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지는 RNA 치료제 시장 ... 빅파마들, 개발 경쟁에 속속 합류
판 커지는 RNA 치료제 시장 ... 빅파마들, 개발 경쟁에 속속 합류
코로나19 유행으로 RNA 치료제 상용화 10년 앞당겨

“짧은 지속성과 까다로운 약물 전달 방식은 해결해야할 과제”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12.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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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A 단백질 바이러스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코로나19 백신의 성공으로 RNA 치료제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빅파마들도 개발 경쟁에 속속 합류하면서 판이 커지고 있다. 

RNA는 DNA가 가지고 있는 유전 정보에 따라 필요한 단백질을 합성할 때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고분자 화합물이다. DNA의 명령을 받아 단백질을 생산하고, 세포를 복제하는 일을 한다.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는 DNA는 전사(Transcription)라고 하는 과정을 통해 그 정보를 RNA에 전달하고, RNA는 핵 밖에 있는 세포질에서 번역(Translation)을 통해 단백질을 생성한다. 이러한 서열 정보로부터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유전자 발현이라고 한다. RNA 치료제는 이 과정에서 단백질 발현을 억제 또는 변경시키도록 설계된 약제다.

RNA 치료제의 실현 가능성은 1950년대에 최초 규명되었으며, 생쥐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시험은 1990년에 본격적으로 실시되었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대체로 이 치료제에 무관심했다. 이는 RNA가 핵산 분해 효소에 의해 쉽게 분해되므로, 유통 과정에 어려움이 있고 반감기 또한 짧은 편이라서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외면으로 일관하던 분위기는 지난 3년간 전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급격히 반전됐다. 기존의 백신 개발 과정은 상용화 되기까지 약 10여 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반면, RNA 치료제는 유전 정보만 알면 빠르게 후보물질을 도출하는 것이 가능하므로, 팬데믹 상황 속에서 신속한 백신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업계는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까만 해도 오는 2030년 경부터 RNA 치료제 시장이 의미있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2020년 모습을 드러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 치료제에 대한 관심을 집중시키면서 시장 성장을 10년이나 앞당기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rach)는 전세계 RAN 치료제 시장 규모가 2021년 49억 3838만 달러(28일자 환율 기준 약 6조 2618억 6584만 원)에서 오는 2030년 251억 2195만 달러(한화 약 31조 8546억 326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는 “RNA 치료제 시장은 암,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에 대한 상당한 의료 수요로 인해 급격한 성장을 이룰 것”이라며 “희귀 유전성 질환의 경우, 개인 맞춤형 치료제가 필요하므로, 이에 대한 미충족 의료 수요 또한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통적으로 RNA 치료제 시장은 ▲미국 앨나일람 파마슈티컬스(Alnylam Pharmaceuticals)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Ionis Pharmaceuticals) ▲사렙타 테라퓨틱스(Sarepta Therapeutics) 등 3파전으로 압축된다. 여기에 최근 RNA 치료제에 대한 전세계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개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 바이오벤처 끌어안기로 개발 참여

현재 최소 8개의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RNA를 표적으로 하는 소분자 약물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미국 머크(Merck), 프랑스 사노피(Sanofi),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미국 암젠(Amgen), 스위스 로슈(Roche) 등 글로벌 빅파마들과 수억 달러 규모의 공동연구 협약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머크(Merck, MSD)는 지난 8월, 바이오 벤처 기업 오르나 테라퓨틱스(Orna Therapeutics)와 RNA 치료제에 대한 협력 계약을 체결하면서 개발 대열에 합류했다.

계약 내용을 살펴보면, 머크는 오르나 측에 1억 5000만 달러(한화 약 1902억 7500만 원)의 계약금을 지급하고, 향후 개발 성과에 따라 최대 35억 달러(한화 약 4조 4397억 5000만 원)의 추가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양사는 전염병 또는 항암 부문에서 RNA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한다.

오르나가 보유한 oRNA 기술은 선형 RNA로부터 원형 RNA를 생성하는 것으로, oRNA는 선형 mRNA보다 생체 내에서 더 큰 안정성을 가지고 있으며 체내에서 더 많은 양의 치료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5월에 개최된 미국 유전자 세포 치료제 학회(ASGCT)에서 발표된 바에 따르면, 오르나의 oRNA 치료제는 전임상 시험에서 전염병, 다양한 암종, 희귀 질환에서 유망한 효능을 입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피오나 마샬(Fiona Marshall) 머크 전임상 연구소 총괄은 “이번 협력을 통해 임상 개발 및 의약품 제조에 대한 머크의 전문 지식과 오르나 측의 신계열 원형 RNA 기술을 결합하여 잠재적인 차세대 백신 및 치료제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릴리도 최근 네덜란드 프로큐알(ProQR)과 RNA 편집 치료제와 관련된 파트너십 계약을 확대했다. 앞서 양사는 지난해 9월, 중추신경계 유전성 질환 치료제에 대한 글로벌 라이선스 및 협력 개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계약 조건은 릴리가 프로큐알 측에 계약금 2000만 달러(한화 약 253억 7000만 원)와 3000만 달러(한화 약 380억 5500만 원)의 보통주 지분을 투자하는 것이었다.

양사는 지난 22일, 5개 신약 후보물질을 도출한다는 기존 계약에서 뇌 질환 RNA 표적 치료제 프로그램도 추가하는 확대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확대 계약으로 릴리는 프로큐알에 총 7500만 달러(한화 약 951억 3750만 원) 규모의 계약금과 지분 투자를 진행하며, 향후 성과에 따라 최대 37억 5000만 달러(한화 약 4조 7568억 7500만 원)를 한다.

프로큐알은 단일 RNA 뉴클레오티드를 편집하는 Axiomer RNA 편집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앤드류 애덤스(Andrew Adams) 릴리 유전학 수석 부사장은 “프로큐알의 성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Axiomer RNA 편집 기술을 통해 현재 미충족 의료 서비스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중요한 치료 대안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RNA 치료제, 지속성 및 약물 전달 방식 개선 필요”

하지만 이러한 흐름과 별개로 업계 전문가들은 RNA 치료제의 짧은 지속성과 까다로운 약물 전달 방식은 개선해야할 과제로 꼽는다. 일례로, 코로나19 유행 도중 mRNA 백신은 유통 과정에서 그 문제가 돋보였는데, 미국 화이자(Pfizer) 백신 ‘코미타니’(Comirnaty)는 -70℃, 모더나(Moderna) 백신 ‘스파이크백스’(Spikevax)는 -20℃를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면서 단백질 발현률을 높일 수 있는 차세대 RNA 기술이 향후 연구 개발에 있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백스 테크놀로지(Vaxess Technologies)는 피부에 부착하는 패치를 개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RNA 치료제의 한계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RNA 치료제의 확장성에 회의적인 사람들은 “현재 근본적인 발병 원인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은 질환은 수 없이 많다”며, “모든 질환에 RNA 치료제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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