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 ‘비보스톨리맙+키트루다’ 복합제 2상 ‘난항’
머크, ‘비보스톨리맙+키트루다’ 복합제 2상 ‘난항’
오픈 라벨군서 무진행 생존 개선되지 않아 ... 표준 요법으로 전환 요청

“맹검 투약군에 대한 연구 지속할 것 ... 고무적인 추가 데이터 확보 기대”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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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1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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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의 의약품 개발 역사는 질병과 싸워 온 인류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우리 기업들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머크 사무실에 부착된 새로운 로고 머크로고
머크 사무실에 부착된 새로운 로고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머크(Merck, MSD)의 TIGIT 억제제 ‘비보스톨리맙’(vibostolimab)와 PD-1 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를 조합한 복합제 후보가 비소세포폐암(NSCLC) 임상에서 질병을 유의미한 수준으로 개선하는 데 실패했다. 회사 측은 ‘비보스톨리맙’에 대한 개발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머크는 16일(현지 시간), ‘비보스톨리맙’+‘키트루다’ 복합제인 ‘MK-7684A’이 NSCLC에 대한 임상 2상 시험(시험명: KeyVibe-002) 오픈 라벨 투약군에서 시험의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해당 임상 시험은 이전에 면역관문 억제제와 백금 기반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후 재발한 전이성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MK-7684A’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진행한 것이다. 임상은 부분 맹검 시험으로, ▲‘MK-7684A’ 투약 사실을 알리는 오픈 라벨군 ▲‘MK-7684A’의 독립 변인을 알리지 않은 맹검군 ▲‘MK-7684A’와 위약을 무작위로 투약한 위약 맹검군 등 총 3개의 투약군으로 나누어 진행했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무진행 생존율(PFS)이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중 오픈 라벨군에서 ‘MK-7684A’는 통계적 유의한 무진행 생존 개선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임상 수치적으로도 표준 요법 대비 덜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머크는 연구진들에게 환자가 원할 경우를 제외하고 표준 항암화학요법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했다.

이날 엘라이브 바(Eliav Barr) 머크 연구소의 최고의료책임자는 “‘MK-7684A’의 오픈 라벨 시험에 참여한 환자와 연구진에게 감사를 표한다”며 “KeyVive-002의 맹검 투약군에 대한 연구를 지속할 것이고 고무적인 추가 데이터 확보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머크는 현재 4000명 이상의 여러 종양 환자를 대상으로 ‘MK-7684A’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KeyVibe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28년에 ‘키트루다’의 특허 만료를 대비해 매출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적응증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비보스톨리맙’은 ‘키트루다’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짝꿍’으로 낙점된 약물이다. 이 약물은 머크가 발견하고 개발한 신계열 면역관문 TIGIT 억제제 후보물질이다. TIGIT는 T세포의 공격을 중지시켜 암세포가 체내 면역 기능을 회피하도록 하는 단백질이다. ‘비보스톨리맙’은 TIGIT 수용체가 CD112, CD155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하여 종양 미세 환경에서 항종양 활성을 회복시킨다.

하지만, TIGIT 억제제 개발에 가장 앞서있던 스위스 로슈(Roche)가 지난해 2번이나 자사의 TIGIT 억제제 ‘티라골루맙’(tiragolumab) 임상 3상 시험에 실패하면서 TIGIT 억제제에 대한 전망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 이번 KeyVibe-002 임상 실패 역시 ‘비보스톨리맙’이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머크는 ‘비보스톨리맙’ 개발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엘라이브 바 머크 연구소의 최고의료책임자는 미국 제약·바이오 전문 매체 피어스 바이오텍(Fierce Bioteck)를 통해 “앞으로 2~3년간 ‘비보스톨리맙’에 관한 많은 소식이 전해질 것”이라며 “‘비보스톨리맙’과 ‘키트루다’의 조합이 머크의 면역 항암 요법 포트폴리오 강화에 가장 유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폐암은 암세포 크기 등에 따라 비소세포폐암과 소세포암폐암으로 구분하는데, 폐암 환자 중 80~85%가 비소세포폐암에 해당한다. 비소세포폐암은 치료가 까다롭기로 유명한 악성 종양이다.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높지만, 대부분 뒤늦게 발견되는 탓에 생존율이 극히 낮다. 초기 단계의 치료 표준은 수술이지만, 전체 5년 생존율이 50% 미만이어서 미충족 수요가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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