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메디컬 핫뉴스] 뇌경색 환자 ‘초기 신경학적 악화(END)’ 예측 가능해져
[오늘의 메디컬 핫뉴스] 뇌경색 환자 ‘초기 신경학적 악화(END)’ 예측 가능해져
보라매병원 신경과 연구진 규명,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논문 게재

“경색 성장 속도 빠른 환자, 동일한 허혈 손상으로도 더 빠르게 병변 발생”
  • 박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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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1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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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경색 성장 속도를 계산하여 ‘초기 신경학적 악화(Early Neurological Deterioration, END)’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앞으로는 집에서도 실시간으로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늘의 메디컬 핫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 글]

 

허혈성 뇌졸중 초기 신경학적 악화 사전 예측 가능 

(왼쪽부터) 서울보라매병원 신경과 권형민(주저자), 이용석(주저자), 남기웅 교수(교신저자).
(왼쪽부터) 서울보라매병원 신경과 권형민(주저자), 이용석(주저자), 남기웅 교수(교신저자).

단일 피질하 경색(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경색 성장 속도를 계산하여 ‘초기 신경학적 악화(Early Neurological Deterioration, END)’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향후 질병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원장 이재협) 신경과 연구진(권형민 교수, 이용석 교수, 남기웅 교수)은 이같은 내용의 연구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게재했다.

단일 피질하 경색(single subcortical infarction, SSI)은 천공 동맥 영역에서 발견되는 단일 병변의 허혈성 뇌졸중으로, 이 환자들은 다른 기전으로 발생하는 뇌졸중과는 달리 대개 경미한 신경학적 증상을 겪는다. 따라서, 초기 예후는 비교적 양호하지만 많게는 43% 환자들이 처음보다 증상이 악화하는 ‘초기 신경학적 악화(END)’를 경험한다. 따라서 이 악화의 발생 기전을 규명하고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구진은 지난 10년간 보라매병원을 방문한 허혈성 뇌졸중 환자 중 증상 발현 24시간 이내에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진행한 SSI 환자 604명을 분석하고, MRI 상으로 보이는 병변의 크기를 증상 발현 시점부터 영상 획득까지의 시간으로 나누어 대략적인 경색의 성장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IGV(mL/h)=DWI(확산강조영상)의 부피(mL)/MRI시간(h)’로 계산하여 이를 토대로 초기 신경학적 악화와의 연관성을 평가하였는데, 특히 IGV ≥ 0.038 mL/h일 때 밀접한 통계적 연관성을 보였다. (aOR = 2.13, 95% CI 1.30–3.49)

한편, 경색의 성장 속도와 초기 신경학적 악화의 연관성은 단일 피질하 경색의 병변 위치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데, IGV값은 모 동맥과 접촉하지 않는 원위부 SSI보다 모 동맥과 인접한 경색인 근위부 SSI에서 더 높았지만(P < 0.001) 초기 신경학적 악화 여부에 따른 IGV값의 유의한 차이가 상대적으로 원위부에서만 도드라졌다.

남기웅 교수는 “단일 피질하 경색에서 초기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초기 경색 병변의 성장과 최종 경색의 크기”이라며 “병변의 부피가 작은 원위부에서는 IGV값이 약간만 높아져도 신경학적 악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초기의 신경학적 악화는 퇴원 결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경색의 성장 속도를 주시하는 것은 특히 원위부 단일 피질하 경색 환자에게서 임상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 향후 전향적 연구를 통해 검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집에서도 수면무호흡 ‘실시간’ 진단 가능해진다

분당서울대병원 김정훈 교수(좌)와 에이슬립 김대우 박사(우).
분당서울대병원 김정훈 교수(좌)와 에이슬립 김대우 박사(우).

스마트폰을 활용해 다양한 소음이 발생하는 가정 환경에서도 실시간으로 수면 무호흡증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의료진에 의해 개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정훈 교수팀(공동 교신저자 에이슬립 김대우 박사)의 공로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호흡이 계속해서 끊기며 렘(REM) 수면과 여러 단계의 비렘(NREM) 수면을 오가는 정상적인 수면 사이클이 흐트러지면서 수면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질환이다. 수면무호흡 환자는 충분한 시간 동안 수면을 취해도 피로감이 해소되지 않고 두통, 집중력 저하 등으로 삶의 질 저하를 겪는다. 장기간 방치될 시 심뇌혈관질환, 인지장애(치매) 등의 위험이 크게 높아져 주의가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0년 상반기까지 수면무호흡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총 285만 명에 이른다. 스스로 인지하기 어렵고 위험성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진단율이 낮은 점을 감안한다면 실제 환자 수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의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 병원에서 각종 장비를 부착하고 실시하는 수면다원검사를 보완 및 대체할 수 있는 스마트폰 활용 진단 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발표한 바 있는데, 최근 이를 실시간으로 진단 가능한 수준으로 발전시켜 주목받고 있다.

