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거래 73%가 전임상 단계
항암제 거래 73%가 전임상 단계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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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2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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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딜, 악수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최근 바이오 벤처에서 대형 제약사로 이전되는 차세대 항암제의 거래 동향이 전임상 단계에서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벤처 기업은 원활한 사업 자금을 확보할 수 있고, 빅파마는 저렴한 비용에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이다.

항암제는 전통적으로 제약·바이오 업체 간의 기술 수출이 가장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분야이다. 네이처(Nature)가 공개된 재무 내역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1년 글로벌 시장의 항암제 거래 규모는 731억 달러, 2022년에는 931억 달러에 달했다.

 

임상 단계에 따른 항암제 거래 동향 [사진=네이쳐]
임상 단계에 따른 항암제 거래 동향 [사진=네이쳐]

2015년부터 2022년까지 항암제 거래의 73%는 전임상 단계에서 성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기에 유망한 항암제를 발굴할 경우, 비교적 저렴한 값에 최대 가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해당 기간 동안 전임상 거래에서 라이선스 및 제휴 거래의 규모는 평균 7억 2500만 달러에 불과하지만, 항암제 출시 이후 판권을 양도받으려면 약 3배 수준인 30억 800만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전임상 거래에서 가장 비용 효율적인 거래 유형은 인수(Aquisition)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상 라이선스 거래와 전임상 제휴 거래는 계약금을 선지급한 후 향후 성과에 따라 합의된 로열티를 단계별로 후지급하는 방식이지만, 인수 합병을 통해 바이오 벤처를 자회사로 편입하면 번거로운 절차 없이 차세대 항암제의 모든 권한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거래 동향에 따르면, 전임상 라이선스 및 제휴 거래 규모는 각각 5억 4000만 달러, 9억 8500만 달러인 반면, 전임상 인수 합병의 규모는 3억 5800만 달러였다.

이를 두고 한 업계 전문가는 “제약·바이오 기업과 그 투자자들은 대부분 다소 불확실한 성과에 기반한 대규모 거래보다는 초기 투자 수익률이 좋은 전임상 인수 합병 거래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눈 여겨 봐야할 점은 일반적인 통념과 달리 전임상에서 임상 1상 단계로 돌입한다 해도 항암제의 가치가 크게 상승하지 않고 라이선스, 제휴 거래의 경우 오히려 낮아진다는 것이다. 바이오 벤처는 일정한 자금을 바탕으로 임상 단계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경우, 구조 조정이 어려워지는 폐쇄적인 재무 구조가 형성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임상 1상 시험의 성공률은 약 10% 남짓인 만큼, 재무 구조가 불확실한 바이오 벤처의 직접 임상 수행을 평가 절하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임상 단계로 전환하려는 바이오 벤처는 약물 내약성, 예비 효능 및 환자 반응 바이오마커에 대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규모의 코호트를 대상으로 최소 1b상 연구를 적절히 실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임상 2단계에서 거래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지점에 도달할 수 있도록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

한편, 항암제 인수 거래의 25%가 임상 2상 단계에서 이루어졌으며, 전임상 단계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라이선스 및 제휴 거래는 이 단계에서 10%만이 성사됐다. 

임상 2상 단계에서 라이선스 및 제휴 거래의 평균 규모는 약 선불금 1억 5800만 달러에 최대 8억 2200만 달러였다. 인수 거래의 경우, 전임상 또는 임상 1상 시험 단계에서는 약 3~4억 달러 수준이었지만, 2상 연구 단계에서는 선불금 16억 3800만 달러에서 최대 20억 2700만 달러로 뛰어올랐다.

이는 임상 1상 시험 단계는 약물의 예비 효능 및 내약성 등을 평가하는 것과 달리, 2상 단계에서는 약물의 유효성 및 안전성에 대해 본격적으로 탐색하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상 연구에 돌입한 항암제의 경쟁 가치는 고공행진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자면 실패할 가능성을 인지하더라도 전임상 단계에서 항암제 거래에 나서는 것이 비용 측면에서 더욱 효율적인 셈이다. 또한 이러한 벤처 기업들과 초기에 협력함으로써 대형 제약사는 항암제 개발 프로그램의 방향을 결정하고 더 많은 임상 프로그램에 자금을 지원하여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최근 거래 유형은 전임상 단계 거래가 압도적인 파이를 차지하고 있다.

네이처는 “이와 같이 오늘날 항암제 분야의 거래는 전임상 단계에서 성사되는 게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라며, “이는 바이오 벤처가 자금 조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음 단계의 비즈니스로 나아갈 수 있는 옵션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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