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시 바이오사이언스, 난소암 분야 PARP 억제제서 AZ에 ‘맞장’
준시 바이오사이언스, 난소암 분야 PARP 억제제서 AZ에 ‘맞장’
BRCA 변이 무관 난소암 3상서 ‘세나파립’, PFS 개선시켜

‘린파자’ 대비 우월성 입증할 경우 시장 확대 날개 달 것

중국서 실시된 단일 국가 임상 ... FDA 관문 통과 어려울 듯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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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1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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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의 의약품 개발 역사는 질병치료의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우리 기업들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난소암 자궁암 자궁경부암 복부통증 [출처=게티이미지 뱅크, 제공=한림대동탄성심병원]
난소암 [출처=게티이미지 뱅크, 제공=한림대동탄성심병원]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준시 바이오사이언스(Junshi Biosciences)의 항암제 포트폴리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FDA가 지난해 11월 이 회사의 PD-1 면역관문 억제제 ‘토리팔리맙’(toripalimab)의 신약 승인 신청(NDA)을 접수한 데 이어,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가 장악하고 있는 난소암 치료를 위한 PARP(다중 당중합효소) 억제제 시장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준시 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1일(현지 시간), 자사의 PARP(다중 당중합효소) 억제제 ‘세나파립’(senaparib)이 난소암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FLAMES)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는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세나파립’은 PARP 단백질을 억제하여 각종 암을 치료하도록 설계됐다. PARP(파프)는 DNA 복제 시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손상을 복구하기 위해 필요한 단백질이다. 이중 PARP-1과 PARP-2는 다중 당중합효소의 기능을 하는데, 항암 치료 과정에서 이 효소를 억제하면 암 세포가 손상된 DNA를 복구하지 못한다.

이 약물은 지난 2020년 8월 준시 바이오사이언스와 중국 임팩트 테라퓨틱스(IMPACT Therapeutics)가 공동 출자하여 설립된 합작회사에서 개발된 것이다. 준시 바이오사이언스와 임팩트 테라퓨틱스는 합작회사에 대해 각각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FLAMES 임상 시험은 세계산부인과연맹(FIGO)의 기준으로 분류된 3기에서 4기의 난소암, 난관암 또는 원발성 복막암 환자 393명을 대상으로 1차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이후 유지 치료제로서 ‘세나파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42개월간 독립적인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IDMC)가 평가한 무진행 생존 기간(PFS) 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FLAMES 연구에서 ‘세나파립’은 환자의 무진행 생존 기간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구체적인 데이터는 발표되지 않았는데 준시 바이오사이언스는 다가오는 학술회의에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이제 업계의 이목은 FLAMES의 최종 결과에 집중되고 있다. ‘세나파립’이 동일한 조건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의 PARP 억제제 ‘린파자’(Lynparza, 성분명: 올라파립·olaparib) 대비 우월함을 입증할 경우, 난소암 시장에서 ‘린파자’를 추격할 수 있는 날개를 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린파자’는 지난 2017년 8월, BRCA 양성 난소암에서 1차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 이후 유지 치료제로서 FDA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해당 승인의 근거로 활용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SOLO-2)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치료 36개월 차에 ‘린파자’ 투여군의 PFS는 19.1개월인 반면, 위약군은 5.5개월에 그쳤다. 이에 더해 ‘린파자’는 위약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70%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관건은 ‘세나파립’이 ‘린파자’ 대비 무진행 생존 기간을 더 늘릴 수 있는 지 여부이다.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가 없는 만큼 향후 실적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준시 바이오사이언스는 이날 몇 가지 단서를 제공했다.

이 회사는 “‘세나파립’은 BRCA 변이와 무관하게 난소암 환자의 무진행 생존 기간을 효과적으로 개선시켰다”며 “이번 연구는 규제 당국의 허가를 수월하게 받을 수 있을 정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BRCA 변이와 무관하게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린파자’가 확보한 쓰임새는 여전히 BRCA 양성 난소암의 유지 치료제에 머무는터라, 만약 ‘세나파립’이 발매될 경우 ‘린파자’ 보다 더욱 폭 넓게 시장 저변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서 실시된 단일 국가 임상 ... FDA 관문 통과 어려울 듯

하지만, ‘세나파립’의 시장 확장성에 걸림돌이 있는데, 바로 FLAMES 연구가 중국에서만 실시된 단일 국가 임상 시험이라는 점이다. 중국산 항암제에 대한 고질적인 ‘신뢰성’ 문제는 중국 외 지역의 의약품 진출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는데, 미국 FDA가 번번이 중국산 항암제에 퇴짜를 놓는 주요 근거 중 하나가 중국에서만 시행된 임상 연구이다.

실제로, FDA는 지난해 3월, 중국 이노벤트(Innovent)와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공동 개발한 진행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NSCLC)의 1차 치료제로서 백금 기반 화학 항암제+‘신틸리맙’(sintilimab) 병용요법의 승인을 거절한 바 있다. 당시 FDA는 “‘신틸리맙’ 임상 3상 시험이 중국에서만의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어 단일국가 임상 결과가 이질적인 환경에서 동일하게 유지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불승인 배경을 설명했다.

이같은 결정은 FDA 산하 종양약물자문위원회(ODAC) 회의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에서 위원들은 “미국 환자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승인을 권고하지 않는다”며 반대 14표, 찬성 1표의 압도적인 차이로 불승인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세나파립’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미국을 포함한 다국적 임상 연구를 실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준시 바이오사이언스 측은 아직은 중국에서의 승인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 회사는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 의약품감독관리국(NMPA)과 이번 연구 데이터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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