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한미약품이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3)에서 대폭 확대된 항암 분야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대거 공개한다.
한미약품은 이번 AACR에서 ▲LAPSIL-2 analog(HM16390) 2건 ▲EZH1/2 이중저해제(HM97662) ▲SOS1 저해제(HM99462) ▲YAP/TAZ-TEAD 저해제▲mRNA 항암백신 등에 관한 연구결과와 북경한미약품이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이중항체 플랫폼(펜탐바디) 기반의 ▲PD-L1/4-1BB BsAb(BH3120) 1건 등 총 7건의 연구결과를 포스터로 발표할 예정이다.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한번에 이처럼 많은 항암신약 임상연구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래 포스터 초록 참조>

한미약품은 우선 차세대 인터루킨-2(IL-2) 면역항암제(HM16390)의 항종양 효능 연구결과를 17일 공개한다. IL-2는 세포독성림프구를 분화/활성화하는 물질로, 현재 승인된 재조합 인간 IL-2(aldesleukin)는 충분한 항종양 효능을 위해 고용량을 사용할 때 혈관누출증후군 등 심각한 부작용이 수반돼 사용에 제한이 있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개발중인 HM16390은 IL-2 수용체들 간의 결합력을 최적화해 강력한 항종양 효능은 물론 안전성까지 개선한 후보물질이다. 항암 주기당 1회 피하 투여가 가능한 제형으로 현재 임상 1상 진입을 위한 독성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날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돌연변이 중 가장 치명적인 ‘KRAS 변이’를 타깃하는 HM99462의 연구결과도 발표한다. 세포 성장과 분화, 증식 및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인 KRAS는 다양한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폐암과 대장암, 췌장암 등을 유발한다. HM99462는 KRAS가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신호전달 연쇄역할을 하는 SOS1이라는 단백질과의 결합을 억제하는 후보물질이다. 이번 학회에서는 HM99462의 약물적 우수성과 KRAS 활성화와 연관된 다양한 암의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다. 현재 KRAS 활성을 막는 저해제가 폐암에 한해 승인된 바 있으나 다양한 내성 메커니즘이 발생하고 있다. KRAS변이로 인해 다빈도로 발생하는 대장암이나 췌장암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한계도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HM99462는 기존 약제 등과의 병용을 통해 KRAS 활성화와 연관된 다양한 암종에 대한 치료 효과를 증강시키면서도 내성 유발을 억제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 새로운 혁신신약으로서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19일에는 EZH1/2 이중저해제 HM97662의 강력한 항암 효과를 확인한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EZH2는 히스톤(histone)이라는 단백질의 라이신(lysine)을 후성학적으로 메틸화하는 효소이다. EZH2 돌연변이나 과발현 EZH2를 제어하고 있는 다양한 단백질의 기능 이상은 여러 악성 종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HM97662를 진행성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중이다. 올해는 적응증 확장 차원에서 T세포 림프종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히포 신호전달경로(Hippo signaling pathway) 표적 고형암에 대한 새로운 YAP/TAZ-TEAD 저해제도 공개한다. 세포에서 히포 신호전달경로는 세포의 증식과 줄기세포 기능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히포 신호전달경로에 포함된 유전자들에 이상이 발생하면, 이 경로가 작동을 멈추면서 YAP/TAZ라는 단백질이 전사인자(DNA 특정부위에 결합해 유전자 발현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단백질)인 TEAD와 결합해 다양한 종류의 악성 종양을 유발한다. 한미약품이 개발하는 후보물질은 강력한 TEAD 저해 효과를 나타냈고, 단독 치료제 뿐 아니라 병용 치료제로서의 가능성까지 보여주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번 학회에서 mRNA기반 항암 백신의 면역 반응을 통한 치료 가능성도 발표하며 새로운 한미의 모달리티(modality)도 선보인다. ‘양식’, ‘양상’ 등을 의미하는 모달리티는 제약산업에서 ‘의약품이 표적을 타겟하는 방법’, ‘약물이 약효를 나타내는 방식’, ‘치료의 접근 방식’ 등을 뜻한다.
한미약품그룹의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의 R&D센터가 주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차세대 면역항암제 BH3120의 연구결과는 17일 발표된다.
BH3120은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2개 표적에 동시 결합할 수 있는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펜탐바디는 면역원성 및 안정성 등이 우수하며 생산 효율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북경한미약품과 한미약품은 그동안 축적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4월 중 미국 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의 올해 AACR 발표는 ‘혁신’과 ‘확장’, ‘새로운 모달리티’라는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다”며 “기존 R&D 과제를 더욱 고도화하면서 새로운 혁신적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통해 한미 미래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질병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환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회사의 R&D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 AACR 발표 초록 요약(6개 후보물질에 대한 7건의 연구결과)
▶HM99462
1) 제목 : A novel SOS1 inhibitor, HM99462 demonstrates antitumor activity against KRAS-mutant cancers
2) 요약 : SOS1 저해제 HM99462의 우수한 약물성, KRAS G12C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KRAS 돌연변이 암 세포주에서의 항암 활성, 작용기전 및 다양한 동물 모델에서의 단독 또는 병용 항종양 효과 등에 대한 연구결과이다. KRAS 변이암은 물론, KRAS 활성화에 기인한 다양한 암을 타깃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다.
