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항체약물접합체 시장 참전 선언 ... 완주할 수 있을까
종근당, 항체약물접합체 시장 참전 선언 ... 완주할 수 있을까
  • 박원진
  • admin@hkn24.com
  • 승인 2023.02.06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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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근당 효종연구소 연구원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종근당 효종연구소 연구원이 신약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종근당이 항체약물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e, ADC) 개발에 본격적인 참여를 선언하면서 ADC 약물시장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 3일 네덜란드 생명공학기업인 시나픽스(Synaffix B.V)와 이 회사의 ADC 플랫폼 기술을 종근당 자체 개발 항체에 접목해 ADC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비독점적 실시권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마일스톤 등을 합친 총 계약금액은 1억 3200만 달러(한화 약 1650억 원)로, 상세 내역은 상대기업의 경영상 비밀유지 요청에 따라 계약금 지급(계약일 기준 14일 이내) 시점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상업화 이후 판매에 대한 단계별 로열티는 별도로 책정된다.

이번 계약으로 종근당은 시나픽스의 항체-약물 접합체 플랫폼 기술 3종 GlycoConnect™, HydraSpace™, toxSYN™의 사용권리를 확보하여 ADC항암제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시나픽스의 ADC 플랫폼 기술은 항체에 정확한 숫자의 약물을 정확한 위치에 접합시키는 위치특이적 결합방법(site-specific conjugation)을 구현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타 기술들의 경우 항체 변형이 필요한 반면 시나픽스의 기술은 기존에 발굴한 항체를 변형없이 ADC로 적용할 수 있어 기존 ADC보다 우수한 효능을 가진다”며, “독성으로부터 안전하고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종근당, 2019년부터 시나픽스와 ADC 발굴 공동연구 진행

김영주 대표 “글로벌 시장 선도 차세대 항암제 개발 속도전”

종근당은 2019년부터 시나픽스와 경쟁력 있는 ADC를 발굴하기 위해 공동연구를 진행하여 기존 ADC 대비 우월한 효능과 안전성 및 안정성을 가진 ADC를 확보해왔다.

김영주 대표는 6일 “종근당은 소세포폐암 신약 캄토벨을 비롯해 항암 이중항체 CKD-702 등 다양한 항암제 개발을 통해 전문성과 노하우를 구축하고 있다”며 “시나픽스와의 이번 계약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차세대 항암제 개발에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항체는 항원에 대한 높은 결합 친화력과 결합 특이성을 지니고 있는데, 치료 효과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제약사들은 목표물에 정확히 도달하는 항체에 세포독성(cytotoxicity) 약물을 실어 보내는 방법을 구상했고, 그 결과물로 탄생한 것이 ADC 기술이다.

이 기술은 암세포 등 특정 세포의 특정 단백질 혹은 수용체에 결합하여 항체에 접합된 약물을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함으로써 다른 세포에는 해를 주지 않고 특정 세포만을 죽일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기존 세포독성 항암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약효를 높일 수 있어 국내외 제약사들이 해당 기술을 활용한 의약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FDA, 2000년 사상 첫 ADC 약물 화이자 ‘마일로타그’ 승인 

ADC 치료제가 등장한 것은 꽤 오래전의 일이다. 미국 화이자(Pfizer)의 ‘마일로타그’(Mylotarg, 성분명: 젬투주맙 오조가미신·gemtuzumab ozogamicin)가 지난 2000년 5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후 2013년 2월 제2호 ADC 치료제인 스위스 로슈(Roche)의 ‘캐사일라’(Kadcyla,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rastuzumab emtansine) 탄생까지 13년이 소요됐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의학 기술 발전으로 ADC 개발이 더욱 정교해짐과 동시에 항암화학요법 대비 세포 독성 등의 부작용이 덜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현재 항암 치료의 대세는 면역 항암 요법이지만, 여전히 기존의 항암 화학 요법 또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항암 화학 요법의 원리는 비정상적으로 빠른 세포 분열을 하여 지속적으로 증식 또는 성장하는 암세포를 억제하는 것이다. 빠르게 성장하는 세포를 비선택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암세포뿐만 아니라 빠른 세포 분열 속도를 갖는 정상 세포 역시 파괴하는 부작용이 있다.

반면, ADC는 항체에 결합한 약물을 항원에 정확히 전달하고 다른 정상 세포의 손상 없이 표적 세포만을 죽일 수 있어 항암화학요법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반증하듯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동안 7개의 ADC가 FDA의 승인을 받았다.

