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 기로에 선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어디로 가나?
중대 기로에 선 마이크로바이옴 산업 어디로 가나?
  • 박원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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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03 14: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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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바이옴 [사진=마크로젠]
마이크로바이옴 [사진=마크로젠]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염증성장질환에서부터 우울증 치료에 이르기까지 잠재적 응용분야에서 치료혁신을 보여주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이 중대 고비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은 천국과 지옥을 오간 한 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세계 최초의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인 레비요타(Rebyota®)가 지난해 12월 1일(현지시간) 미국 FDA 승인을 획득하였으나, 큰 기업들이 규모를 줄이고 상장폐지 되면서 위기감이 극에 달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지난해 10개 이상 기업, 사업 철수 

3일 한국바이오협회 등 관련업계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기업도 다른 많은 바이오 산업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긍정적인 규제 결과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겪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사례는 업계 거물인 칼레이도 바이오사이언스(Kaleido Biosciences)가 임상시험의 중단과 함께 새로운 구매자를 찾지 못해 운영을 중단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바이옴 개발을 주도하는 회사인 4D 파마(4D pharma) 역시 대출을 확보하지 못해 관리 대상이 되었고 주식시장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이처럼 지난해에만 10개 이상의 마이크로바이옴 의약품개발 회사가 사업을 철수하였고, 12개 기업은 개발·비임상 CRO 및 제조업체로 리포지셔닝하거나 항암분야에서 식품 또는 화장품 분야로 방향을 틀기도 했다.

이에따라 지난해에는 바이오분야의 인력이 크게 줄기도 했다. 실제로 100개 이상의 주요 바이오 및 제약 회사들이 중요한 감원을 발표했다. 마이크로바이옴 산업도 예외는 아니였다. 핀치 테라퓨틱스(Finch Therapeutics), 베단타(Vedanta), 신로직(Synlogic) 등 주요 마이크로바이옴 기업들이 인력을 감축했다.

Finch Therapeutics는 일본 다케다(Takeda)와의 크론병 및 궤양성 대장염에 대한 파트너십을 중단한 후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Vedanta 역시 68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D 자금을 조달받았지만 20%의 인력을 감원했다.

 

일부 기업, 오히려 사업 확장 박차

이런 와중에 사업을 계속 확장하는 기업들도 있다. 네슬레헬스사이언스(Nestlé Health Science)는 올해 4월 승인이 예상되는 세레스 테라퓨틱스(Seres Therapeutics)가 개발 중인 경구용 치료제 'SER-109'의 미국과 캐나다 지역 상용화를 위해 1억 7500만 달러의 선불금을 지불했다. 계약금은 최대 5억 2500만 달러다.

이 회사는 올해 임상시험 돌입 예정인 후보물질 'EB1010'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엔터롬 바이오사이언스(Enterome Biosciences)와 4000만  유로의 전략적 협업 및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MSD는 면역항암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GEN-001'와 키트루다와의 병용요법 임상 2상 시험을 위해 지놈앤컴퍼니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바이크로바(Microba)와 깅코 바이오웍스(Ginko Bioworks)의 파트너십은 특히 주목을 받았다. Microba의 데이터 기반 리드 식별 플랫폼과 Ginko의 고처리량 스크리닝 및 파운드리 기능을 결합하여 자가면역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가속화했기 때문이다.

의료진단 제공업체인 소닉 헬스케어(Sonic Healthcare)는 지난해 11월 1780만 달러를 투자하여 Microba의 전략적 지분을 인수하고 마이크로바이옴 분석 및 진단기술을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도 했다.

엑스바이옴(Xbiome)도 지난해 1월 오레알리스 테라퓨틱스(Aurealis Therapeutics)와 당뇨병성 궤양, 기타 만성 및 염증성 질환에 대한 'AUP-16'의 임상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라이센스 및 협업 계약을 체결하면서 관심을 끌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월 어셈블리 바이오사이언스(Assembly Biosciences)로부터 궤양성 대장염 임상단계 후보물질인 'M201'을 인수하기 하는 등 바이크로바이옴 사업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마이크로바이옴 사업 인수합병 및 투자 활발

몇몇 기업들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에 참여하거나 확장을 시도했다. 스킨케어 대기업 바이어스도어프(Beiersdorf)는 작년 12월 수 년간의 협업 끝에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에스-바이오메딕(S-Biomedic)의 지분 대부분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보스턴에 위치한 마이크로바이옴 회사 홀로바이옴(Holobiome)은 스타트업 기업 아시아바이옴(Asiabiome)을 인수하여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미생물데이터 세트를 확장했다. 이러한 인수합병은 업계가 여전히 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다른 트렌드는 제조역량 확장이다. 미생물 R&D기반의 대기업인 덴마크의 크리스찬 한센(Chr.Hansen)과 의약품 제조 대형 CDMO인 스위스 바이오기업 론자(Lonza)가 합작하여 만든 박테라(BacThera)는 Lonza의 생산기지 내에 마이크로바이옴 CDMO사업을 위한 대형 생산시설을 구축중에 있다. 두 회사는 Seres의 'SER-109' 신약승인 허가 일정에 맞춰 상업적 생산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레시팜(Recipharm)은 CDMO기업 Arranta Bio를 인수하여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및 임상 생산능력을 제공하는 강력한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Ilya Pharma는 공급망 확장을 위해 미생물 기반 제품 cGMP 인증을 받은 Nordic Bioanalysis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마이크로바이옴 투자는 2021년부터 강한 상승세를 보였으나 투자 수치가 지속된 2022년 1분기 이후 4월에는 현금과 영업 건수 모두 급감하였다. 그러나 2022년 1월-12월을 살펴보면 총 18억 유로(약 2조 4500억원)가 투자되었는데 이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투자의 기록적인 해
였던 2021년의 수치와 정확히 일치한다.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2021년 대비 운영 건수가 30%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던 기업들이 더 큰 자금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시드에서 시리즈D까지 평균 라운드가 2021년 대비 2배 이상 커졌다.

