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 늘어나는 비만 치료제 개발 ... 승자는 누구?
우후죽순 늘어나는 비만 치료제 개발 ... 승자는 누구?
노보 노디스크·릴리 양강 구도 속 베링거잉겔하임 도전장 건네

연내 ‘BI 456906’ 3상 추진 ... “후발주자 핸디캡 극복 어려울 것”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4.03 0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성비만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전 세계적으로 비만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체중 감량제 개발에 뛰어드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다. 크게 덴마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와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 2강 체제로 구축된 가운데, 독일 베링거잉겔하임(Boehringer Ingelheim)도 비만 치료제 임상에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경쟁 합류를 예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비만을 공식적 질병으로 규정하기 시작한 1996년부터 비만 치료제 시장은 열기를 뿜기 시작했다. 전세계 비만 인구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만병의 근원으로까지 여겨진다. 비만은 질환의 특성상 오랜 기간 치료하고 관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의약품을 개발하는 제약회사 입장에서는 더 없이 좋은 시장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이 54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3일 환율 기준 한화 약 70조 7400억 원 규모다. 

가장 먼저 시장을 선점한 기업은 노보 노디스크다. 이 회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지난 2014년 12월 자사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작용제 ‘삭센다’(Saxenda, 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를 비만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후속 약물인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까지 성공적으로 선보이면서 관련 시장을 주름 잡고 있다. ‘삭센다’, ‘위고비’와 같은 GLP-1 작용제가 체중 조절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그간 체중 감량제로 많이 사용된 약제는 마약류 성분이 함유된 향정신성 의약품으로,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우울감, 무기력감, 공허감 등의 부작용을 동반했다. 반면, GLP-1 작용제는 뇌의 시상 하부에서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GLP-1에 작용하여 장내 호르몬인 인크레틴을 활성화하고 인슐린 생성을 촉진하여 혈당 수치를 낮춘다. 이러한 과정에서 음식물이 위에서 소장으로 이동하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증가시키고 체중 감량을 유도하는 것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시장 독점에 제동을 걸고 나선 기업은 릴리다. 릴리는 GLP-1과 더불어 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촉진 폴리펩티드(GIP) 수용체에 이중으로 작용하는 세계 최초의 GLP-1·GIP 이중 작용 대사 질환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 성분명: 티르제파타이드tirzepatide)를 출시하며 노보 노디스크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마운자로’는 식단 조절 시 발생하는 대사 적응 반응을 약화시켜 음식 섭취를 줄이고 대사 장애를 조절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FDA는 지난해 5월 ‘마운자로’를 제2형 당뇨병 성인 환자의 혈당 조절제로 처음 승인했다. 비록 당뇨병 치료제로 처음 이름을 알렸지만, 관련 임상 연구에서 비만 환자 대상 체중 감량 효과를 입증해 유망한 비만 치료제로 조명받고 있다.

노보 노디스크와 릴리의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와중에 이번에는 베링거잉겔하임이 비만 치료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특히, ‘마운자로’와 유사한 기전인 만큼, 새로운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을 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GLP-1·GIP 작용제 ‘BI 456906’, 연내 3상 진입 추진

베링거잉겔하임의 협력사 덴마크 질랜드 파마(Zealand Pharma)는 지난 3월 2일(현지 시간), 베링거잉겔하임과 공동으로 개발 중인 ‘BI 456906’의 임상 3상 단계를 연내 추진한다고 밝혔다.

‘BI 456906’은 GLP-1 수용체와 GIP 수용체에 작용하여 GLP-1 작용제 대비 더 나은 혈당 및 체중 조절 기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본래 질랜드 파마가 소유하던 것으로, 베링거잉겔하임은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BI 456906’의 권한을 확보한 바 있다.

앞서 실시된 임상 2상 시험은 BMI가 27kg/m2 이상인 과체중 임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BI 456906’의 체중 감량 효과를 탐색하는 연구였다. 시험의 최종 결과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발표된 중간 결과에서 ‘BI 456906’ 투여군은 치료 16주 차에 약 9%의 체중 감소를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베르투스 폰 바움바흐(Hubertus von Baumbach) 질랜드 파마 최고경영자는 “가능한 신속하게 ‘BI 456906’의 임상 3상 시험 개시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모습이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의 한 분석가는 “‘BI 456906’의 임상 3상 시험의 돌입 시점은 아직까지 불명확하다”며 “일단 임상 2상 시험의 최종 데이터가 선공개 되어야 그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오는 6월 개최되는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2상시험의 최종 데이터가 발표될 것으로 전망했다.

후발주자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GLP-1 작용제 혹은 유사한 계열의 작용제 개발은 베링거잉겔하임에 앞서 미국 화이자(Pfizer)와 암젠(Amgen)이 합류를 선언함에 따라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는데, ‘BI 456906’의 효능이 경쟁 약물 대비 더 우월한 징조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