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승인 알츠하이머 신약 ‘레카네맙’, ‘애듀헬름’ 전철 밟나?
FDA 승인 알츠하이머 신약 ‘레카네맙’, ‘애듀헬름’ 전철 밟나?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3.01.08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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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식품의약처(FDA) <출처: FDA 공식 페이스북>
미국식품의약처(FDA) <출처: FDA 공식 페이스북>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바이오젠(BioGen)과 일본 에자이(Esai)가 공동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lecanemab)이 6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관문을 넘었으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자칫 ‘애듀헬름’의 전철을 밟을 수 있어서다.

AP·AFP·NYT 등 언론보도에 따르면 FDA는 이날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의 기억력·사고력 저하를 늦춰주는 신약 ‘레카네맙’을 임상 3상 시험을 전제로 한 조건을 걸어 신속(가속) 승인했다. 미국에서의 제품명은 ‘레켐비’(Leqembi)이다. FDA가 지난해 7월 신약허가신청(NDA)을 접수한지 6개월 만이다. 바이오젠과 에이자도 6일(현지시각) 이같은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레카네맙’은 뇌 신경 세포의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의 응집체를 제거하고 뇌내 축적을 억제하도록 설계됐다. 

이번 승인은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 80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2상 시험(시험명: Study 201)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해당 시험에서 ‘레카네맙’ 투여군은 알츠하이머병 종합점수(ADCOMS) 기준 대조군 대비 뇌 용적 감소 및 질병 진행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에자이는 이날(6일) 179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시험(시험명: CLARITY AD) 결과를 추가로 제출했는데, FDA는 이 자료를 토대로 올해 연말쯤 최종 승인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3상시험 결과, ‘레카네맙’ 투약군의 인지저하 속도는 1차 평가변수인 18개월차에 인지 기능 평가 지수(CDR-SB)를 기준으로 위약군 대비 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내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을 평가하는 양전자 단층촬영(PET) 검사 결과의 경우 ‘레카네맙’군은 기준점에서 위약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레카네맙’이 다른 약물과 달리, 2주 1회씩 10mg/kg을 정맥 주사한다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과 함께 유망한 치료옵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 아말로이드 응집체 [사진=NIH 홈페이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 아말로이드 응집체 [사진=NIH 홈페이지]

그러나 최종 승인을 받더라도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이 약물을 사용할지는 미지수다. 임상시험 도중 87세 남성과 65세 여성, 79세 여성 등 모두 3명이 사례로 사명하면서 안전성 우려가 불거지고 있어서다.  

이들은 모두 뇌혈관 부종, 뇌출혈(뇌졸중), 발작과 같은 뇌의 이상 증상을 보인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지(Science)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두 번째 사망자인 65세의 여성 환자의 경우, 지난해 10월 말 뇌졸중, 뇌 혈관성 부종 등의 뇌 영상 비정상 증상(ARIA)이 나타났고 결국 뇌출혈로 사망했다. 뇌졸중을 치료하기 위해 표준 혈전 치료제인 조직 플라스미노겐 활성제(tPA)를 투약한 직후 출혈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망 환자는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뇌 아밀로이드 혈관증(CAA)을 앓고 있었다. 학계는 CAA로 취약해진 혈관벽의 평활근을 뇌의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가 대체하고 있는 도중 ‘레카네맙’이 이를 제거하면서 혈관벽이 더욱 취약해졌고 tPA을 투여한 순간 혈관벽이 파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임상 참여 환자들의 사망 원인을 뇌 영상 비정상 증상(ARIA) 때문으로 보고 있다. ARIA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 축적되는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에 대한 항체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뇌의 변형을 말한다. 이로인해 임상 시험에 참가한 환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뇌출혈 등 뇌의 증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약물과 사망 사이의 연관성을 부인해오던 에자이는 지난해 7월 14일 “이 약물은 치명적인 뇌출혈의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내용으로 환자들에게 받는 임상시험 사전 동의서를 개정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 듯 FDA는 이번에 ‘레카네맙’을 승인하면서 약물 처방 정보에 ARIA 부작용 등 여러 주의사항을 담았다. 경고문을 보면 ‘레카네맙’은 뇌영상 비정상 소견(ARIA)을 비롯해 두통, 오심, 발작, 어지럼증, 구토, 혈압 및 시력 변화와 같은 다양한 이상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레카네맙’은 또 경도인지장애나 경증치매단계 이외의 환자에 대한 안전성과 효능에 대해서는 입증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학계 등 일각에서 ‘레카네맙’이 ‘애듀헬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도 나온다. 

앞서 바이오젠과 에자이는 2021년 세계 첫 알츠하이머 완치제 ‘애듀헬름’(Aduhelm)을 FDA로부터 승인 받았으나, ‘레카네맙’ 처럼 복용 환자에게서 뇌 영상 비정상 증상(ARIA) 및 뇌출혈이 보고되는 등 여러 문제로 인해 지금은 시장에서 사라진 약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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