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동종유래 T 세포 치료제 희망이 보인다
값싼 동종유래 T 세포 치료제 희망이 보인다
초고가 CAR-T 세포 치료제, 동종유래 기법으로 대량 생산 가능

EC, 아타라 ‘엡발로’ 승인 ... 세계 최초 동종유래 T세포 치료제

“안전성 확립은 해결해야할 과제 ... 최소 5년 이상 소요될 것”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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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2.2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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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 돌연변이 변이 유전 [사진=픽사베이]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CAR-T(키메릭 항원 수용체-T) 세포 치료제는 1회 투약으로 완치에 가까운 치료 효과를 입증하면서 기적의 항암제라는 별칭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초고가 약가로 인해 환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는데, 최근 이같은 한계를 극복하고 대량 생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개발 청사진이 제시돼 관심을 끈다.

T 세포 치료제는 암 세포에 대한 면역 기능을 가진 세포를 환자에게 이식하여 암을 치료하는 요법으로, 입양 세포 치료제(Addoptive Cell Therapy)라고 불린다. 각각의 유전자의 특징에 따라 ▲CAR-T세포 치료제 ▲T세포 수용체(TCR) 치료제 ▲종양 침윤 림프구(TIL) 치료제 ▲NK(자연 살해) 세포 치료제가 있다.

이중 CAR-T 세포 치료제는 T세포에 암세포 특이적인 키메릭 항원 수용체를 발현시키는 유전 정보를 조합하여 만든 면역세포치료 항암제이다. 혈액암 분야에서 유망한 효능을 입증한 이후 치료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는데, 현재 CAR-T 세포 치료제는 B세포 림프종, 백혈병 및 외투세포림프종 등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이 약물은 ▲먼저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하고 ▲특정한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T세포 유전자를 수정한 뒤 ▲수정된 T세포를 배양하고 ▲다시 환자의 몸에 T세포를 주입하는 방식으로 제조된다. 이러한 복잡한 제조 과정으로 인해 제조 단가는 높은 편인데다 맞춤형 치료제인만큼 환자 본인에게만 투약 가능하다.

따라서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약가를 초고가로 책정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례로,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킴리아’(KimriaI, 성분명: 티사젠렉류셀·tisagenlecleucel)의 1회 투약비용은 미국 기준 47만 5000달러, 22일 환율기준 한화 약 6억 633만 7500 원에 달한다.

자가유래 세포가 아닌 동종유래 세포 기반 CAR-T 치료제가 접근성을 대폭 개선시킬 수 있는 기대주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동종유래 CAR-T 치료제는 건강한 성인에서 T세포를 수집하여 제조하는 것으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 약가 또한 저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런 기대가 현실이 됐다. 최근 세계 최초의 동종유래 T세포 치료제가 유럽에서 승인을 받은 것이다. 비록 개발 과정에 있어 CAR-T세포 치료제와 다소 상이하나, 향후 개발 방향의 청사진을 제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EC, EBV 양성 PTLD 치료제로 아타라 ‘엡발로’ 승인

유럽 집행위원회(EC)는 지난 19일(현지 시간), 미국 아타라 바이오테라퓨틱스(Atara Biotherapeutics)의 동종유래 T세포 치료제 ‘엡발로’(Ebvallo, 성분명: 타벨레클류셀·tabelecleucel)를 2세 이상 재발성 또는 불응성 엡스타인 바 바이러스(EBV) 양성 이식후 림프세포증식질환(PTLD) 환자에 대한 치료제로 품목 허가했다. 이번 승인은 유럽연합 소속 국가와 함께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 노르웨이에도 적용된다.

EBV는 인간 헤르페스 바이러스(Herpes virus) 중 하나로, 대부분의 사람은 엡스타인 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일반적으로 면역 체계에 의해 조절되기 때문에 초기 감염 후에 두드러진 증상은 없다. 하지만 고형 장기 또는 조혈모 세포 이식 후 체내 거부 반응을 줄이기 위해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데, 이때 면역 기능이 약화된 환자들에게서 B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자라는 이식후 PTLD이 발생한다. PTLD 환자의 60~80%는 EBV 양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PTLD로 인해 B세포가 통제 불능으로 증식하면 혈액암 등이 발생한다. 현재 치료법은 ‘리툭시맙’ 또는 ‘리툭시맙’과 병용한 항앙화학요법이 쓰이지만, 이에 불응할 경우 사용할 수 있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재발성·불응성 PTLD 환자의 생존 기간은 조혈모 세포 이식군 0.7개월, 고형 장기 이식군 4.1개월에 불과하다.

