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메디컬 이슈] AI가 지배하는 세상 ... 질병진단도 손쉽게
[오늘의 메디컬 이슈] AI가 지배하는 세상 ... 질병진단도 손쉽게
  • 신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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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2.0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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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신은주] 파킨슨병과 수면무호흡증 등 다양한 질환을 조기발견, 조기치료할 수 있는 인공지능(AI)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스타틴 복용이 모야모야병 환자 뇌혈관질환 및 사망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최근 이슈가 된 주요 메디컬 뉴스를 정리했다. [편집자 글]

인공지능 기반 X-ray 분석으로 수면무호흡증 진단

[사진]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정한길, 김택균, 신경과 윤창호 교수
(왼쪽부터)분당서울대병원 신경외과 정한길, 김택균, 신경과 윤창호 교수

두경부 X-ray 영상을 분석해 수면무호흡증을 진단하는 인공지능 모델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7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신경외과 정한길·김택균, 신경과 윤창호 교수 연구팀은 두경부 X-ray 영상 분석만으로도 수면무호흡증을 예측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 해당 알고리즘은 분당서울대병원에 내원한 환자 5591명의 두경부 X-ray 영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학습과 검증을 통해 만들어졌으며, 내부 및 외부 테스트를 거쳐 성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인공지능 모델은 AUROC 0.82의 높은 정확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AUROC는 인공지능 모델의 성능을 평가하는 지표로, 1에 가까울수록 성능이 우수함을 의미한다. 해당 모델은 수면무호흡증과 관련성이 높은 상기도(기도의 상부), 특히 혀와 그 주변부 구조를 중심으로 환자들의 두경부 X-ray 영상을 분석해 사람의 눈으로 구분할 수 없는 미세한 차이까지 구분,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분류할 수 있다.

 

[두경부 X-ray 영상을 활용한 수면무호흡증 진단 예시]딥러닝 알고리즘이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분류하는 이미지 상 특이점의 위치(붉은색)를 확인할 수 있다.
[두경부 X-ray 영상을 활용한 수면무호흡증 진단 예시]딥러닝 알고리즘이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분류하는 이미지 상 특이점의 위치(붉은색)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팀은 “진단에 필요한 두경부 X-ray 영상 검사는 절차가 비교적 간단하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 이러한 인공지능 모델을 활용한다면 조기 치료가 중요한 수면무호흡증의 진단 및 치료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 세계적으로 수면무호흡증의 유병률은 30~69세 성인 중 10억 명 정도로 추정되고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를 시작한다면 더 이상의 증상 악화를 막고, 삶의 질 또한 높아질 수 있다.

정한길 교수는 “다른 임상적인 예측 인자 없이 두경부 X-ray 영상만을 활용해 수면무호흡증을 선별 진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한 연구”라며, “정확성과 경제성을 갖춘 이번 모델이 수면무호흡증의 조기 진단과 치료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인공지능센터가 지원한 이번 연구는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이비인후과 이승훈 교수, 하버드의대 로버트 토마스 교수의 공동연구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미국수면의학회지(Journal of Clinical Sleep Medicine)에 게재됐다.

 

파킨슨병 조기 감별 AI 알고리즘 개발 

그런가하면 병원에서 시행하는 표준 심전도 검사만으로도 특발성 파킨슨병을 감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딥러닝 알고리즘이 개발됐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이찬녕, 주형준 교수팀(1저자 의료빅데이터연구소 유학제 교수, 의학통계학 석사과정 정세화, 공동 교신저자 신경과 이찬녕 교수, 순환기내과 주형준 교수)은 파킨슨병이 병태생리상 심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점에 착안하여 심전도 검사를 활용하여 파킨슨병을 감별할 수 있는 인공지능 딥러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심전도 검사는 심장의 상태를 평가하는 기본 검사로 병원이나 건강검진센터에서 널리 시행하고 있어 그 활용성이 매우 높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을 위해 고대 안암병원 정밀의료 데이터베이스에서 각각 751명의 특발성 파킨슨병 환자와 대조군, 그리고 297명의 약물로 인한 파킨슨병 유사 증상 환자 등 총 1799명의 환자 데이터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개발된 인공지능 알고리즘은 87%의 정확도로 파킨슨병을 감별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파킨슨병이 아님에도 약물에 의해 유사한 증상이 발생한 경우를 85%의 정확도로 구분해 냈다.

 

연구팀은 “심전도의 원시 파형 데이터까지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고대 의료원의 정밀한 데이터베이스가 있었기에 연구가 가능했다”며, “향후 알고리즘을 고도화 하고, 타병원 데이터에서의 검증을 통해 조기진단법으로서의 활용가능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킨슨병은 움직임이 둔해지고, 떨림 증상으로 인해 삶의 질이 매우 저하되는 질환이다. 특발성 파킨슨병(이하, 파킨슨병)은 고령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60세 이상에서 약 1%정도로 높은 유병률을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 파킨슨병의 완치가 가능한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았다. 파킨슨병의 진행을 늦추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요법을 조기에 시작할 때 그 효과가 높기 때문에, 가급적 파킨슨병을 조기에 진단하여 빨리 약물요법을 시작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예후를 개선하는데 중요하다.

