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대한민국 법원 홈페이지 갈무리]](/news/photo/202212/330868_209307_2119.jpg)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경쟁 제품의 허가를 취소해달라며 식품의약품안전처를 상대로 법적 분쟁에 나섰던 삼오제약이 2년 반 동안 진행하던 행정소송을 결국 포기했다.
삼오제약은 지난 10월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상대로 제기한 제조판매품목신고수리처분 취소 청구의 소 대법원 항소심과 지난해 1월 서울식품의약품안전청장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제조판매품목신고수리처분 취소 청구의 소 등 2건의 소송을 최근 모두 취하했다.
대법원 항소심의 경우, 소를 제기한 지 채 2개월도 되지 않아 취하한 것인데, 당사자적격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판결을 뒤집기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소송은 식약처가 지난 2020년 5월 휴온스의 돼지뇌펩티드 성분 뇌 기능 장애 개선제 ‘뉴로리진주’를 허가하자 삼오제약이 이를 취소해 달라며 제기한 것이다. 자사가 판매 중인 제품과 비교임상을 통한 동등성 입증 없이 후발 제품 허가가 이뤄진 것은 잘못됐다는 주장이었다.
삼오제약이 이러한 주장을 펼치는 이유는 이 회사가 오스트리아 제약사인 에버파마(EVER PHARMA)로부터 수입한 돼지뇌펩티드 성분 뇌 기능 장애 개선제 ‘세레브로진주’를 지난 2006년부터 국내에 판매해왔기 때문이다.
‘세레브로리진주’ 허가에 앞서 국내 시장에는 돼지뇌펩티드 성분 제제들이 있었으나, 2009년 중국산 원료의 품질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수입이 중단됐고 관련 품목들은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이후 2011년 식약처는 이 원료를 신고의무대상(DMF)으로 추가 지정했다.
일부 품목의 허가는 유지됐지만, 생산 및 판매가 되지 않아 삼오제약이 140여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독점체제를 구축해 왔다.
이런 가운데 휴온스가 2020년 ‘뉴로리진주’를 허가받고, 이로부터 얼마 안 돼 휴온스에 생산을 위탁한 쌍둥이약까지 줄줄이 등장하자 삼오제약은 식약처에 소를 제기하며 시장 방어에 나섰다.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허가를 받은 제품들인 만큼 경쟁사에 문제를 제기할 수는 없는 상황에서 식약처를 상대로 허가 절차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인데, 건일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동국제약, 유유제약, 대웅바이오 등 ‘세레브로진주’ 후발 제품을 허가받은 제약사들은 자사 제품의 허가 취소를 저지하기 위해 해당 소송의 보조참가인으로 나서며 식약처를 적극 지원했다.
1심 대전지방법원은 약 2년간의 심리 끝에 삼오제약에 소송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판단, 본안 심리를 거치지 않고 각하 판결을 했다. 허가 취소의 영향을 직접 받는 이해당사자가 아닌 제3자의 소 제기라고 판단한 것이다.
삼오제약은 이에 불복해 대전고등법원에 항소했으나, 대전고등법원은 항소심이 제기된 지 불과 7개월 만에 소를 기각했다. 짧은 기간 내에 판결이 나온 것을 고려하면, 대전고등법원은 1심 대전지방법원 판결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삼오제약은 대법원행을 강행했으나, 얼마 되지 않아 소를 취하하며 식약처와의 법적 분쟁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