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믈리아, B형간염 치료에 진심인 회사가 만든 제품”
“베믈리아, B형간염 치료에 진심인 회사가 만든 제품”
“간암 원인의 73%가 B형간염 … 항바이러스제는 필수 치료제”

“자진 약가인하로 환자 경제적 부담 완화… 요일약통으로 차별화”

“‘카니발라이제이션’ 생기더라도 필요하다면 더 나은 약으로 바꿔야”

동아ST “베믈리아, 3년 안에 매출 100억 달성 … 개발 영역 확대 목표”
  • 이지혜
  • admin@hkn24.com
  • 승인 2023.02.21 0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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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에스티 김경섭 수석이 헬스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02.16)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동아에스티 김경섭 수석이 헬스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02.16)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전세계 B형간염 치료제 시장의 처방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수년 전만 해도 BMS의 ‘바라크루드’(성분명 엔테카비르, ETV: Entecavir)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르 디소프록실, TDF: Tenofovir disoproxil fumarate)가 시장을 양분했으나, 이제는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신제품 ‘베믈리디’(성분명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헤미푸마르산염, TAF: Tenofovir alafenamide hemi-fumarate)가 시장을 견인하는 모양새다.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에서는 여전히 ‘바라크루드’와 ‘비리어드’가 B형간염 치료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베믈리디’의 급여가 제한적인 탓에 기존 제품에서 스위칭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어서다. 이러한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베믈리디’는 매년 100억원 가량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국내 환자들의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특히 최근 급여 확대와 관련한 논의 및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큰 제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도 ‘베믈리디’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이미 네 개 제약사가 ‘베믈리디’ 후속 제품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한 상황인데, 이중 동아에스티(동아ST)가 최근 ‘베믈리디’의 개량신약인 ‘베믈리아’(성분명 테노포비르 알라페나미드 시트르산염, Tenofovir alafenamide citrate)를 급여 출시하며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동아에스티는 이미 ‘헵세비어’, ‘바라클’, ‘비리얼’ 등 3가지 종류의 B형간염 치료제를 보유한 회사다. ‘B형간염 치료에 진심인 회사’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울 정도로 관련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먼저 ‘베믈리디’ 후속 제품을 선보이면서 시장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동아에스티 ‘베믈리아’ PM(PRODUCT MANAGER)을 맡은 김경섭 수석과 김정진 선임은 16일 헬스코리아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베믈리아’를 포함한 B형간염 치료제 4종의 파이프라인을 넘어 최종적으로는 B형간염 완치제와 간암 치료제 개발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래야 간에 진심인 회사라는 것이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커져가는 TAF 시장에 동아ST 베믈리아 출격”

“오리지널보다 30% 낮은 약가로 회색지대 공략”

동아에스티 김경섭 수석이 헬스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02.16)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동아에스티 김경섭 수석이 헬스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02.16)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김경섭 수석은 “만성 B형간염이 간암 원인의 73%나 된다. B형간염 완치제가 없는 현재 상황에서 B형간염 치료제가 곧 간암 치료제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위중증으로 가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제인 셈이다. 그만큼 매력이 있고 우리가 도전해야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서 B형간염 파이프라인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인의 간암 사망률을 보면 OECD 국가 중 1위다. 국내 암종 사망률을 보면 4대암 사망률 중에서 간암이 폐암 다음으로 2위다. 더군다나 사회적 활동 연령대인 40~50대에서 사망률이 가장 높다”며 “5년 상대생존율도 위암, 대장암은 70% 이상이지만, 간암은 40% 이하로 예후가 좋은 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B형간염은 간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지만, 실제 치료를 받는 환자는 그리 많지 않다. 동아에스티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성 B형간염 유병자는 150만명 정도로, 이중 20%인 30만명만이 치료를 받고 있다. 특히, B형간염 유병자인데도 급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치료 받지 못하는 환자가 30%에 이른다. 동아에스티는 오리지널보다 낮은 ‘베믈리아’의 약가를 앞세워 이처럼 ‘회색 지대’에 놓인 환자들의 미충족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베믈리아’의 정당 약가는 2474원으로, ‘베믈리디’(3535원)의 70% 수준이다. 개량신약으로 허가받은 만큼 오리지널 대비 90%까지 약가를 신청할 수 있었으나, 동아에스티는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로 자진해서 약가를 30% 낮게 신청했다.

김 수석은 “B형간염 환자이지만, 급여 기준에 충족하지 않아 회색 지대에 있는 환자들의 10년째 간암 발병률은 12.7%에 달한다”며 “이들 환자는 비급여로라도 치료제를 복용해야 한다. ‘베믈리아’를 비급여로 복용하면 환자들은 (오리지널과 비교해) 약값을 1년에 38만원 절감할 수 있다. 환자의 니즈를 우리가 충족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의료계에서는 이처럼 회색 지대에 놓인 환자들을 급여권으로 끌여들이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 임상시험이 완료되면 B형간염 치료제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경우 ‘베믈리아’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김 수석의 설명이다.

김 수석은 “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제품명 : 비리어드)이 엔테카비르(제품명 : 바라크루드)보다 우수하다는 것이 이미 임상으로 입증됐고, (‘베믈리디’와 ‘베믈리아’의 주성분인) 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는 테노포비르디소프록실을 개선한 약물이기 때문에 새로이 급여 시장이 열리면 (환자들이) 많이 갈 수밖에 없다”며 “급여 기준만 맞춰진다면 테노포비르알라페나미드가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복약 순응도가 내성 발현 판가름 … 요일약통으로 차별화”

동아에스티 김경섭 수석이 헬스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아의 요일약통을 설명하고 있다. (2023.02.16)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동아에스티 김경섭 수석이 헬스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아의 요일약통을 설명하고 있다. (2023.02.16)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김경섭 수석은 ‘베믈리아’만의 강점으로 약가와 함께 요일약통, B형간염 파이프라인 확보 경험 등을 꼽았다.  

