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전립선암 경쟁 교두보 마련했지만 ‘반쪽’ 성공
얀센, 전립선암 경쟁 교두보 마련했지만 ‘반쪽’ 성공
EMA, BRCA 변이 전이성 mCRPC 치료제로 승인 권고

임상서 BRCA 변이 효능 입증 ... HRR 변이 개선점 없어

당분간 ‘린파자’ 우위 지속될 전망 ... “반쪽짜리 성공”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2.2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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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의 의약품 개발 역사는 시대의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우리 기업들에는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제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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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얀센(Johnson&Johnson)이 유럽에서 전립선암 적응증 확보를 목전에 두면서 전립선암에 대한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파프) 억제제 경쟁 합류를 예고했다. 하지만, 그 쓰임새가 경쟁 약물 대비 제한적인터라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 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는 지난 23일(현지 시간), 스테로이드 제제와 병용한 얀센의 ‘아키가’(Akeega) 복합제를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로 승인 권고했다. 적응증은 BRCA1·2 변이 환자에게만 사용되도록 제한됐다.

‘아키가’는 영국 GSK의 ‘제줄라’(Zejula, 성분명: 니라파립·niraparib)50mg+얀센의 전립선암 호르몬 요법제 ‘자이티가’(Zytiga, 성분명: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abiraterone acetate)500mg 또는 ‘제줄라’100 mg+‘자이티가’500mg를 필름 코팅 정제로 조합한 고정용량 복합제이다. 얀센은 유럽에서 ‘아키가’라는 제품명으로 이 복합제를 판매할 예정이다.

이번 승인 권고는 전이성 mCRPC의 1차 치료에서 ‘아키가’를 평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MAGNITUDE)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시험 결과, ‘아키가’는 BRCA1·2 변이 환자에서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47% 감소시키는 등 유망한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그러나, HRR 변이 환자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 EMA는 ‘아키가’를 BRCA1·2 변이로만 적응증을 축소시켰다. 

이날 마틴 보겔(Martin Vogel) 얀센 독일 지사 관계자는 “BRCA1·2와 같은 유전자 변이를 가진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의 예후는 다른 변이보다 더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mCRPC BRCA1·2변이에서 ‘아키가’가 치료 표준을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머크(MSD)와 아스트라제네카(AZ)가 공동 개발한 최초의 PARP저해제 ‘린파자정(성분명: 올라파립)’ 100mg.
머크(MSD)와 아스트라제네카(AZ)가 공동 개발한 최초의 PARP저해제 ‘린파자정(성분명: 올라파립)’ 100mg.

전립선암은 전립선 내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방광 출구가 막혀 소변을 배설하지 못하게 되는 급성요폐, 혈뇨, 요실금이 나타난다. 암 세포가 전이되면 골 전이에 의한 뼈의 통증, 척수압박에 의한 신경증상 및 골절 등이 발생한다.

전립선암의 치료는 병의 진행 단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국소 암의 경우 기존의 항암요법을 통해 근본 치료를 목표로 두고 있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 전신 치료를 시행한다. 대부분 안드로겐 수용체를 억제하는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호르몬 치료제에 내성이 생길 경우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전체 전립선암 환자의 10~15%가 거세저항성으로 진행하는데, 이 경우 예후가 좋지 않아 기대 수명은 1년 정도로 줄어든다.  

최근 2차 치료 라인에서 신약들이 등장하면서 생존 기간은 4~5년까지 늘어났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파프(PARP) 억제제가 있다. 파프는 DNA 복제 시 필연적으로 발생되는 손상을 복구하기 위해 필요한 단백질이다. 이중 PARP-1과 PARP-2는 다중 당중합효소의 기능을 하는데, 항암 치료 과정에서 이 효소를 억제하면 암 세포가 손상된 DNA를 복구하지 못한다.

PARP 억제제는 본래 유방암 및 난소암에서 그 역량을 실컷 발휘하고 있었다.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불응하는 BRCA1 및 BRCA2 유전자 변이 유방암이나 난소암 치료에 탁월한 치료 효과를 입증하면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PARP 억제제는 본래 유방암 및 난소암에서 그 역량을 실컷 발휘하고 있었다.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불응하는 BRCA1 및 BRCA2 유전자 변이 유방암이나 난소암 치료에 탁월한 치료 효과를 입증하면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PARP 억제제가 특정 유전자 변이가 발생한 전립선암 환자들에서도 사망 위험을 유의미하게 감소시킨 연구 결과가 속속 발표되자, 이 약물 계열은 이후 전립선암으로도 보폭을 넓혔다. 처음에는 2차 치료 라인에서 사용됐지만, AZ와 머크의 ‘린파자’가 지난해 유럽에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면서 1차 치료 라인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현재 상용화된 대표적인 PARP 억제제는 AZ 및 머크의 ▲‘린파자’ ▲미국 클로비스 파마슈티컬스(Clovis Pharmaceuticals)의 ‘루브라카’(Rubraca, 성분명: 루카파립·rucaparib) ▲영국 GSK의 ‘제줄라’(Zejula, 성분명: 니라파립·niraparib)가 있다. 이중 전립선암에 대한 적응증을 확보한 약물은 △‘린파자’와 △‘루브라카’가 유이하다.

한편, 전립선암은 서구권의 경우, 남성 암 중 가장 흔한 암으로,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인다. 우리나라도 최근 전립선암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련 시장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인데, 시장조사 전문업체 그랜드 뷰 리서치(Grand View Research)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전립선암 치료제 시장은 214억 8000만달러(27일 환율 기준 약 28조 4287억 8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립선암이 군침을 흘릴 만한 매력적인 소비 시장으로 급속히 성장함에 따라 얀센은 ‘아키가’를 통해 시장 진출에 나선으로 풀이된다. 다만, ‘아키가’의 적응증이 제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에서 ‘린파자’의 우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이성 mCRPC에서 ‘아키가’와 ‘린파자’를 평가한 각각의 임상 3상 시험 데이터를 비교할 시 두 약물의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린파자’는 관련 3상에서(시험명: PROpel) 유전자 변이와 무관하게 현 표준 치료법 대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을 34% 감소시켰으며, 특히 HRR 변이에서는 감소율이 46%로 나온 반면, ‘아키가’는 MAGNITUDE 연구에서 BRCA1·2 변이에만 효능을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EMA의 승인 권고를 두고 ‘아키가’의 반쪽짜리 성공이라는 평을 내놓았다. 전체 mCRPC 비율을 치료 표적 바이오마커별로 살펴보면, BRCA 변이는 전체에서 11%~33%, HRR 변이는 20~3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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