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포형 JAK 억제제 시장 경쟁 본격화
도포형 JAK 억제제 시장 경쟁 본격화
인사이트 ‘옵젤루라’, 사상 첫 국소 도포형 JAK 억제제로 등극

노바티스, 유력한 경쟁자로 부상했지만 지난해 개발 대열 이탈

레오파마, 동급 최고 JAK 억제제 최종 임상 완료 ... 시장 독주 제동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2.16 0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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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첫 국소 도포형 JAK 억제제 ‘옵젤루라’ [사진=인사이트 홈페이지]
세계 첫 국소 도포형 JAK 억제제 ‘옵젤루라’ [사진=인사이트 홈페이지]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인사이트(Incyte)가 독주하던 국소 도포형 JAK 억제제 시장이 본격적인 경쟁구도로 재편될 전망이다. 덴마크 레오 파마(Leo Pharma)가 치료 효과가 더 개선된 도포형 제제를 선보이면서다. 

JAK(야누스 키나아제)는 인터류킨(IL)-4, IL-13, IL-31, IL-22, 흉선성 림프포이에틴(TSLP) 등 자가면역 질환과 관련된 사이토카인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JAK 억제제는 이를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관절염, 궤양성 대장염, 아토피 피부염 등 만성 염증 질환의 치료에 사용된다.

JAK 억제제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2011년 11월이다. 당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와 미국 인사이트가 공동 개발한 JAK 억제제 ‘자카비’(Jakafi, 성분명: 룩소리티닙·ruxolitinib)를 골수섬유증 치료제로 승인하면서 JAK 억제제 탄생의 신호탄을 쐈다.

이후 미국 애브비(AbbVie)의 ‘린버크’(Rinvoq, 성분명: 유파다시티닙·upadacitinib), 미국 화이자(Pfizer)의 ‘시빈코’(Cibinqo, 성분명: 아브로시티닙·abrocitinib),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올루미언트’(Olumiant, 성분명: 바리시티닙·baricitinib) 등이 FDA의 관문을 통과하면서 자가면역 질환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아직까지 자가면역 질환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약물 계열은 생물학적 제제이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사노피(Sanofi)의 ‘듀피젠트’(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dupilumab)는 2022년에 전년 62억 4960만 유로(15일 환율 기준 약 8조 5945억 1241만 원)에서 32.6% 증가한 82억 9300만 유로(한화 약 11조 4046억 1653만 원)의 판매고를 올린 바 있다.

JAK 억제제는 생물학적 제제 대비 복용 편의성을 무기로 시장을 매섭게 공략하고 있다. 사노피의 ‘듀피젠트’는 주기적으로 통원 치료를 통해 주사를 투약 받아야 하는 반면, 대부분의 JAK 억제제는 환자가 직접 1일 1회 경구 알약을 복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이에 더해 도포 제형 JAK 억제제를 개발하면서 복용 편의성을 더욱 개선했다. 경증에서 중등도의 국소 피부형 자가면역 질환에서는 여전히 스테로이드 제제가 사용돼 왔던 미충족 의료 수요 해결에 나선 것이다.

 

인사이트 ‘옵젤루라’, 사상 첫 국소 도포형 JAK 억제제

가장 먼저 시장에 깃발을 꼽은 곳은 인사이트이다. 인사이트의 ‘옵젤루라’(Opzelura, 성분명: 룩솔리티닙·ruxolitinib)는 지난 2021년 9월, 미국 FDA로부터 12세 이상의 면역력이 저하되지 않은 경증에서 중등도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단기·비지속성 치료제로 승인받으면서 최초이자 유일한 국소 도포형 JAK 억제제가 됐다.

이 약물은 출시 이후 스테로이드 제제의 대안으로서 견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2022년에는 전년(466만 달러) 대비 2657% 급증한 1억 2873만 달러의 수익을 거두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옵젤루라’는 아토피 피부염 비스테로이드 제제 시장에서 약 1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미국 SVB 증권(SVB Securities)의 앤드류 베렌스(Andrew Berens) 애널리스트는 ‘옵젤루라’가 오는 2030년에 6억 7300만 달러(한화 약 8629억 2060만 원)의 매출액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국소 도포형 JAK 억제제 분야에서 인사이트를 추격하는 업체로는 노바티스가 있었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도포 제형 JAK 억제제 후보 물질 ‘CEE321’의 임상 연구 개발을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시험은 건강한 성인 28명을 대상으로 ‘CEE321’의 내약성, 안전성, 약동학을 평가한 것으로, 임상 1상 시험은 2021년 5월에 최종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임상 데이터를 검토한 결과 ‘CEE321’의 유익성이 위험성을 능가한다고 판단되지 않아 노바티스는 임상을 중단했으며, 지난해 2월 ‘CEE321’ 개발을 공식적으로 포기했다.

유력한 경쟁자가 사라진 상황에서 모두들 국소 도포형 JAK 억제제 시장은 인사이트가 독식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레오 파마가 인사이트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상황이 반전되는 양상이다.

 

레오 파마 “델고시티닙, 동급 최고의 JAK 억제제로 자리잡을 것”

레오 파마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손등 습진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DELTA 2)에서 자사의 도포형 JAK 억제제 후보물질 ‘델고시티닙’(delgocitinib)이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델고시티닙’은 만성 염증성 피부 질환을 유발하는 JAK-STAT 경로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동급 최초의 국소 도포형 범 JAK 억제제이다. 인사이트의 ‘옵젤루라’는 JAK1과 JAK2 단백질만을 저해한다.

DELTA 2 연구는 중등도에서 중증의 만성 손등 습진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국소 도포형 치료제와 1일 2회 도포하는 ‘델고시티닙’을 비교한 연구였다. 그 결과, 치료 16주 차에 ‘델고시티닙’ 투여군의 손등 습진 중증도 지수(HECSI)가 대조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구체적인 데이터는 향후 개최되는 학술 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요르그 묄러(Jörg Möller) 레오 파마 글로벌 연구 개발 총괄은 “이번 연구 결과는 ‘델고시티닙’이 손등 습진에서 동급 최강의 국소 치료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업계 전문가들은 ‘델고시티닙’의 임상 프로그램이 마무리 되어감에 따라 국소 도포형 JAK 억제제 시장에서 인사이트와 레오 파마의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델고시티닙’과 ‘옵젤루라’의 적응증이 각기 다른 만큼, 시장에서 직접적인 충돌은 없을 것이라는 평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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