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 중국산 면역항암제 ‘신틸리맙’ 미국 승인 지지부진에 개발 포기
릴리, 중국산 면역항암제 ‘신틸리맙’ 미국 승인 지지부진에 개발 포기
中 이노벤트에 라이선스 계약 종료 통보

“시장 경쟁력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12.0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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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 본사 전경 [사진=Momoneymoproblemz,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릴리 본사 전경 [사진=Momoneymoproblemz, CC BY-SA 4.0, via Wikimedia Commons]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중국에서 자체 개발된 면역 항암 신약 ‘신틸리맙’(sintilimab)의 개발에서 손을 털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최종 문턱을 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성과를 보이자 결국 파이프라인 정리에 나선 것이다. 

헬스코리아뉴스가 지난 2일 올라온 공시 내용을 확인한 결과, 릴리는 올해 10월, 중국 이노벤트(Innovent)에 ‘신틸리맙’의 라이선스 계약에 대한 연장 의사가 없음을 밝히고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신틸리맙’은 이노벤트가 소유하고 있는 PD-1 면역관문 억제제로, 2018년 12월 중국에서 호지킨 림프종 치료제 승인을 시작으로 현재 6개의 적응증을 획득했다. 중국에서는 ‘티비트’(Tyvyt)라는 제품명으로 시판되고 있다.

릴리는 지난 2020년 8월, 이노벤트와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중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신틸리맙’의 대한 모든 권리를 확보한 바 있다. 계약에 따라 릴리는 이노벤트 측에 2억 달러(한화 약 2591억 6000만 원)의 계약금을 지불하고 향후 성과에 따라 최대 8억 2500만 달러(한화 약 1조 690억 3500만 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당시 릴리는 “‘신틸리맙’의 미국 약가는 기존의 PD-1 면역관문 억제제 보다 약 40% 저렴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현재 고가로 형성된 면역 항암제의 약가 하락을 유도할 수 있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를 했었다.

하지만, FDA는 지난 3월 진행성 비편평 비소세포폐암의 1차 치료제로서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 신틸리맙‘ 병용요법의 승인을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FDA 측은 “‘신틸리맙’ 임상 3상 시험이 중국에서만의 데이터를 포함하고 있어 단일국가 임상 결과가 이질적인 환경에서 동일하게 유지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불승인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이같은 결정은 FDA 산하 종양약물자문위원회(ODAC) 회의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회의에서 위원들은 “미국 환자 대상으로 임상 연구가 실시되기 전까지는 승인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위원회의 검토 완료 서한을 살펴보면, 1차 전이성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표준요법과 ‘신틸리맙’ 및 항암화학요법을 비교한 다국가 임상 시험을 추가로 수행해야 한다는 권고가 포함됐다. 이에 따라 최종적으로 위원회는 반대 14표, 찬성 1표의 압도적인 차이로 불승인에 손을 들어줬다.

FDA의 불승인 조치 직후 양사는 ‘신틸리맙’에 대한 추가 임상 시험을 진행할 지에 대한 여부를 향후 논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릴리 측은 지난 8월 2022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FDA에 ‘신틸리맙’의 승인 신청을 다시 제출할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밝히며 ‘신틸리맙’ 권한 포기를 예고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중국에서도 ‘신틸리맙’의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자 릴리 측은 ‘신틸리맙’의 시장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신틸리맙’은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3억 4000만 달러(한화 약 4402억 6600만 원)의 수익을 거둔 반면, 올해 동 기간에는 약 30% 감소한 2억 3600만 달러(한화 약 3055억 7280만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전경 [사진= 미국 식품의약국(FDA) 공식 페이스북]
미국 식품의약국(FDA) 전경 [사진= 미국 식품의약국(FDA) 공식 페이스북]

한편, 중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은 정부 주도 하에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중국산에 대한 고질적인 ‘신뢰성’ 문제는 중국 외 지역의 의약품 진출을 저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FDA는 지속적으로 중국산 항암 신약에 대해 승인을 거절하며 미국 시장 진입을 저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는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중국 베이진(BeiGene)과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얻은 면역항암제 ‘티스렐리주맙’(tislelizumab)의 FDA 신약 승인 신청 계획을 포기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FDA가 ‘티스렐리주맙’에 대한 심사 기일을 무기한 연기한데 따른 것이다.

FDA는 지난해 9월 식도편평세포암(ESCC) 치료에 대한 ‘티스렐리주맙’의 신약 승인 신청서를 접수했으며, 처방의약품신청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심사 기일을 올해 7월 12일로 지정했다. 이후 FDA 측은 “코로나19로 인해 중국 내 제조 공장 현장 실사가 불가능하다”며 심사 기일을 무기한 연기해 버렸다.

이러한 가운데, 준시 바이오사이언스(Junshi Biosciences)의 PD-1 면역관문 억제제 ‘토리팔리맙’(toripalimab)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목전에 두면서 깐깐한 미국 FDA의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 지 이목이 집중된다.

FDA는 ‘토리팔리맙’에 대한 승인신청접수를 한 차례 거절한 뒤, 올해 6월, 전이성·재발성 진행성 비인두암 환자에 대한 1차 치료제로 항암화학요법제인 ‘젬시타빈’ 및 ‘시스플라틴’과의 병용요법, 백금 기반 화학요법 후 전이성·재발성 비인두암 환자의 2차 치료제로서 ‘토리팔리맙’의 단독요법에 대한 생물학적제제 신약 허가 신청(BLA)을 접수한 바 있다. 

‘토리팔리맙’이 FDA의 승인이 받으면 미국에서 허가를 받은 세번째 중국산 항암제이자 첫번째 면역 항암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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