이번 EC의 승인은 EBV 양성 PTLD에 대한 ‘엡발로’의 임상 3상 시험(시험명: ALLELE)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시험은 고형 장기 또는 조혈모 세포 이식 후 발생한 EBV 양성 PTLD에 대해 이전에 항암화학요법으로 치료를 받은 재발성·불응성 환자를 대상으로 ‘엡발로’의 유효성 및 안전성을 평가했다.

지난해 12월, 제 63회 미국 혈액학회(ASH)에서 아타라 측이 발표한 3상 연구 결과, 독립적 종양 반응 판정(IORA) 기준 고형 장기 이식군과 조혈모 세포 이식군 모두에서 ‘엡발로’의 객관적반응률(ORR)은 50%였으며, 완전반응률(CR)과 부분반응률(PR)은 각각 26.3%, 23.7%였다. 평균 반응기간은 1.1개월이었고, 일부 환자에는 반응기간이 6개월 이상 지속되기도 했다. ‘엡발로’에 반응한 환자군의 1년 생존율은 89.2%인 반면, 무반응군은 32.4%에 불과했다.

이날 파스칼 투숑(Pascal Touchon) 아타라 최고경영자는 “이번 승인으로 전세계 최초로 동종유래 T세포 치료제가 탄생했다. 이는 세포 치료 분야에서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기쁨을 전했다.

 

사상 첫 동종유래 T세포 치료제 ‘엡발로’

‘엡발로’는 고형 장기 또는 조혈모 세포 이식 후 발생한 EBV 양성 PTLD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동종유래 T세포 치료제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7년 12월, ‘엡발로’를 혁신 신약으로 지정한 바 있다.

업계의 눈길을 사로잡는 점은 ‘엡발로’가 EBV 양성 PTLD에 대한 최초의 치료제이자 동종유래 T세포 치료제이라는 것이다. 특히, 동종유래 CAR-T세포 치료제 개발에 큰 장애물로 작용했던 면역 거부 반응에 대한 한 가지 방법을 제시했다.

‘엡발로’의 제조 방법은 건강한 기증자로부터 T세포를 수집한 뒤, EBV에 감염된 환자에서 유래된 면역세포와 혼합하여 EBV에 감염된 세포를 공격하도록 배양하고, 재조합된 T세포를 환자에게 다시 이식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 개발된 T세포 치료제는 바이러스 특이적 T세포(Virus-Specific T Cell, VST) 치료제로, T세포 수용체(TCR) 치료제의 한 종류이다.

T세포 수용체(TCR) 치료제는 T세포의 유전자가 아닌 T세포 수용체를 재조합하여 암 세포를 표적하는 치료제로, T세포 수용체는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단백질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동종유래 CAR-T세포 치료제를 환자에게 투여할 시 이식편대숙주병과 같은 면역 거부 반응을 회피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패트릭 핸리(Patrick Hanley)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교(George Washington University) 아동국립병원 부교수는 “‘엡발로’의 승인은 동종유래 CAR-T세초 치료제 상용화의 큰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동종유래 CAR-T세포 치료제 개발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이식 환자들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이식편대숙주병(GvHD) 등과 같은 면역 거부 반응이다. 아울러 숙주 면역계는 차례로 동종유래 CAR-T 세포의 항종양 활성을 방해하는 동종 거부 기전으로 인해 CAR-T 세포를 제거해 버릴 수도 있다.

동종유래 CAR-T 치료제는 아직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해 미국 알로진 테라퓨틱스(Allogene Therapeutics)은 자사의 동종유래 CAR-T 치료제 후보물질 ‘ALLO-501A’의 임상1/2상 시험을 진행하던 도중 참여한 환자들의 범혈구감소증 평가를 위해 실시한 골수 생검에서 염색체 이상이 보고된 바 있다. 이에 FDA는 지난해 10월, ‘ALLO-501A’의 임상 시험 보류 조치를 취했다가 해제하기도 했다.

제이슨 포스터(Jasson Foster) 미국 세포 치료제 전문 제조사 오리 바이오테크(Ori Biotech) 최고경영자는 “동종유래 CAR-T 치료제가 환자들에게 직접 제공되기까지 최소 5년 이상은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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