... 난치성 암에 효과 ‘기대’
‘HER3’, 새로운 유방암 바이오마커로 부상 ... 난치성 암에 효과 ‘기대’
HER2 양성 유방암, 전체 50% 기존 치료제에 불응하는 내성으로 발전

HER3, HER2와 결합하여 치료 저항성 발생시켜 ... 표적 인자로 떠올라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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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20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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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수술 여성질환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과학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류이 영원한 난제였던 ‘암 정복’에 한 발짝씩 더 나아가고 있다. 체내 면역 체계를 이용하는 면역 항암제는 광범위한 쓰임새로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하지만, 낮은 반응률로 인해 각각의 암종에서는 정밀 의료(Precision medicine)로 대변되는 표적 항암제와 바이오마커(biomarker, 항암 표지 인자)가 개인 맞춤형 치료제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유방암 분야에서는 새로운 항암 표지 인자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기존 치료제에 불응하는 난치성 질환을 극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유방암은 유방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조직 내 T 세포가 존재하지 않거나 극히 드물게 분포하여 면역 억제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 비면역 종양(Cold Tumor)의 한 유형이다. 이에 따라 유방암의 치료 전략은 유방암 세포 표면에 있는 수용체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유방암 세포에 에스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 수용체가 있을 경우(HR 양성), 호르몬이 그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하는 항호르몬 요법을 사용한다. HER2(인간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2형)가 과발현되어 있을 경우(HER2 양성), 이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표적 항암제를 사용한다.

이중 HER2 양성 유방암은 전체 유방암의 약 20~25%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대표적인 HER2 표적 항암제로는 스위스 로슈(Roche)의 ‘허셉틴’(Herceptin, 성분명: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이다. 이 약물은 지난 1998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면서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에 새로운 밑그림을 제시했다.

하지만, HER2 양성 유방암은 재발 및 전이의 위험이 높으며 환자 중 50%는 기존 치료제에 불응하는 치료 저항성으로 진행한다. ‘허셉틴’의 경우, MEL-18 유전자의 증폭이 나타나면 치료에 저항성을 보인다.

이에 따라 제약바이오 업계는 기존의 치료제와 항암화학요법과 병용하거나 HER2에 더욱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HER2 표적 항암제를 선보이는 등 HER2의 치료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HER2 양성 유방암의 치료 내성을 타개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제시됐다. 바로 HER2과 같은 인간상피세포증식인자수용체(EGFR) 패밀리에 속하는 HER3 단백질을 표적하여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HER3, 새로운 유방암 바이오마커로 부상

EGFR 단백질은 특정한 세포의 표면에서 발견되는 단백질로, 수용체와 수용체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표피성장인자에 결합하는 이합체화(Dimerization) 반응을 통해 세포 신호의 활성화를 조절한다. 이를 통해 세포생성을 조절하지만, 과잉 발현될 경우 악성 세포의 증식에 관여한다. 대장암, 위암, 유방암, 비소세포폐암(NSCLC), 난소암, 두경부암, 췌장암, 자궁경부암 등 주로 암 세포 표면에서 많이 발견된다.

EGFR 단백질 계열은 ▲HER1 ▲HER2 ▲HER3 ▲HER4가 있다. 이중 HER1와 HER4은 단백질 분자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물질인 리간드를 여러 개 보유하고 있지만, 무분별한 이합체화를 방지하기 위해 분자적으로 접힌 단량체(비활성 상태)로 존재한다.

반면, HER2는 아직까지 확인된 리간드가 없으며, 항상 다른 수용체와 상호 작용하여 이합체화할 준비가 되어 있는 활성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약 업체들은 이를 겨냥하는 HER2 표적 항암제 개발에 먼저 나선 것이다.

HER3은 EGFR 단백질 패밀리에서 가장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 단백질은 단일한 리간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HER1 및 HER4와 마찬가지로 단량체 상태로 존재하여 신호 전달 경로의 필수 요소인 티로신 키나아제 활성이 거의 없었다. 따라서 그간 바이오마커로서 HER3의 유효성은 저평가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간 HER3이 EGFR 단백질 패밀리의 중요한 이합체 파트너로서, 그리고 HER2의 치료 저항성을 매개할 수 있는 인자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HER3은 HER2 수치가 정상적이면 단량체 상태로 유지하고 있지만, HER2가 과발현됐을 경우 HER2 단백질과 이합체화하여 PI3K 혹은 AKT 경로를 통해 발암 유발 신호를 활성화한다. PI3K 및 AKT는 세포의 성장, 증식, 분화, 운동성, 생존과 같은 기능에 관여하는 효소로, 이 효소의 신호 전달 경로는 현재 HER2 양성 암에서 치료 내성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따라서 HER3를 억제하는 약물을 개발하여 HER2 내성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HER3 표적 치료제 개발은 걸음마 수준이다. 현재 진행 중인 HER3 표적 치료제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전임상 개발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인체 대상 임상시험용 치료제 후보물질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승인되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HER2 양성 유방암에서 치료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채택되는 전략은 주로 두 가지 이상의 약물을 조합하는 병용요법이지만, 여전히 내성 위험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HER3 표적 치료제를 개발하여 유방암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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