 

시장주도 대표적 치료제는 ‘엔허투’와 ‘트로델비’

대표적인 ADC 치료제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Astrazeneca)와 일본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의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Trastuzumab deruxtecan)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의 ‘트로델비’(Trodelvy, 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sacituzumab govitecan)이다. 이들 약물은 유방암 치료 영역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며 치료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당초 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약물은 스위스 기업 로슈(Loche)의 표적항암제 ‘허셉틴’(Herceptin, 성분명: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이었다. 이 약물은 1998년 9월 FDA로부터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최초 승인했다. ‘허셉틴’은 2021년 기준 29억 1000만 달러(한화 약 3조 7117억 5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하지만, ‘허셉틴’의 ‘치명적’ 약점은 적응증이 HER2 양성 유방암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유방암 환자의 최대 55%는 HER2 수용체 저발현, 10~20%는 삼중음성 유방암인 점을 고려할 때, ‘허셉틴’의 매출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셈이다.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공략한 약물이 바로 ‘엔허투’와 ‘트로델비’다. AZ와 다이이찌산쿄, 그리고 길리어드는 지난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해당 적응증에 대한 유방암 신약을 선보이며 로슈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엔허투’는 다이이찌산쿄가 발견 및 개발한 HER2 유도 항체 및 국소이성질화효소억제제 결합체로,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설계됐다. AZ는 2019년 3월, 다이이찌산쿄와 69억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엔허투’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FDA는 지난 2019년 12월 ‘엔허투’를 이전에 2개 이상의 항HER2 표적 치료제로 치료를 받은 절제불가능·전이성 HER 양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후 2022년 5월, 이전에 항HER2 표적 치료제로 치료받은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확대 승인 받았으며, 같은해 12월에는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를 위한 최초의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세간의 이목을 모은 바 있다. 미국의 투자회사 SVB 증권(SVB Securities)의 앤드류 베렌스(Andrew Berens) 애널리스트는 “‘엔허투’는 오는 2030년까지 최대 46억 달러(한화 약 5조 867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길리어드의 ‘트로델비’ 또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약물은 길리어드가 지난 2020년 210억 달러에 미국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Trop-2 유전자 표적 ADC 치료제이다. FDA는 2020년 4월 이전에 치료 받은 전이성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했으며, 2021년 4월에는 전이성 삼중 음성 유방암의 1차 치료제로 최초 허가한 바 있다.

‘트로델비’는 지난해 HR 양성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TROPiCS-02)에서 ‘엔허투’와 마찬가지로 HER2 저발현 유방암에 치료 효능을 입증하면서 ‘엔허투’와 함께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머크·암젠 등 글로벌 빅파마 잇따라 ADC 개발 동참 

최근에는 미국 머크(Merck, MSD)가 ADC 후보물질 라이선스 계약을 연달아 체결, 시장 경쟁 합류를 예고했다. 머크는 지난해 12월 22일(현지 시간), 중국 켈룬 바이오테크(Kelun Biotech)와 7개의 ADC 후보물질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에 따라 머크는 중국, 마카오, 홍콩을 제외한 모든 시장에서 현재 전임상 연구 개발 중인 켈룬의 암 관련 7개 ADC 후보물질의 독점 권한을 확보했다.

머크는 켈룬 측에 1억 7500만 달러(한화 약 2232억 1250만 원)의 계약금을 선지급하고, 지분을 투자한다. 향후 해당 ADC 후보물질의 개발 성과와 관련 켈룬은 머크로부터 최대 93억 달러(한화 약 11조 8621억 5000만 원)를 받을 수 있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5월, 유방암 관련 ADC 후보물질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계약 규모는 약 14억 달러(한화 약 1조 7857억 원)에 달했다.

머크의 이런 행보는 자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의 의존도를 줄이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머크는 지난해 총 487억 400만 달러(한화 약 62조 1219억 52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중 약 35%인 172억 달러(한화 약 21조 9386억 원)는 ‘키트루다’에서 비롯됐다.

국내에서도 최근 ADC 개발 열풍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 기업은 대전에 소재한 레고켐바이오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12월 미국의 글로벌 제약사 암젠(Amgen)을 상대로 1조 6050억원 규모의 ADC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암젠은 지난달 6일, 이번에 종근당에 기술 이전계약을 체결한 시나픽스와도 ADC 기술도입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항체약물접합체 신약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많은 기업들이 ADC 약물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발에 성공한 기업은 없다”며, “종근당의 이번 기술 도입이 관심을 끄는 것은 최종 제품개발까지 완주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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