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 칙칙 뿌리면 끝” ... 뇌질환 치료 분야 비강분무제 주목
“코에 칙칙 뿌리면 끝” ... 뇌질환 치료 분야 비강분무제 주목
개두술, 척수강 내 주입 대비 비침습적 방식으로 약물 전달 가능

상용화까지 오랜 기간 걸릴 것 ... 작용 기전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1.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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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강 분무제 nasal spray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뇌질환 치료 영역에서 비강 분무제가 떠오르고 있다. 뇌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는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을 개두술이나 절개술 없이 비침습적 방법으로 약물을 통과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면서 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혈뇌장벽은 국소 혈관과 뇌의 척수에 위치한 중수신경계 사이의 물리적 장벽이다. 이 장벽은 포도당, 산소 등 뇌 기능에 필수적인 물질의 통과를 허용하지만, 외부 세균이나 바이러스, 다른 대사산물 등이 뇌에 침투하는 것을 막는다. 

뇌를 지키는 부위이지만, 뇌 조직에 치료 약 등을 전달할 때는 결정적 장애로 작용한다. 물에 잘 녹는 수용성 물질은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없으며, 통과할 수 있는 물질의 크기는 최대 약 400달톤으로 제한되어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전체 의약품의 약 98%는 혈뇌장벽을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항우울제와 같은 소규모 지용성 제제는 내피 세포를 통해 혈뇌장벽을 통과할 수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약물이 혈뇌장벽 통과 제한을 훌쩍 넘는 대형 고분자인데다, 물에 잘 용해되는 수용성 제제라는 점이다. 이로 인해 경구 또는 주사 등의 전통적인 투약 방식은 약물이 뇌까지 전해지지 못해 큰 효과가 없다.

따라서 현재 쓰이는 투약 방식으로는 개두술을 통해 뇌내 약물을 직접 투여하거나, 피부를 절개하여 척수강에 주입 펌프를 통해 약물을 투약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미국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Ionis Pharmaceuticals)의 트렌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ATTR) 치료제 ‘스핀라자’(Spinraza, 성분명:뉴시너센·nusinersen)가 척수강 내 주입 방법을 통해 투약된다.

하지만, 수술을 통한 침습적 절차는 환자에게 많은 두려움과 거부감을 선사한다. 수술 중에는 근육이나 뼈와 같은 조직 손상, 출혈을 줄이기 위한 주변 혈류의 차단 등이 일부 불가피하고, 그 결과 긴 수술 시간은 물론 장기간의 수술 후 회복과 재활의 시간이 필요하다. 아울러 신경 손상의 위험도 동반된다.

비강 분무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뇌질환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강 분무제, 점막 내 신경 통해 혈뇌장벽 우회

비강 분무제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인한 비강 내 점막의 염증을 완화하기 위해 스테로이드 제제를 투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대부분 사용된다. 그런데 업계 연구원들은 마약 중독자들이 빠른 약물 흡수를 위해 코로 마약을 복용하는 방식에 주목하여 뇌질환에 대한 비침습적 방식으로 비강 분무제를 착안했다.

일례로, 영국 요크 대학교(University of York) 데이비드 스미스(David Smith) 화학 박사 연구팀은 지난 2021년 비강 투여를 통해 파킨슨 병 환자의 도파민 부족을 해결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해당 연구에서 비강 분무제는 비강 내 신경를 통해 도파민 제제인 레보도파를 효과적으로 전달했으며, 파킨슨병 환자의 도파민 생성 세포 부족분을 보충하고, 질환 증상을 유의미하게 개선시켰다.

최근 스위스 취리히 대학(University of Zurich)의 연구팀도 동일한 결과를 도출했다. 연구팀이 지난해 10월에 발표한 전임상 생쥐 시험 결과에 따르면, 비강 분무제는 개두술, 척수강 내 주입 방식과 유사한 항체 전달 효과를 입증했다. 7일간 비강 분무제 투여 생쥐군에서 척수강내 주입 투여군과 근접한 항체 수준을 달성한 것이다.

그러나 비강 분무제를 통한 뇌질환 치료 방식은 상용화까지 오랜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아직까지 비강 분무제를 통한 뇌내 약물 전달 작용 기전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파킨슨 병 환자 대상 연구를 진행한 데이비드 스미스 연구팀은 당시 “비강 분무제를 통한 뇌질환 치료 방식은 아직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며 “적절한 용량, 약물 지속 기간 등의 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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