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전이성 전립선암 정복 열기 후끈
제약업계, 전이성 전립선암 정복 열기 후끈
면역관문억제제 통한 전립선암 치료 요법 개발 역량 집중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1.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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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방광 전립선통증 전립선암(사진=유성선병원)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잇따른 임상 실패에도 불구하고 전립선암을 정복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연구 타깃은 바로 면역관문억제제다. 전립선암 치료 요법은 여전히 2세대 표적항암제에 머물러 있는 만큼, 개발에 성공할 경우, 제1호 전립선암 면역 항암제라는 타이틀과 함께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립선암은 전립선 내 발생하는 악성 종양이다. 서구권에서 전립선암은 남성 암 중 가장 흔한 암으로,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최근 전립선암의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증상으로는 방광 출구가 막혀 소변을 배설하지 못하게 되는 급성요폐, 혈뇨, 요실금이 나타난다. 암 세포가 전이되면 골 전이에 의한 뼈의 통증, 척수압박에 의한 신경증상 및 골절 등이 발생한다.

전립선암의 치료는 병의 진행 단계에 따라 차이가 있다. 국소 암의 경우 기존의 항암요법을 통해 근본 치료를 목표로 두고 있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 전신 치료를 시행한다. 대부분 안드로겐 수용체를 억제하는 호르몬 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호르몬 치료제에 내성이 생길 경우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으로 발전할 수 있다. 전체 전립선암 환자의 10~15%가 거세저항성으로 진행하는데, 이 경우 예후가 좋지 않아 기대 수명은 1년 정도로 줄어든다.

최근 2차 호르몬 제제 신약들이 등장하면서 생존기간이 4~5년까지 늘어났다. 하지만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중에서도 호르몬에 비의존적인 암 세포가 생성될 수 있는데, 이러한 경우 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를 사용해도 효과가 없어 세포 독성 항암화학요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항암 치료의 트렌드인 면역관문억제제를 통한 전립선암 치료 요법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립선암, 면역 항암제 반응하지 않는 ‘Cold Tumor’

인체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T세포와 같은 면역 체계가 활성화된다. 염증 반응으로 열이 나는 것도 면역 작용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염증 반응이 과하게 일어나면 자가 면역 질환을 야기하기 때문에 T세포의 기능을 억제하는 단백질(CTLA-4, PD-1), 일명 면역 관문을 통해 과도한 면역 반응을 조절해야 한다.

암 세포는 면역 관문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작용하여 면역 체계의 공격을 차단한다. 이때 면역 관문 억제제는 암 세포가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기전을 저해하여 T세포가 암 세포를 공격하도록 한다.

면역 관문 억제제는 기존의 면역 반응을 조절하는 방법이라 치료 효과가 길게 지속되고, 1세대 화학항암제의 세포 독성 부작용이 없다. 2세대 표적항암제가 암종에 따라 쓰임새가 제한되는 반면, 면역 관문 억제제는 암의 종류와 관계 없이 효과를 보인다. 여러 연구를 통해 기존 항암제보다 치료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표준 항암 요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면역 관문 억제제도 단점이 있다. 일명 ‘Cold Tumor(차가운 종양)’ 암종에는 반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Cold Tumor는 종양 미세 환경에서 조직 내 T세포가 없거나, 배제되어 있는 특징을 나타낸다. 따라서 면역세포의 침투가 드물며 다양한 면역 관문 억제제에 반응하지 않는 내성을 보인다. 대표적인 Cold Tumor는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췌장암, 뇌암(교모세포종) 등이다.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전립선암과 같은 Cold Tumor 암종은 단독 면역 요법이 아닌 다양한 요법들과의 조합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아쉬운 것은 아직까지 병용요법 후보에 대한 뚜렷한 청사진이 없다는 것이다.

미국 머크(Merck, MSD)는 여러 요법과의 조합을 통해 자사의 PD-1 면역 관문 억제제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의 전립선암 치료 효과를 탐구하는 임상 개발에 나섰지만 번번히 실패로 돌아갔다. 이 회사는 최근 ‘키트루다’와 호르몬 억제제의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에서 효능 입증에 실패하자 결국 연구를 중단했다.

 

머크, ‘키트루다’+호르몬 요법 임상 3상 실패 ... 도전은 계속

머크측은 25일(현지 시간), 호르몬 민감성 전이성 전립선암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KEYNOTE-991)을 독립적 검토 위원회(BICR)가 중간 분석한 결과 임상 성공 가능성이 낮다는 권고에 따라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임상 시험은 1251명의 호르몬 민감성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미국 화이자(Pfizer)와 일본 아스텔라스(Astellas) 제약의 ‘엑스탄디’(Xtandi, 성분명: 엔잘루타마이드·enzalutamide)+표준 안드로겐 차단 요법(ADT) 병용요법 대비 ▲위약+‘엑스탄디’+표준 ADT 조합을 비교 평가한 연구였다. 시험에서 환자들은 약 2년간 3주 간격으로 ‘키트루다’ 병용요법과 위약 병용요법을 무작위로 투여 받았다.

그 결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전체 생존율(OS) 또는 방사선학적 무진행 생존율(rPFS)은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BICR는 시험 중단을 권고했다.

앞서 머크 측은 지난해 8월 ‘키트루다’와 항암화학요법 조합에서 전이성 전립선암을 평가한 또 다른 3상 연구(시험명: KEYNOTE-921)에 실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시험은 ‘키트루다’와 도세탁셀, 프레드니손 병용요법 대비 위약, 도세탁셀, 프레드니손을 비교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이날 스콧 에빙하우스(Scot Ebbinghaus) 머크 연구소 임상 연구 부사장은 “전이성 전립선암은 여전히 상당한 미충족 수요로 남아 있지만, 이번 결과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여전히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 매우 까다롭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준다”며 “머크는 전이성 전립선암에서 ‘키트루다’와 새로운 조합을 연구하는 임상 개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현재 2건의 임상 2상 시험(시험명: KEYNOTE-199 및 KEYNOTE-365)과 임상 3상 시험(시험명: KEYNOTE-641)에서 ‘키트루다’의 단독요법 및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거듭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약물 개발의지를 꺾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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