하지만 파킨슨병 진단이 쉽지 않아 많은 환자들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고 있어 간편한 방법으로 고위험군을 선별하고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의 개발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스타틴 복용, 모야모야병 환자 뇌혈관질환 및 사망 예방에 효과

(왼쪽부터)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유준상, 김진권 교수
(왼쪽부터)용인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유준상, 김진권 교수

심혈관질환에 사용하는 스타틴 약물 복용이 모야모야병 환자의 뇌혈관질환 발생 및 사망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세브란스병원(병원장 김은경) 신경과 유준상, 김진권 교수팀의 연구결과다. 

모야모야병은 양쪽 경동맥 말단부가 비정상적으로 좁아지면서 작고 미성숙한 뇌혈관이 발달해 뇌경색과 뇌출혈로 이어질 수 있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주로 동아시아인에게서 드물게 발생하며, 수술적 치료 외에 뚜렷한 약물 치료 방법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뇌경색 환자들에게 널리 쓰이는 ‘스타틴’을 모야모야병 환자에게 사용할 경우 뇌혈관질환의 발생이나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를 위해 2009년부터 2021년 사이에 모야모야병을 새로 진단받은 1만 3373명의 환자를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연구 기간 내 뇌출혈과 뇌경색을 포함한 뇌졸중의 발생이 631건, 사망이 237건 확인됐다. 관찰연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나이, 성별, 진단 당시 뇌졸중 여부, 뇌혈관 수술 여부 등의 변수를 보정하게 되면 스타틴 복용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26%가량 낮은 뇌혈관질환 및 사망 발생 위험률을 보였다. 각각의 변수를 소그룹으로 분류한 분석에서도 스타틴의 사용은 전반적으로 낮은 뇌혈관질환 및 사망 발생 위험률을 보였다.

모든 모야모야병 환자가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일반적으로 증상을 완화하고 뇌를 보호하는 약물 치료가 권고된다. 하지만 그간 뚜렷한 효과를 나타내는 약물 치료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유준상 교수는 이번 연구와 관련, “모야모야병 환자의 뇌혈관질환 발생과 사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약물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모야모야병 환자의 스타틴 복용 비율이 30%를 밑도는 현재 상황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스타틴 사용을 권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령화로 급성골수성백혈병 증가 ... 新치료법 효과 입증

(왼쪽부터)조병식 교수, 곽대훈 임상강사
(왼쪽부터)조병식 교수, 곽대훈 임상강사

항암과 조혈모세포이식의 표준치료가 어려운 노인 환자에게 희망을 주는 새로운 치료법이 국내 처음으로 소개돼 그 효과를 입증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혈액내과 조병식(교신저자)·곽대훈(제1저자) 교수팀은 백혈병 신약 베네토클락스와 항암제 데시타빈의 병합치료요법 효과를 입증한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인 'Blood cancer journal(2021 JCR IF 9.812 / 5년 IF 11.680)'에 게재했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평균 발병 연령이 65~67세로 노인에서 호발하는데, 발병률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고령환자는 전신수행능력 감소로 젊은 환자들이 받는 표준 항암치료나 조혈모세포 이식에 부적합한 경우가 많아 치료의 선택지가 적었다. 이로 인해 중앙 생존기간 10개월 미만의 매우 불량한 예후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메틸화 억제제(hypomethylating agent)와 B-cell lymphoma-2 단백 (BCL-2)를 억제하는 표적치료제 베네토클락스(venetoclax)의 병합 치료법이 도입되어, 노인 급성백혈병 치료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

3상 임상시험에서 보인 메틸화 억제제 단독 치료 대비 뛰어난 효과를 바탕으로, 미국 FDA는 2020년 표준항암요법이 불가능한 노인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에서 메틸화 억제제(아자시티딘, 데시타빈)와 베네토클락스의 병합 요법을 1차 치료 요법으로 승인했다.

그러나 미국 등 해외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은 메틸화 억제제 중 아자시티딘과 베네토클락스를 병합한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아자시티딘 단독 치료군과 비교하여 그 성적을 확인한 것이다.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메틸화 억제제인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에 대해서는 데시타빈 단독 치료에 대해 어떤 치료 효과가 나타는지에 대한 보고가 없었다.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연구팀은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의 성적을 데시타빈 단독치료와 비교했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데시타빈 단독 혹은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 요법을 이용해 치료받은 65세 이상 고령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 304명을 대상으로, 연구의 비뚤림을 보정하기 위한 1:1 성향점수 매칭(propensity score matching) 코호트를 구성한 뒤 두 치료약의 치료 효과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의 효과가 데시타빈 단독치료보다 우월함을 확인했다. 데시타빈 단독 치료 환자군의 중앙 생존기간은 8.3개월인 반면,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치료군의 중앙 생존기간은 13.4개월 이었다. 형태학적으로 백혈병 세포가 검출되지 않는 수준 이상의 반응률은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 요법 군에서 70.3%에 달하여 데시타빈 단독 치료의 24.3%보다 훨씬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특히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요법을 받은 환자의 약 30%가 성공적으로 백혈병 세포를 제거한 뒤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이어질 수 있었고 이식 후 1년 이상 생존률이 80%에 달해, 데시타빈과 베네토클락스 병합 치료가 노인 급성백혈병 환자에 완치의 길을 열 수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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