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지는 ADC 치료제 경쟁 ... 양자 대결에 머크 참전
치열해지는 ADC 치료제 경쟁 ... 양자 대결에 머크 참전
ADC, 항암화학요법 대체 가능한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

AZ ‘엔허투’ · 길리어드 ‘트로델비’, 유방암서 로슈 맹추격

머크, ADC 치료제 관련 켈룬과 95억 달러 규모 빅딜 체결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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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27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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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바이젠셀은 최근 IPO 주관사로 KB증권과 대신증권을 선정하고 오는 2020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코스닥 시장 상장의 첫 걸음을 뗐다. 연구개발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ADC(항체약물접합체) 치료제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ADC 치료제가 안전성과 유효성 등 모든 측면에서 두드러지자 시장 선점을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지는 모습이다. 현재 영국 아스트라제네카(AZ, Astrazeneca)와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국 머크(Merck, MSD)가 ADC 후보물질 라이선스 계약을 연달아 체결하면서 경쟁 합류를 예고했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링커(linker)로 연결한 의약품이다. 항체는 항원에 대한 높은 결합 친화력과 결합 특이성을 지니고 있는데, 치료 효과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제약사들은 목표물에 정확히 도달하는 항체에 세포독성(cytotoxicity) 약물을 실어 보내는 방법을 구상했고, 그 결과물로 ADC가 탄생했다

ADC 치료제가 등장한 지는 꽤 오래됐지만, 이에 대한 주목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미국 화이자(Pfizer)의 ‘마일로타그’(Mylotarg, 성분명: 젬투주맙 오조가미신·gemtuzumab ozogamicin)가 지난 2000년 5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면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 이후 제2호 ADC 치료제인 스위스 로슈(Roche)의 ‘캐사일라’(Kadcyla,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rastuzumab emtansine) 탄생까지 약 10년이 소요됐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의학 기술 발전으로 ADC 개발이 더욱 정교해짐과 동시에 항암화학요법 대비 세포 독성 등의 부작용이 덜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현재 항암 치료의 대세는 면역 항암 요법이지만, 여전히 기존의 항암 화학 요법 또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항암 화학 요법의 원리는 비정상적으로 빠른 세포 분열을 하여 지속적으로 증식 또는 성장하는 암세포를 억제한다. 빠르게 성장하는 세포를 비선택적으로 공격하기 때문에 암세포뿐만 아니라 빠른 세포 분열 속도를 갖는 정상 세포 역시 파괴하는 부작용이 있다.

반면, ADC는 항체에 결합한 약물을 항원에 정확히 전달하고 다른 정상 세포의 손상 없이 표적 세포만을 죽일 수 있어 항암화학요법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항암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같은 바람에 힘입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 동안 7개의 ADC가 FDA의 승인을 받은 바 있다.

대표적인 ADC 치료제는 ▲AZ와 일본 다이이찌산쿄(Daiichi Sankyo)의 ‘엔허투’(Enhertu, 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테칸·trastuzumab deruxteca) ▲길리어드의 ‘트로델비’(Trodelvy, 성분명: 사시투주맙 고비테칸·sacituzumab govitecan)가 있다. 특히, 이들 약물은 유방암 치료 영역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면서 치료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엔허투’ · ‘트로델비’, 유방암 치료 분야서 로슈 맹추격

로슈는 유방암 치료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미국 FDA는 1998년 9월, 로슈의 ‘허셉틴’(Herceptin, 성분명: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을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최초 승인했다. ‘허셉틴’은 2021년 기준 29억 1000만 달러(한화 약 3조 7117억 5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하지만, ‘허셉틴’의 적응증은 HER2 양성 유방암에 머물러 있는데, 유방암 환자의 최대 55%는 HER2 수용체 저발현, 10~20%는 삼중음성 유방암인 점을 고려할 때, ‘허셉틴’의 매출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미충족 의료 수요를 공략한 약물이 바로 ‘엔허투’와 ‘트로델비’다. AZ와 다이이찌산쿄, 그리고 길리어드는 지난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해당 적응증에 대한 유방암 신약을 선보이며 로슈를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엔허투’는 다이이찌산쿄가 발견 및 개발한 HER2 유도 항체 및 국소이성질화효소억제제 결합체로,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설계됐다. AZ는 2019년 3월, 다이이찌산쿄와 69억 달러 규모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엔허투’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FDA는 지난 2019년 12월 ‘엔허투’를 이전에 2개 이상의 항HER2 표적 치료제로 치료를 받은 절제불가능·전이성 HER 양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후 올해 5월에는 이전에 항HER2 표적 치료제로 치료받은 전이성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로 확대 승인 받았으며, 지난 6일에는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를 위한 최초의 치료제로 허가를 받아 세간의 이목을 모은 바 있다. 미국의 투자회사 SVB 증권(SVB Securities)의 앤드류 베렌스(Andrew Berens) 애널리스트는 “‘엔허투’는 오는 2030년까지 최대 46억 달러(한화 약 5조 8673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길리어드의 ‘트로델비’ 또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약물은 길리어드가 지난 2020년 210억 달러에 미국 이뮤노메딕스(Immunomedics)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Trop-2 유전자 표적 ADC 치료제이다. FDA는 2020년 4월 이전에 치료 받은 전이성 삼중 음성 유방암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승인했으며, 지난해 4월에는 전이성 삼중 음성 유방암의 1차 치료제로 최초 허가한 바 있다.

최근 HR 양성 HER2 저발현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TROPiCS-02)에서는 ‘엔허투’와 마찬가지로 ‘트로델비’가 HER2 저발현 유방암에도 치료 효능을 입증하면서 로슈를 맹추격함과 동시에 ‘엔허투’와 함께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머크, ADC 치료제 관련 95억 달러 규모 빅딜

한편, 머크는 22일(현지 시간), 중국 켈룬 바이오테크(Kelun Biotech)와 7개 ADC 후보물질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ADC 시장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계약에 따르면, 머크는 중국, 마카오, 홍콩을 제외한 모든 시장에서 현재 전임상 연구 개발 중인 켈룬의 암 관련 7개 ADC 후보물질의 독점 권한을 확보했다.

머크는 켈룬 측에 1억 7500만 달러(한화 약 2232억 1250만 원)의 계약금을 선지급하고, 지분을 투자한다. 지분 투자 금액은 비공개다. 향후 해당 ADC 후보물질의 개발 성과와 관련 켈룬은 머크로부터 최대 93억 달러(한화 약 11조 8621억 5000만 원)를 받을 수 있다.

앞서 양사는 지난 5월, 유방암 관련 ADC 후보물질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계약 규모는 약 14억 달러(한화 약 1조 7857억 원)에 달했다.

이날 딘 리(Dean Li) 머크 연구소 최고책임자는 “현재 ADC 개발 흐름은 암 세포를 더 정확하게 표적화하고 전달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세대의 후보자들을 물색하고 있다”며 “항암제 파이프라인을 더욱 발전시키고 켈룬 바이오텍과 협력하여 미충족 의료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계약과 관련, ‘키트루다’(Keytruda, 성분명: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 의존도를 줄이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자 하는 머크의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머크는 지난해 총 487억 400만 달러(한화 약 62조 1219억 52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는데 이중 약 35%인 172억 달러(한화 약 21조 9386억 원)가 ‘키트루다’에서 비롯됐다.

아울러 ‘키트루다’는 2028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어 머크에 큰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이에 대한 돌파구로 ADC 치료제에 대한 과감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으로 확보한 7개 ADC 후보물질 모두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게 될 경우, ‘키트루다’를 넘어서는 대단한 파급력을 일으킬 수 있지만, 모두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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