민간에서 2021년 총 7억 5500만 유로가 23개 기업에 모금되었지만 2022년에는 15개 기업에 3억 4000만 유로로 감소했다. 상당한 자본을 운용하는 회사들은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에 전례 없이 평균 금액보다 더 큰 규모를 IPO나 브릿지라운드에 투자했다.

 

위험 완화시키는 쪽에 전략적 투자 

2022년의 자금 유입 흐름은 몇 가지 명확한 위험을 완화시키는 전략을 엿볼 수 있다. 가장 명백한 것은 재정에 대한 것이며 투자자들은 후기단계와 더 안전한 기회에 베팅하고 있다. 모든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운영 건수가 30% 감소한 반면, 시리즈 C의 수는 증가했다. 특히 시리즈C의 평균 규모는 2021년 2900만 유로에서 2022년 6600만 유로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2022년 마이크로바이옴 유래의 치료후보 물질은 해당 산업 투자금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여 전년 대비 3배 가까이 성장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표적으로 삼고 조정, 조율할 수 있는 치료후보 물질은 2위를 차지하였지만 1위와의 차이가 컸다.

지난 몇 년 동안 상당한 자금을 확보하였던 GMO, FMT 등의 복잡한 치료법은 자금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박봉현 책임연구원은 “더 안전한 방향으로의 투자흐름은 과학적이고 규제위험을 완화할 수 있는 전략에서부터 시작되고 있다”며, “상위 2가지 범주는 규제경로가 더 명확하고 제조 요구가 단순하며 글로벌 기업들이 이를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투자지표에서 확인된 또 다른 위험 완화 요소는 시장요인이다. 감염병이 유행하는 가운데 2021년은 감염병에 가장 많이 투자가 되었고 2022년에는 항암분야가 투자를 크게 이끌었다. 감염병에 대한 투자는 2022년 크게 감소하였으며 업계 역사상 처음으로 피부분야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해이기도 했다. 이러한 순위는 다양하고 넓은 바이오치료제 영역에서 VC들의 투자패턴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시장 진출이 예상되는 마이크로바이옴 회사 후보

1. Seres Therapeutics = Seres Therapeutics는 2015년 나스닥에 상장되어 1억 3400만 달러를 모금했으며 현재 시가 총액은 6억 2900만 달러에 달한다.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숙주세포 및 조직과 상호작용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종류의 다기능 박테리아 컨소시엄을 개발하는 미생물 치료제 회사로, 주요 파이프라인인 'SER-109'는 2023년 상반기 잠재적 승인 및 출시를 예상하고 있다. Nestlé Health Sciences와 공동개발한 이 약물은 재발성 C. difficile 재발성 감염을 치료하기 위해 살아있는 정제된 Firmicutes 박테리아 포자를 함유한 경구용 캡슐이다.

2. Enterome = Enterome은 2012년에 설립되었으며 민간 자금 및 대출로 약 1억 1200만 달러를 모금하였다. OncoMimics는 다양한 유형의 암에서 종양 관련 항원 또는 마커를 모방하는 장내 세균에서 파생된 펩타이드이다. 주요 후보인 'EO2401'은 니볼루맙과 병용한 1/2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임상결과를 보여주었다. Nestlé Health Science와 공동개발하는 'EB1010'은 식품 알레르기 및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올해 임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3. MaaT Pharma = MaaT Pharma는 2014년에 설립되었으며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개발하는 가장 앞선 회사 중 하나이다. 주요 후보물질인 'MaaT013'은 줄기세포 이식 후 이식편대숙주병을 적응증으로 하며 올해 상반기 중 임상3상 결과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후보물질인 'MaaT033'은 백혈병 환자를 위한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 후 결과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회사는 제품 개발 활동 이외에도 상업적 규모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를 생산할 수 있는 제조 공장을 Lyon에 구축하고 있다.

4. Vedanta Biosciences = Vedanta Biosciences는 2010년 설립되었으며 인간 마이크로바이옴에서 파생된 최대 박테리아 라이브러리를 구축했다. 주요 후보물질 'VE303'은 C. difficile의 장내 정착에 저항성을 제공할 수 있는 8가지 종류의 균주로 구성된다. 2021년 임상 2상 시험에서 위약과 비교했을 때 재발 위험이 80% 이상 감소시켰다. 현재 임상 3상 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며 최근 글로벌 규제 표준을 준수하는 약물 후보를 생산하기 위해 새로운 대규모 cGMP 시설을 구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 사업개발팀 장준호 부장은 “마이크로바이옴 주요 기업의 중요한 거래가 끝나면서 사업규모를 축소하기도 하였지만 시장
의 투자는 줄어들지 않았다”며, “투자자들은 ‘양보다 질’의 접근 전략을 택하면서 더 적은 수의 회사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변동성과 불확실성 등의 이유로 시장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올해도 더 도전적인 한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실제로 시장조사 연구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규모는 2027년 말까지 54.8%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14억 6530만 달러 가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분야의 수많은 임상시험에도 불구하고 규제 프레임워크의 부재는 불확실성을 가져오게 되고 큰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런 불확실성이 곧 예상되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의 승인으로 해소된다면 원래 의약품 개발을 위한 자본이 바이오제조·재료·식품기술과 같은 저위험, 빠른 수익 창출 분야의 투자에서 벗어나 고수익 창출 및 기술혁신이 가능한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분야로 이동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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