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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스프링웍스 테라퓨틱스(SpringWorks Therapeutics)의 데스모이드 종양 치료제 ‘니로가세스타트’(Nirogacestat)가 미국에서 허가 신청이 접수되면서 희귀암종에 대한 최초의 치료제 탄생 기대감이 고조된다.
스프링웍스 테라퓨틱스는 27일(현지 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니로가세스타트’의 신약 허가 신청(NDA)을 접수하고 이를 우선 심사(Priority Review) 품목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른 심사 기간은 오는 8월 27일까지로, 연내 승인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FDA의 NDA 접수는 데스모이드 종양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DeFi)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시험 참여자들은 고형암의 반응 평가 기준(RECIST 1.1)으로 진단 12개월 이내에 암 진행률이 20% 이상인 환자 142명으로 구성됐다. 해당 시험은 1:1 무작위 비율로 ‘니로가세스타트’ 150mg과 위약을 대조 평가한 연구로, 시험의 1차 평가변수는 무진행 생존(PFS)이었다.
지난해 9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니로가세스타트’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니로가세스타트’ 투여군의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은 위약군 대비 71% 감소했다. 이밖에도 주요 2차 평가변수인 ‘니로가세스타트’의 객관적 반응률은 41%인 반면 위약은 8%에 불과했다. 암 세포가 모두 사라진 완전한 반응률의 경우, ‘니로가세스타트’는 7%, 위약은 0%였다.
하지만, 카플란-마이어 생존 분석(Kaplan-Meier estimate) 도구를 통해 PFS를 분석한 결과, ‘니로가세스타트’는 PFS를 달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은 “성별, 암 위치, 이전 치료 또는 수술 여부, 변이 상태 등 사전에 설계된 하위 집단 별로 데이터를 살펴보면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키브 이슬람(Saqib Islam) 스프링웍스 테라퓨틱스 최고경영자는 “뚜렷한 치료제가 없는 데스모이드 종양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영광”이라며 “FDA와 긴밀히 협력하여 하루빨리 출시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데스모이드 종양은 섬유 조직을 형성하는 연조직에 매우 드물게 종양이 발생하는 암이다. 아직까지 명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학자들은 DNA에 특정한 변이가 발생하여 연조직 세포가 빠르게 증식하여 종양이 생성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체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복부, 팔 다리에 주로 발생한다.
이 암은 전이가 잘 되지 않으므로, 수술을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수술 이후에도 국소적으로 재발이 잦고 주변 조직으로 침윤하여 혈관과 주요 장기에 영향을 끼친다. 현재까지 승인된 데스모이드 종양 치료제는 없으며, 방사선 요법 혹은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한다.
‘니로가세스타트’는 경구용 감마 분비 효소(gamma secretase) 저해 소분자 약물이다. 감마 분비 효소는 노치를 비롯한 막관통 단백질 복합체 분해를 촉매하여 신호 전달 경로를 활성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중 노치(Notch)는 데스모이드 종양 및 난소 과립세포 종양의 성장에 기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약물은 감마 분비 효소를 억제하여 데스모이드 종양을 치료하도록 설계됐다.
FDA는 앞서 ‘니로가세스타트’를 데스모이드 종양에 대한 희귀의약품,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 혁신 신약으로 지정한 바 있다. 만약, ‘니로가세스타트’의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니로가세스타트’는 사상 첫 데스모이드 종양에 대한 치료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