▶BH3120
1) 제목 : BH3120, a bispecific antibody targeting 4-1BB and PD-L1 simultaneously, stimulates T cells in tumor tissue preferred manner
2) 요약 : BH3120은 PD-L1과 4-1BB 각각에 대한 결합력을 다르게 디자인한 IgG형태의 이중 항체. BH3120 단독으로 우수한 항암효과와 용량 의존성을 나타내며 PD-1 저해항체와 병용 시 암조직이 모두 사라지는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보여준다.
특히 PD-L1이 과발현된 암조직에서는 4-1BB 활성화에 의한 면역반응이 발현되는데 반해, PD-L1 발현량이 낮은 정상 조직에서는 면역활성 신호가 거의 관찰되지 않아 암조직과 정상조직 사이에서 면역활성의 뚜렷한 디커플링 현상을 보여준다.
이러한 특성은 BH3120 단독뿐만 아니라 PD-1항체 병용 시에도 동일하게 관찰돼 4-1BB 활성화 항체 분야에서 계열 내 독성으로 인식되던 간독성 및 기타 전신 부작용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안전성과 항암효과의 균형이 잡힌 프로파일이 기대된다.
▶HM16390 (2건)
1-1) 제목 : A long-acting and CD122-enhanced IL-2 analog, HM16390, shows a potent and durable anti-tumor effect in both syngeneic B16F10 or CT26 mouse models
1-2)요약 : HM16390이 면역원성이 높은 암종뿐만 아니라 낮은 암종까지 광범위한 범위의 종양미세환경을 나타내는 동물 모델들에서 우수한 항종양 효능과 함께 치료 효능이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
안전성 개선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IL-2 제제의 전략과는 달리 HM16390은 강력한 항종양 효능을 우선으로 두고 안전성을 개선한 만큼 면역원성이 낮은‘차가운 종양(cold tumor)’에서도 우수한 항종양 효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2-1) 제목 : A long-acting and CD122-enhanced IL-2 analog, HM16390, synergizes with immune checkpoint inhibitor by remodeling an immune cell profile in tumor microenvironment
2-2)요약 : HM16390의 종양미세환경 조절 기전 연구결과로써 면역원성이 낮아 면역관문억제제에 대한 반응률이 떨어지는 흑색종 동물 모델에서 우수한 종양침윤림프구의 증가와 함께 조절 T세포가 감소했다. 면역관문억제제인 PD-1 항체와의 병용을 통해 항종양 시너지 효과까지 확인했다.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 파트너로서 HM16390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우수한 종양미세환경 조절 기전에 의한 것임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YAP/TAZ-TEAD 저해제
1) 제목 : Antitumor activity of novel and potent YAP/TAZ-TEAD inhibitors targeting the Hippo pathway in solid tumors
2) 요약 : 한미약품은 전사인자 TEAD의 팔미테이트(palmitate) 결합 포켓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YAP/TAZ와 TEAD의 상호작용을 저해함으로써 발암성 단백질 인자의 전사를 하향 조절할 수 있는 저분자 저해제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이번 AACR 학회에서 TEAD 저해제 후보물질의 다양한 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한미약품의 후보물질은 강력한 TEAD 저해 효과를 나타냈고, 히포 신호전달경로 유전자 중 하나인 NF2 손실 흉막 중피종 세포주에 대하여 in vitro 및 in vivo 모델에서 강력한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
EGFR 변이 비소세포성폐암 세포주에 대한 EGFR 저해제와의 병용시험에서 EGFR 저해제 단독의 내성 및 약물 저항성 극복 가능성도 확인했다. 한미는 올해 중에 선정된 후보물질에 대해 임상 1상 시험을 위한 GLP 독성시험을 개시할 예정이다.
▶mRNA 기반 항암 백신
1) 제목 : An mRNA-based cancer vaccine multi-targeting KRAS mutations inhibits tumor growth by increasing immune response in KRAS mutant LL/2 mouse model
2) 요약 : mRNA 기반 항암 백신 후보물질이 KRAS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는 폐암 마우스 모델에서 종양의 성장 억제에 우수한 효력을 입증했을 뿐만 아니라 종양에서 세포독성 T세포의 침투가 유의성 있게 증가한 반면, 면역 반응 억제 T세포는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mRNA 기반 기술을 통해 효과적으로 항원을 제시해 면역 반응에 의한 항암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HM97662
1) 제목 : A novel and potent EZH1/2 dual inhibitor, HM97662 demonstrates antitumor activity in T-cell lymphoma
2) 요약 :EZH1/2 이중 저해제인 HM97662가 EZH2 및 동소체 EZH1이 동시에 과발현돼 있는 다양한 T-세포 림프종 세포주에 대해 광범위하고 강력한 항증식 활성을 나타내는 것은 물론, 동물 모델에서도 우수한 항암 효과를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현재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는 T세포 림프종 환자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EZH1 및 EZH2의 이중 저해 특성을 갖는 HM97662의 작용기전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