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머크, ‘에보브루티닙’ 간손상 위험 관찰 ... 다발성 경화증 임상3상 일부 중단
독일 머크, ‘에보브루티닙’ 간손상 위험 관찰 ... 다발성 경화증 임상3상 일부 중단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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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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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의 의약품 개발 역사는 질병 치료의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우리 기업들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머크 사무실에 부착된 새로운 로고 머크로고
머크 사무실에 부착된 새로운 로고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독일 머크(Merck)의 BTK 억제제 ‘에보브루티닙’(evobrutinib)이 다발성 경화증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의 일부 중단 통보를 받으면서 BTK 억제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대두되고 있다.

머크는 12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다발성 경화증에서 ‘에보브루티닙’을 평가하는 임상 3상 시험(시험명: EVOLUTION)에 대해 일부 보류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이같은 결정에 따라 새로운 환자를 등록할 수 없지만, ‘에보브루티닙’으로 70일 이상 치료를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는 시험을 진행할 수 있다.

해당 임상은 약 2000여명 이상의 재발성 다발성 경화증 환자를 대상으로 ‘에보브루티닙’과 대조약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비교 평가하는 것으로, 본지 취재 결과 현재 약 1124명의 환자가 모집된 것으로 확인됐다.

머크는 지난 2020년 7월에 시험을 본격적으로 개시했으며, 오는 2026년 6월에 임상을 최종적으로 완료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에보브루티닙’ 투여군에서 간 손상의 징후를 보이는 사례가 2건 관찰되자 FDA는 신규 등록 환자 및 70일 미만 ‘에보브루티닙’으로 치료를 받은 참여자에 대한 연구를 중단 조치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2명의 환자는 모두 무증상이었으며 특별한 의학적 개입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들은 약물 투여를 중단한 후 간 효소가 완전히 정상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머크는 “EVOLUTION 연구는 간 전문의가 포함된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 위원회(DSMB)에 의해 면밀히 평가되어 왔다. 머크는 여기에 외부 전문가들과도 긴밀히 협력하여 간 손상에 대한 ‘에보브루티닙’의 안전성을 탐색할 예정”이라며 “치료 가능한 시험 참여자를 대상으로 EVOLUTION 연구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험의 결과는 올해 4분기에 발표될 전망이다.

머크의 ‘에보브루티닙’은 B세포 반응을 조절하고 대식세포 및 미세아교세포 활성화를 제어하여 다발성 골수종을 치료하도록 설계됐다. 이전 임상에서 이 약물은 다발성 경화증의 바이오마커를 유의미하게 감소시켰다.

 

다발성 경화증서 BTK 억제제 우려 목소리 커져

다발성 경화증은 중추신경계에 발생하는 탈수초성 질환의 한 종류로 임상적으로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 만성 자가면역 질환이다. 특이적인 증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병적인 증상이 나타나는 위치에 따라 질환의 증상 및 징후가 다양하게 나타난다. 흔히 급성이나 아급성으로 나타났다가 서서히 호전되는 경과를 보인다.

원인으로는 뇌실 주위의 백색질 및 척수 등에 염증 세포가 침투하여 신경세포의 축삭을 둘러싸고 있는 절연물질인 수초가 벗겨져 탈락되고, 신경신호의 전도에 이상이 생겨 해당 신경세포가 죽게되어 발생한다. 다만, 신체의 면역체계가 어떠한 기전에 의해 조직을 공격하는 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다발성 경화증의 치료는 크게 급성기 치료와 장기적인 질병완화 치료, 증상완화 치료로 나눈다. 급성기에는 일반적으로 고용량 스테로이드의 정맥주사 요법을 사용하며, 그간 질병완화 치료제로 인터페론과 글라티라머 아세테이트를 사용했다.

이중 인터페론 계열 약물은 다발성 경화증에서 재발하는 횟수를 줄이고, 재발 시에 나타나는 증상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차진행형으로 전환된 환자에서는 뚜렷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이에 제약 업계는 이같은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재발성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발굴에 나섰는데, 신약 후보로 거론되는 약물로는 BTK 억제제가 있다.

BTK 억제제는 면역세포 중 하나인 B세포 및 골수 세포의 기능을 조절하는 브루톤 토로신 키나아제(BTK, Bruton's Tyrosine Kinase)를 저해하는 약물로, 주로 혈액암에서 활약하고 있다. 여기에서 업체들은 BTK 억제제가 B세포를 표적화하는 작용 기전에 착안하여 새로운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약물을 통해 뇌와 척수 세포의 경계인 혈액뇌장벽(BBB)을 뇌 손상 없이 통과하여 면역 기능을 억제한다는 발상이다.

현재 다발성 경화증에서 치료 유효성을 평가 중인 BTK 억제제로는 ▲머크의 ‘에보브루티닙’ ▲프랑스 사노피(Sanofi)의 ‘톨레브루티닙’(tolebrutinib) ▲미국 바이오젠(Biogen)의 ‘페네브루티닙’(fenebrutinib) ▲스위스 로슈(Roche)의 ‘레미브루티닙’(remibrutinib)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오렐라브루티닙’(orelabrutinib)이 있다.

하지만, 사노피의 ‘톨레브루티닙’과 바이오젠의 ‘페네브루티닙’이 지난해 임상 3상을 진행하던 도중 간 손상 사례가 보고되면서 FDA는 연달아 임상 보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에 따라 다발성 경화증에서 BTK 억제제의 안전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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