기존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수면무호흡 진단기기의 경우 하루 밤을 모두 자고나서 진단이 가능하다. 반면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수면무호흡 발생할 시 바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향후 실시간으로 수면 중 자세를 교정해 무호흡을 줄여주는 침구류 등을 개발할 수 있는 한 단계 높은 원천 기술을 마련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정확한 실시간 진단을 위해 수면다원검사에서 얻은 1000여 개의 숨소리 데이터에 더해, 에어컨 등 가전 소음이나, 외부에서 들리는 차량 소음 등 2만 개 이상의 소음 데이터를 학습시킨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했다. 그 결과, 각종 생활 소음이 있는 수면 환경에서도 정확도가 86%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나타난 수면무호흡증 결과와 연구팀의 AI 모델의 비교 결과, 중증(a), 경증(b) 모두 높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나타난 수면무호흡증 결과와 연구팀의 AI 모델의 비교 결과, 중증(a), 경증(b) 모두 높은 정확도를 보이고 있다.

김정훈 교수는 “이번 연구에 활용된 가정 환경 소음 2만 2500개는 집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소음”이라며 “병원 환경과 달리 다양한 소음이 발생하는 가정에서도 수면무호흡증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어 향후 슬립테크(Sleep-tech) 분야의 중요한 원천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첨단 헬스케어 분야의 최고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해당 기술을 무료 어플리케이션 ‘슬립루틴(Sleep Routine)’에 적용 및 배포해 일반인들의 수면무호흡증 자가 진단과 생활습관 교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파킨슨병, 재활치료 빠를수록 인지기능 향상”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조성래 교수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조성래 교수

파킨슨병과 루이소체 치매는 재활이 빠를수록 인지기능 향상, 도파민 신경세포 보호 등 치료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조성래 교수 연구팀은 독성 단백질 알파시누클레인이 쌓이며 발생하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병과 루이소체 치매의 재활치료 시작 시기가 인지기능 향상은 물론 도파민 신경세포 보호 효과에 차이를 준다고 11일에 밝혔다. 

독성 알파시누클레인이 뇌에 쌓여 생기는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은 파킨슨병과 루이소체 치매다. 파킨슨병은 독성 알파시누클레인이 도파민 신경세포 내에 축척하면서 발병한다. 떨림, 행동 둔화, 자세 불안정 등 신체 증상을 주로 보인다. 루이소체 치매는 독성 알파시누클레인이 뇌 전체에 쌓이며 루이소체가 생겨 발생한다. 파킨슨병 신체 증상과 더불어 인지기능 저하, 환시, 수면 행동장애가 나타난다.

두 질병 모두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증상 진행을 늦추기 위해서 보행 등 운동 재활은 물론 물리치료, 작업치료, 인지치료를 실시해야 한다.

연구팀은 재활치료가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하고 실제로 운동과 인지기능 향상을 야기하는지 독성 알파시누클레인이 축적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파킨슨병과 루이소체 치매 마우스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이러한 마우스를 대상으로 재활 요소가 풍부한 환경(environmental enrichment)에서 2개월 동안 재활치료를 진행했다. 재활치료 환경은 기존 실험 동물을 사육하는 환경과 다르게 장난감, 터널, 수레바퀴 등을 설치한 대형 사육장에 자발적인 신체 운동, 감각·인지 자극을 제공하는 환경이다.

재활치료 결과,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릴린(Reelin) 단백질과 LAMP1 (Lysosomal-associated Membrane Protein1) 리소좀 단백질이 독성 알파시누클레인 단백질을 감소시켰다.

연구팀은 파킨슨병, 루이소체 치매 마우스의 재활 시작 시점을 다르게 하여 치료 효과 차이를 살피는 연구도 진행했다. 생후 4~6개월 질병 초기 마우스와 생후 14~16개월 질병 후기 마우스에서 2개월 간 똑같은 재활치료 환경에 노출시켜 자유로운 신체 운동, 감각·인지 자극을 제공했다.

두 연구군은 동일하게 후각기능, 운동기능이 향상됐다. 후각기능은 생후 6개월 질병 초기군에서 1.5배 높은 효과를 보였다. 인지기능 개선, 도파민 신경세포 보호 효과는 생후 6개월 질병 초기군에서만 유의하게 나타났다.

조성래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재활치료가 신체 근력 향상을 넘어 독성 단백질 감소시켜 파킨슨 질환 악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기전을 규명했다”며 “질병 초기에 재활이 빠를수록 질환 진행 방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신경질환 국제학술지 ‘질병신경생물학(Neurobiology of Diseas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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