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약값 가장 비싼 나라 미국 ... 환자들은 허리가 휜다
세계에서 약값 가장 비싼 나라 미국 ... 환자들은 허리가 휜다
미국 ICER, 지난해 약가 인상 통해 수익 창출한 상위 10개 약물 공개

7개 약물 근거 없이 약가 인상 ... 바슈 ‘지팍산’, 가장 많은 지출 발생

“매년 상당한 의약품 가격 인상되고 있어 ... 당국 추가 조치 필요해”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12.12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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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은 약값 또한 전세계에서 가장 비싸기로 악명이 높다. 이에 따라 미국이 가장 혁신적인 제약·바이오 연구 개발에 대한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옹호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매년 근거 없이 약가 인상을 통해 환자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신약의 가격을 정할 때 기존 약물 대비 개선 효과, 시장 출시 가치, 위험성 등 종합적 검토를 통해 제약 업체들과 약가 협상을 진행한다.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미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일본 이탈리아 영국 등 주요 7개국 약값의 가중평균을 따져서 가장 낮은 가격으로 약가를  결정한다.

이와 달리 미국의 약가는 당국이 직접적으로 규제하지 않는다. 약물 승인의 관문 역할을 담당하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신약의 효능 및 안전성만을 확인하며, 일단 FDA의 합격점을 받으면 해당 신약을 보유한 제약사는 가격을 자체적으로 책정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은 제약·바이오 산업에 활력을 불어 넣어 혁신 신약 개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한다는 장점이 있다. 문제는 보통 사람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약값이 높다는 점이다.

OECD에 따르면, 미국의 전문의약품 약가는 주요 7개국 평균 보다 256% 높고, 한국과 비교할 시 305% 더 높다. 2020년 기준 1인당 의약품 비용 지출 순위를 살펴보면, 미국은 약 1300 달러(한화 약 169만 1430 원)로, 713 달러(한화 약 92만 7898 원)인 한국보다 2배 가까이 높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소비자들의 불만은 높아만 가고 있다. 의약품 가격 경제성을 평가하는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임상경제검토연구소(ICER)는 최근 2021년 한해 동안 약가 인상으로 큰 수익을 창출한 10개 약물과 제약사 이름을 공개했다. 

 

“지난해 약가 인상 의약품 중 3개만 정당한 근거로 올려”

ICER에 따르면, 2021년 약가 인상 상위 10개 약물 중 7개가 인상을 뒷받침할 충분한 증거가 부족했다. 이로 인한 제약 업체들의 추가 수익은 약 8억 500만 달러(한화 약 1조 481억 1000만 원)로 추산됐다.

ICER는 리베이트를 고려한 상태에서 순 약가 상승 의약품을 조사해 판매량 증가와 제품 가격이 오른 상위 10개 약물을 선정했다. 선정된 약물을 대상으로 기존 치료제 대비 개선된 치료 혜택을 제공했다는 임상적 증거 확보 여부를 기준으로 약가 인상의 정당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10개 의약품 중 7개는 정당한 근거 없이 약값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물 목록은 다음과 같다.

2021년 약가 인상 상위 10개 의약품 [표=ICER 홈페이지]
2021년 약가 인상 상위 10개 의약품. *WAC(Wholesale Acquisition Cost): 도매 약가 기준 [표=ICER 홈페이지]

약가 인상으로 가장 많은 수익을 얻은 약물은 미국 바슈(Bausch)의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제 ‘지팍산’(Xifaxan, 성분명: 리팍시민·rifaximin)이 꼽혔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약가를 12% 정도 인상해 1년간 지출이 약 1억 7500만 달러(한화 약 278억 5000만 원) 증가했다.

미국 J&J(존슨앤존슨, 얀센)의 조현병 치료제 ‘인베가 서스테나’(Invega Sustenna, 성분명: 팔리페리돈·paliperidone)는 7% 인상되어 1억 7000만 달러(한화 약 2213억 4000만 원)의 추가 이익을 챙겼다. 

얀센 측은 미국 제약·바이오 전문 매체 피어스 파마(Fierce Pharma)를 통해 “얀센은 임상 효과를 분석하고 의학 발전을 장려함으로써 환자에게 가장 큰 이익이 되는 가치 평가 작업을 지원한다”며 “ICER의 측정 방법은 환자 입장이 아닌 보험 회사의 관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항변했다.

이밖에도 ▲미국 암젠(Amgen)의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Prolia, 성분명: 데노수맙·denosumab)는 1억 2400만 달러, ▲일본 다케다제약(Takeda)의 궤양성 대장염 치료제 ‘엔티비오’(Entyvio, 성분명: 베돌리주맙·vedolizumab)는 1억 1800만 달러,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빈혈 치료제 ‘프로막타’(Promacta, 성분명: 엘트롬보팍·eltrombopag)는 9500만 달러, ▲일본 오츠카제약(Otsuka)의 조현병 치료제 ‘렉설티’(Rexulti, 성분명: 브렉스피프라졸·brexpiprazole)는 6800만 달러, ▲미국 애브비(Abbvie)의 호르몬 치료제 루프론(Lupron, 성분명: 류프로렐린·leuprorelin)은 5500만 달러의 추가 지출을 발생시키며 명단에 올랐다.

물론 임상 증거를 바탕으로 약가를 인상시킨 약물도 있다. ▲노바티스의 인터루킨 억제제 ‘코센틱스’(Cosentyx, 성분명: 세쿠키누맙·secukinumab), ▲얀센의 인터루킨 억제제 ‘트렘피어’(Tremfya, 성분명: 구셀쿠맙·guselkumab), ▲노바티스와 미국 인사이트(Incyte)가 공동 개발한 JAK 억제제 ‘자카비’(Jakafi, 성분명: 룩소리티닙·ruxolitinib) 등이다.

다만, ICER 측은 “이들 3개 약물들도 적절한 ‘비용 효과성’ 평가는 수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약가 인상이 정당화된 것은 아니다”고 단서를 달았다.

데이비드 린드(David Rind) ICER 최고의료책임자는 “리베이트를 고려하더라도 적절한 근거 없이 매년 상당한 의약품의 가격이 인상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환자들의 부담은 시간이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이번 보고서가 규제 당국에게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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