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의존 줄이는 머크 ... 폐동맥 고혈압 신약으로 돌파구 마련
‘키트루다’ 의존 줄이는 머크 ... 폐동맥 고혈압 신약으로 돌파구 마련
‘키트루다’ 매출 점유율 35% 달해 ... ‘키트루다’ 이후 전략 마련 고심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소타터셉트’, 차기 블록버스터 기대주로 주목

‘소타터셉트’, 임상 3상 성공 ... 연내 FDA 승인 및 내년 출시 목표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3.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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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의 의약품 개발 역사는 질병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우리 기업들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머크 사무실에 부착된 새로운 로고 머크로고
머크 사무실에 부착된 새로운 로고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그간 PD-1 면역관문 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의존도가 높았던 미국 머크(Merck, MSD)가 수익 채널 다변화에 나선다. 공격적으로 ‘키트루다’의 적응증을 확보하며 ‘특허 쪼개기’에 나서는 한편, 폐동맥 고혈압 치료 신약 ‘소타터셉트’(sotatercept)를 자사의 차기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낙점한 모양새다.

‘키트루다’는 지난 2014년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시된 후 30개가 넘는 암종에서 우수한 효능을 보이면서 연 매출이 한화 10조 원을 넘어서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 약물은 2014년 5500만 달러(7일 기준 환율 약 715억 3850만 원)에서 2021년 172억 달러(한화 22조 3668억 8000만 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전체 항암제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다가오는 특허 만료는 머크에게 큰 고심을 안겨준다. ‘키트루다’는 2028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머크의 2021년 총 매출액 487억 400만 달러(한화 약 63조 3249억 4080만 원) 가운데 ‘키트루다’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달한다. 머크의 입장에서 보면 순식간에 매출의 3분의 1 가량이 증발해버리는 상황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셈이다. 머크가 시장 방어에 더욱 공격적으로 나서는 이유다.

제약 업체의 가장 대표적인 시장 방어 전략은 공격적으로 특허를 출원하여 신규 제네릭의 진입을 차단하는 것이다. 가장 흔한 특허 출원 유형은 ▲물질 ▲적응증 ▲제조방법 ▲제형 변경 등이다. ‘키트루다’는 현재 미국에서 약 30여 개의 적응증을 손에 넣었다. 회사 측은 특허 만료 이전까지 80개 이상의 적응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머크는 폐동맥 고혈압(PAH) 치료제 후보물질 ‘소타터셉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무려 115억 달러(한화 약 14조 9500억 원)에 이르는 금액을 통해 확보한 약물인 만큼, 업계에서는 ‘소타터셉트’가 그 값을 제대로 입증할 수 있는 지 여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차기 블록버스터 기대주, ‘소타터셉트’

폐동맥 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보내는 폐동맥이 좁아지면서 발생하는 고혈압으로,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호흡곤란, 만성피로감, 실신, 흉통, 우심실 부전에 의한 전신부종, 특히 하지부종과 복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이 질환은 심부전으로 인한 심장 돌연사를 초래하는 난치성 질환이지만, 근본적인 치료제는 없는 상태이다. 주로 쓰이는 치료법은 혈관 확장제를 통해 혈압을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약물 치료에 대한 반응은 환자마다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혈압을 강하시키는 작용으로 인해 심박출양이 감소하여 질병이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5년 사망률은 약 43%에 달한다.

현재 허가된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는 혈관 확장제로, 이들 약물 유형은 각각 기전에 따라 ▲발기부전 치료제로도 쓰이는 PDE-5 억제제 ▲혈관 이완 활성 유도제 ▲폐동맥 고혈압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엔도텔린(endothelin) 길항제 ▲프로스타사이클린(prostacycline) 계열 혈관 확장제 등이 있다.

‘소타터셉트’는 인간 면역글로불린1의 Fc 부분에 연결된 액티빈 수용체 유형 IIA(ActRIIA)과 티지에프베타(TGFβ)를 결합한 동급 최초 약물이다. 폐동맥 벽 및 우심실 부전과 관련된 성장 촉진 및 성장 억제 신호 경로간 균형을 재조정하여 폐동맥 고혈압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도록 설계됐다. 머크는 2021년 미국 액셀러론 파마(Acceleron Pharma)를 115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소타터셉트’를 손에 넣었다.

따라서 ‘소타터셉트’가 사용 허가를 받을 경우, 폐동맥 고혈압 병리 기전을 직접 표적하는 최초의 약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업계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시장을 고려할 때, ‘소타터셉트’가 시장에 출시되면 천문학적인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1년 70억 달러(한화 약 9조 1028억 원)로 추산됐으며, 오는 2030년에는 110억 달러(한화 약 14조 3044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머크는 ‘소타터셉트’의 개발을 마무리하고 2023 미국 심장학회(ACC)에서 폐동맥 고혈압에 대한 성공적인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출시를 위한 마지막 채비에 나선 것이다.

 

‘소타터셉트’, 임상 3상 성공 ... 내년 출시 계획

해당 임상(시험명: STELLAR)은 324명의 폐동맥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위약과 ‘소타터셉트’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였다.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치료 24주차에 6분간의 걷기를 측정하는 것이었으며, 2차 평가변수는 다성분 개선 평가를 포함해 9개의 측정 기준으로 이루어졌다.

회사 측에 따르면, ‘소타터셉트’는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입증하여 시험의 목표를 달성했다. 치료 24주 6분 보행 거리 측정 기준, ‘소타터셉트’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40.8m가 더 증가해 운동 능력 향상을 입증했다.

이는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프로스타사이클린 계열 흡입형 폐동맥 고혈압 치료제인 미국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United Therapeutics)의 ‘티바소’(Tyvaso, 성분명: 트레프로스티닐·treprostinil) 보다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인 것이다. ‘티바소’는 이전 연구에서 치료 12주 차에 6분 보행 거리가 위약 대비 약 20m 늘어난 바 있다.

32.7주의 평균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소타터셉트’는 위약에 비해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84%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9개의 2차 평가변수 중 8개는 충족 기준을 달성했지만, 폐동맥 고혈압의 증상을 평가하는 23개 항목의 측정 도구인 PAH-SYMPACT의 인지·정서적 영향 점수에서는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다.

이날 딘 리(Dean Y. Li) 머크 연구소장은 “‘소타터셉트’는 운동 능력 개선과 더불어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크게 감소시켰다는 점에서 더욱 두드러진다”며 “폐동맥 고혈압 환자에게 ‘소타터셉트’를 하루빨리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당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머크는 ‘소타터셉트’의 신약 승인 신청(NDA)을 FDA에 제출하고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품목 지정을 요청했다. 현재 FDA는 이를 심사 중에 있다. 승인이 순항할 경우, 올해 하반기에 FDA의 허가를 받고 내년 상반기에 공식적으로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는 오는 2028년에 ‘소타터셉트’가 최대 14억 달러(한화 약 1조 8201억 4000만 원)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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