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에 나타난 골반통증, 출산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임신 중에 나타난 골반통증, 출산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 임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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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05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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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리아뉴스 / 임해리] 여성은 일생에 있어서 세 번의 큰 신체적 정신적 변화를 겪게 된다. 바로 초경, 임신, 폐경이다. 어떤 이들은 통증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지나갈 수 있지만, 일부 여성들은 무척 힘들게 이 시기를 지나게 된다. 만성골반통증의 원인이 되는 골반울혈증후군에 대해 유성선병원 부인암센터 변승원 전문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변 전문의에 따르면, 여성이 첫 생리를 할 때 난소는 초경신호를 받아 주기적인 여성 호르몬 분비를 시작한다. 이때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마치 바이오 리듬처럼 본인만의 생리주기를 조율하게 된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끝까지 조율되지 못해 불규칙한 생리 혹은 무월경을 유지하는 경우도 생긴다.

여성은 30년 가까이 주기적으로 분비되었던 여성호르몬이 그 주기성을 잃고 분비량도 적어지면서 무월경상태인 폐경을 경험한다. 이때 이미 주기적인 여성 호르몬에 적응되어있던 뇌의 체온조절센터가 영향을 받아 폐경 증상(얼굴 화끈거림, 땀남, 수면장애)을 유독 심하게 앓는 사람들이 있다.

여성은 임신을 하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엄청난 농도의 임신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한다. 몸 속 태아를 성장시키기 위해 임산부의 심장, 폐 , 내분비 기관, 간은 평소의 몇 배에 해당하는 일을 하게 된다. 이때 몸은 자연적으로 운동부하검사(심폐기능), 내분비 부하검사(부신피질, 갑상선 호르몬)를 받게 된다. 부하검사에서 탈락할 경우 임신성 고혈압, 임신성 당뇨, 임신중독증 등의 임신관련 질환을 가지게 된다. 이때 동시에 임신부의 몸에는 자궁을 중심으로 골반 혈관(특히 정맥)의 직경이 굵어지고 혈관을 통과하는 혈액량이 많아지게 된다.

동맥과 달리 정맥은 항상 양압이 걸리지 않기 때문에 피가 역류할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해 판막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하지만 임신 중 혈관직경 및 혈액량이 늘어나서 판막부전(기능상실)이 발생하여 역류가 일어난다. 변승원 전문의는 “임신이 종료된 후에는 혈관 직경도 작아지고 혈액량이 감소하여 대부분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일부 여성의 경우 혈관직경이 줄지 않고, 판막부전이 유지되어 계속 골반 혈관에 울혈(피가 차는 현상, 마치 하지정맥류 때 혈관이 늘어난 상태)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생리주기에 따라 여성호르몬의 변화에 반응하여, 혈관 울혈이 주로 배란기 이후 증가한다”며, “따라서 한 달에 2주정도는 배란기 이후 생리가 끝날 때까지 골반혈관울혈이 발생하여 통증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골반혈관울혈로 인한 통증은 주로 만성 골반통을 일으킨다.
골반혈관울혈로 인한 통증은 주로 만성 골반통을 일으킨다.

골반혈관울혈로 인한 통증은 주로 만성 골반통을 일으킨다. 대표적으로 왼쪽 혹은 오른쪽, 양쪽으로 배꼽 아래에 특정 지을 수 없는 부위에 은근한, 그리고 기분 나쁜 배란통 혹은 생리통 같은 통증을 유발한다. 일반적인 진통제에 잘 반응하지 않으며, 자는 동안에도 갑자기 통증이 증가 할 수 도 있다. 성교통과 밑이 빠지는듯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동시에 배설기능, 소화기능에도 영향을 줘서 빈뇨, 설사 혹은 변비, 가스참, 역류성 식도염증상등을 유발시키는 경우도 있다. 변 전문의는 “이런 환자들은 소화기내과, 외과, 통증 클리닉을 전전하며 치료해 보지만 특별한 이유를 찾지 못하고, 효과적인 통증감소도 기대하기 어렵다. 간혹 심한 경우에는 정신과치료를 받고 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골반혈관울혈 발생시 통증이 발생하는 기전은 아직 명확하지는 않았다. 골반강내 장기의 통증을 담당하는 신경다발 주변의 혈액순환의 부전으로 신경의 허혈이 발생한다는 기전이 유의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판막부전으로 혈관 울혈이 발생한 혈관을 차단하면 이런 통증이 약 70%정도 감소한다.

이런 골반울혈증후군은 진단하기가 어려운데, 만성 골반통증으로 우연히 복부 CT를 찍고 나서 왼쪽 난소 정맥이 직경 7mm 이상 늘어나 있는 경우에 진단되는 경우가 흔하다. 물론 부인과에서 가장 많이 시행하는 질초음파 검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골반울혈증후군은 진단의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증상의 조합을 모아놓고 다른 진단이 배제 되었을 때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초음파나 CT로 골반혈관이 늘어났다고 반드시 이 질환을 진단할 수는 없다 것이 변 전문의의 설명이다. 최소 6개월간의 만성골반통증, 통증을 유발할 만한 다른 요인이 다 배제 되었을 때, CT 혹은 초음파상 골반혈관( 특히 왼쪽 난소정맥)의 울혈(혹은 혈관직경의 늘어남)이 확인될 때 골반울혈증후군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유성선병원 부인암센터 변승원 산부인과 전문의
유성선병원 부인암센터 변승원 산부인과 전문의

변승원 전문의는 “다른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고 삶의 질을 떨어지게 하는 이 질환은 이제 질병의 영역으로 들어왔다”며, “단순히 내가 이런 몸을 타고 나서 이렇게 살아야 한다가 아니라 100%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시도해 봐야 할 치료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는 복강경으로 울혈된 혈관( 주로 왼쪽 난소정맥)을 결찰하는 수술이고, 다른 하나는 다리혈관을 통해 스텐트를 넣어 울혈된 혈관을 막는 시술이다. 두 가지 치료법 모두 문헌에 따라 다르기는 해도, 약 70%정도 통증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시술 혹은 수술 후 통증이 감소 하는데 2~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변 전문의는 “만성골반통증으로 고통받는 여성들은 결혼하고 임신을 경험한 여성이 많다. 본인의 고통은 단순히 한 개인만의 통증이 아니다. 여성은 매우 중요한 인물이다.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아내이다. 한 직장의 유능한 직원이기도 하다. 여성이 조절되지 않는 통증에 시달리면 가족과 사회가 영향을 받게 된다. 만성골반통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우리는 한 가족을, 한 사회를 지켜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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