김 수석은 “항바이러스제는 거의 평생을 먹어야 하는 약제이지만 간은 침묵의 장기이기 때문에 증상이 없으면 까먹고 복용하지 못할 때가 있다. 오늘 먹었는지 안먹었는지 기억을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복약 순응도가 낮은 환자와 좋은 환자의 내성 발현율이 2.75배 정도 차이가 난다는 데이터가 있다. 하루이틀 까먹고 안하는 건 큰 차이가 없지만 장기간 안먹었을 때 DNA 역가 수치가 커지는 경우가 있어서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들의 글들을 읽어보면 약제를 먹을 때 자주 까먹는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이전 약제인 ‘비리얼’ 때부터 ‘요일약통’을 적용하고 있다”며 “환자들이 약을 복용하려 뚜껑을 열면 뚜껑에 표시된 요일이 다음날로 바뀐다. 자신이 어떤 요일에 약을 먹었는지, 먹지 않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아에스티 베믈리아 ‘요일약통’ (2023.02.16)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동아에스티 베믈리아 ‘요일약통’ (2023.02.16)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헵세비어’, ‘바라클’, ‘비리얼’ 등을 판매하며 B형간염 치료제 시장에서 쌓은 강력한 영업망과 경험 또한 ‘베믈리아’를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는 경쟁력으로 꼽힌다.

김 수석은 “2021년과 2022년 통틀어서 동아에스티가 제네릭으로는 오리지널을 제외하고 국내 B형간염 치료제 시장 점유율 1위다. 여기에 탄력을 받아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먼저 ‘베믈리아’를 출시할 수 있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후발주자보다 많이 우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출 비중은 종합병원에서 압도적으로 많은데, 그만큼 교수님들이 인정하는 약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병원의 경우 ‘바라클’, ‘비리얼’을 판매한 전국의 거래처가 210개 정도 된다. ‘베믈리아’ 판매에 이 영업망을 활용할 예정”이라며 “‘베믈리아’의 경우, 현재 전국 160개 종합병원 약사위원회(DC, Drug committee)에 통과하기 위해 서류 접수를 하고 있다. DC가 매달 진행되는 병원도 있지만 분기 혹은 반기별로도 있기 때문에 전체 종합병원에 들어가려면 약 1년 정도의 텀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진 선임은 “오리지널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한 것이 B형간염 치료제 제네릭 시장에서 1위를 달성하는데 큰 힘이 됐다”며 “의료전문가들로부터 신뢰도가 있는 제품으로 인정받았기에 달성할 수 있었던 성과다. 그래서 ‘베믈리아’도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에스티는 오리지널 대비 ‘베믈리아’의 비열등성을 입증하기 위한 4상 임상을 전국 28개 기관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비열등성 임상에는 통상 1년 정도 소요되는 만큼 내년도 ‘리버위크’에서 임상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리버위크’는 국내 간관련 4개 학회(대한간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회)가 공동 주최하는 국제간연관심포지엄이다. 

 

“‘베믈리아’ 3년 안에 100억원대 품목으로 육성하는 것이 목표”

“자사 제품 간 경쟁 생겨도 필요하다면 더 나은 약으로 바꿔야”  

동아에스티 김정진 선임이 헬스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02.16)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동아에스티 김정진 선임이 헬스코리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사의 B형간염 치료제 베믈리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3.02.16)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동아에스티는 B형간염 치료제 포트폴리오가 늘어나면서 자사 제품들 간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카니발라이제이션은 한 기업의 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으로, ‘베믈리아’가 시장에서 선전할수록 ‘헵세비어’, ‘바라클’, ‘비리얼’ 등의 시장 점유율이 쪼그라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김경섭 수석은 “기존 제품의 시장을 뺏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차기 제품을 못만든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환자 입장에서 더 좋은 약제가 나왔으면 바꾸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돈 보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진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는 “B형간염과 C형간염이 간암 원인의 80%를 넘게 차지하지만 C형간염은 완치제가 나왔다”며 “환자들이나 교수님들은 B형간염도 빠르면 5~10년 안에 완치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B형간염 치료제 4종의 파이프라인을 바탕으로 B형간염 완치제와 간암 치료제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동아에스티는 향후 3년 안에 ‘베믈리아’를 매출 100억원대 품목으로 육성해 B형간염 치료제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한다는 구상이다.

김경섭 수석은 “3년 안에 매출 100억원 만들기가 목표다. 오리지널인 ‘베믈리디’의 매출이 연간 100억원씩 성장하고 있는 만큼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며 “유병률에 비해 치료를 받는 환자의 수가 적고, 회색지대에 있는 환자군의 급여기준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만큼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의료진과 협력해 간편한 세상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그래야 동아에스티가 간에 진심인 것이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어필했다.

 

(왼쪽부터) 동아에스티 김정진 선임, 김경섭 수석 (2023.02.16)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왼쪽부터) 동아에스티 김정진 선임, 김경섭 수석 (2023.02.16)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베믈리아’는 동아에스티가 ‘베믈리디’의 염을 시트르산으로 변경해 개발한 개량신약이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와 허가특허연계제도에 따른 우선품목허가를 동시에 획득했다. 현재 동아에스티뿐 아니라 제일약품(테카비어디), 대웅제약(베믈리버), 종근당(테노포벨에이) 등 3개 회사도 품목허가와 우판권을 획득했지만, 빨라도 다음달에나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동아에스티의 시장 선점 효과가 작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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