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 억제제 ‘린파자’, 전립선암 1차 라인 진입 ‘폭풍전야’
파프 억제제 ‘린파자’, 전립선암 1차 라인 진입 ‘폭풍전야’
이미 유럽에서 mCRPC 1차 치료 진입했지만 미국 시장 계속 제동

FDA, ‘린파자’ mCRPC 1차 치료 승인 관련 자문위 소집 결정 ... 승인 또 연기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3.0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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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의 의약품 개발 역사는 질병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우리 기업들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머크(MSD)와 아스트라제네카(AZ)가 공동 개발한 최초의 PARP저해제 ‘린파자정(성분명: 올라파립)’ 100mg.
머크(MSD)와 아스트라제네카(AZ)가 공동 개발한 최초의 PARP저해제 ‘린파자정(성분명: 올라파립)’ 100mg.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지난해 업계를 떠들썩하게 한 파프(PARP) 억제제 효능 논란에 다시 불이 붙은 모양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각종 PARP 억제제에 대해 적응증 축소를 요구하면서 갑론을박이 절정을 이루었는데,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AZ)와 미국 머크(Merck, MSD)의 ‘린파자’(Lynparza, 성분명: 올라파립·olaparib)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폭풍전야의 분위기다.

파프는 DNA 복제 시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손상을 복구하기 위해 필요한 단백질이다. 이중 PARP-1과 PARP-2는 다중 당중합효소의 기능을 하는데, 항암 치료 과정에서 이 효소를 억제하면 암세포가 손상된 DNA를 복구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PARP 억제제는 항암화학요법에 불응하는 BRCA1 및 BRCA2 등의 유전자 변이 유방암이나 난소암 치료에 탁월한 치료 효과를 보여주어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 약물 계열은 이후 전립선암으로도 발을 넓혔다. 1차 치료 이후 특정 유전자 변이가 발생한 전립선암 환자들에게도 사망 위험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자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PARP 억제제가 이전에 항암화학요법을 수차례 경험한 난소암 말기 환자에서 오히려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자 FDA는 PARP 억제제에 칼을 빼들었다. ▲영국 GSK(GlaxoSmithKline)의 ‘제줄라’(Zejula, 성분명: 니라파립·niraparib) ▲AZ 및 머크의 ‘린파자’ ▲미국 클로비스 파마슈티컬스(Clovis Pharmaceuticals)의 ‘루브라카’(Rubraca, 성분명: 루카파립·rucaparib)는 지난해 FDA의 요청에 따라 난소암 5차 치료 라인 적응증을 줄줄이 철회한 바 있다. 이는 난소암 환자에 대해 PARP 억제제를 사용할 수 없다는 의미다.  

난소암 말기 환자에 대한 불똥은 전립선암 분야로도 튀었다. FDA는 본래 ‘린파자’의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mCRPC) 1차 치료 라인 적응증 확대 승인 신청 심사를 지난해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심사 기한을 3개월 연장, 2023년 3월까지로 재지정했다. ‘린파자’는 이미 유럽에서 mCRPC 전립선암 1차 치료 라인에 성공적으로 진입한터라 수월하게 FDA의 승인을 획득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지만, 반전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FDA, ‘린파자’ 승인 관련 자문위 소집 결정

여기에 그치지 않고 FDA는 산하 종양약물자문위원회(ODAC)를 소집하여 ‘린파자’의 mCRPC 전립선암 1차 치료 적응증 확대 승인 심사에 대한 논의를 진행한다. 머크는 지난 2일(현지 시간), FDA가 오는 4월 28일에 자문위 회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연장된 심사 기한은 3월까지였지만, 자문위 소집을 근거로 승인 심사 기간이 또 다시 연장된 것으로 보인다.

FDA 자문위원회는 외부 전문가로부터 의약품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하는 독립적인 합의제 조직이다. 자문위원회의 결정은 구속력이 없지만 FDA는 대체로 자문위의 결정을 존중하는 편이다. 자문위 회의는 신약 승인 심사 도중 또는 이미 의약품이 시판된 이후에도 개최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자문위는 FDA 내부 인력만으로 임상 데이터 혹은 약효에 대해 뚜렷한 결론이 나지 않았을 때 승인 심사 부서의 해석을 지원하기 위해 소집된다. 따라서 자문위 회의 소집이 없다는 것은 FDA가 승인 여부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결정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반대로 말하자면, 자문위 회의 소집은 FDA가 승인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이 없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달 공개된 mCRPC 1차 치료에 대한 ‘린파자’의 임상 3상 시험(시험명: PROpel)에서 ‘린파자’가 주요 2차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율(OS)을 놓친 점이 FDA의 의구심을 불러왔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PROpel 연구는 이전에 항암화학요법이나 호르몬요법으로 치료를 받지 않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 796명을 대상으로 △‘자이티가’ 및 스테로이드 제제와의 병용요법, 그리고 △‘린파자’와 스테로이드 제제의 병용요법에 대한 유효성 및 안전성을 탐색한 연구였다.

올해 2월 미국 미국 종양학회(ASCO) 생식기암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PROpel 연구의 최종 분석에 따르면, ‘린파자’ 병용요법은 현 치료 표준인 ‘자이티가’와 스테로이드 제제 조합 대비 질병 진행 위험을 34%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PFS)의 경우, ‘린파자’ 병용요법군은 24.8개월인 반면, 대조군은 16.6개월이었다. 하지만, 전체 생존율의 경우, ‘린파자’ 병용요법은 37.1%, 대조군은 43.1%인 것으로 나타나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는 PARP 억제제들이 지난해 난소암 후기 치료 단계에서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시장에서 속속 철수한 점을 고려할 때, 꽤나 의미심장한 결과이다. 만약 ‘린파자’와 mCRPC 환자 사망 위험간의 인과관계가 입증될 경우, 전립선암 영역에서도 PARP 억제제를 향한 FDA의 칼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현재 PARP 억제제 중 전립선암에 적응증을 확보한 약물은 ▲‘린파자’와 ▲미국 클로비스 파마슈티컬스(Clovis Pharmaceuticals)의 ‘루브라카’(Rubraca, 성분명: 루카파립·rucaparib)가 유이하다.

만약 FDA가 전체 생존율을 근거로 ‘린파자’ 1차 치료라인 진입에 대해 불허할 경우, 난소암과 같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mCRPC 부분에 대한 적응증 철회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미국 SVB 증권(SVB Securities)의 앤드류 베렌스(Andrew Berens) 애널리스트는 이를 계기로 전립선암 치료에서 PARP 억제제 인기는 한풀 꺾일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린파자’가  mCRPC 1차 치료 라인에 진입한다 하더라도 환자들은 사용하기를 주저할 것”이라며 “이전에 전립선암 영역에서 ‘린파자’는 연간 최고 40억 달러(6일 환율 기준 약 5조 186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제는 절반으로 줄어든 20억 달러(한화 약 2조 5930억 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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