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시우] 서구화된 식습관, 불규칙한 생활습관 등으로 각종 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암 중 하나는 대장암이다. 대장암은 국내에서 갑상선암, 폐암에 이어 3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사망률도 2021년 기준 인구 10만 명 당 17.5명으로 덩달아 높아졌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나수영 교수에게 대장암의 예방과 관리 방법에 대해 들어보았다.
Q. 대장암 발생률은 여전히 높지만, 사망률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하는데 원인이 무엇일까요?
“2020년 세계보건기구(WHO) 자료를 기준으로 보면 국내 대장암은 인구 10만 명 당 27.2명의 발생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높은 수치에 속하는 것이죠. 국가암통계자료에 따르면 대장암은 2020년 기준 갑상선암, 폐암 다음으로 많이 발생했습니다. 향후에는 폐암도 앞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대장암의 10만 명 당 연령표준화 발생률은 2011년 정점을 찍은 후 점차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이는 검진 내시경이 증가하면서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용종을 미리 절제하기 때문으로 추측됩니다. 여러 연구를 보면 대장내시경으로 용종을 제거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대장암 발생률이 76~90%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장암에 의한 사망률 역시 1996년 국가 암검진 사업이 시작된 이후 조기 대장암의 발견율이 증가하고 치료법이 발달하면서 감소하고 있습니다. 1993~1995년 56.2%였던 5년 생존율은 2015~2019년 74.3%로 증가한 반면, 연령표준화사망률은 제1차 암관리종합계획(1996~2005년)부터 제3차 암관리종합계획(2016~2020년) 동안 39.3%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Q. 대장암은 1기에서 발견하는 비율이 위암의 절반 정도라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국가암통계자료를 보면, 1기암이라고 할 수 있는 국한암(localized cancer)이 2015~2019년 위암은 64.3%, 대장암은 35.1%였습니다. 위암 대비 대장암의 조기 발견율이 낮은 이유는 낮은 암검진율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위암은 1999년부터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이 시작된 반면, 대장암은 2004년에서야 시작됐고 국가암검진사업 중 대장암의 검진 수검률은 2015년 기준 50% 내외로 5대암 중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대장암 검진의 수검률이 낮은 이유는 분변 검사의 불편함과 번거로움, 대장내시경이 상대적으로 위내시경보다 어렵고 힘들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장암 검진은 만 50세 이상에서 1년마다 분변 잠혈검사를 시행하고, 여기서 양성인 경우 대장내시경 또는 대장이중조영검사를 시행합니다. 제가 알기로 정부는 이르면 2026년부터 대장내시경을 국가 암검진 프로그램의 1차 선별 검사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Q. 제가 아는 분은 올해 83세 인데, 5년전에 용종을 5개 정도 제거하고 최근 건강검진에서 대장암 1 또는 2기 초기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내시경은 언제 해야 하는지 궁급합니다?
“국내에서는 50세 이상부터 대장암 검진을 시행하고 있지만 최근 유럽소화기학회에서는 대장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이보다 빠른 40세부터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대장내시경을 받는 간격은 나라마다 다른 의료 정책과 자원으로 상이하지만, 국내 기준으로는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정상이면 5~10년 후, 용종을 절제한 경우에는 용종의 개수, 크기, 종류에 따라 3~5년 후, 10개 이상의 용종을 제거했을 때는 1년 후 재검을 권고합니다.
말씀하신 분은 용종을 제거한 후 너무 긴 시간동안 내시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이 선종이 자라서 암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개인별 맞춤 시행 간격은 의사와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Q. 결장암과 직장암 중 국내에서는 어떤 암이 더 많이 발생하나요? 또 결장암과 직장암의 차이와 어느 암이 더 예후가 안 좋은지도 궁금합니다.
“아시겠지만, 대장은 해부학적 구조에 따라 크게 앞쪽의 결장과 항문과 가까운 직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직장은 전체 대장의 약 10%를 차지합니다. 대장암의 위험 요인 중 특히 흡연은 결장암보다는 직장암과 더 관련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나라와 다르게 국내에서는 결장암보다 직장암의 발생률이 더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직장암이 결장암보다 재발이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예후에 가장 중요한 것은 대장암의 발생 위치보다는 진단 당시 병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발생 위치에 따른 예후의 차이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예후를 말씀하셨는데, 2010~2014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결장암과 직장암의 5년 생존율은 각각 71.8%와 71.1%로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Q. 수술 후 환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생활습관이나 수칙이 있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
“대장암의 재발을 막고 좋은 예후를 위해 정해놓은 암예방 생활 수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면 흡연하지 않고 소량의 음주도 피하기,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짠 음식과 탄 음식 피하기,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하기, 자신의 체격에 맞는 적절한 체중 유지하기, 수술 후 추적 검사 지침에 따라 빠짐없이 검사 받기 등입니다. 대장암 치료를 받은 분이라면 적어도 이런 생활수칙은 지켜주는 것이 좋다고 말씀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