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치매 완치제 1호 타이틀 누가 쥐나?
세계 첫 치매 완치제 1호 타이틀 누가 쥐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승인 막바지 단계 속속 돌입

日 에자이 ‘레카네맙’, 환자 사망에도 승인 가능성 높아

美 릴리 ‘도나네맙’, 내년 2월경 승인 여부 판가름
  • 이충만
  • admin@hkn24.com
  • 승인 2022.12.05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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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 아말로이드 응집체 [사진=NIH 홈페이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베타 아말로이드 응집체 [사진=NIH 홈페이지]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무수한 도전에도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후보물질들이 속속 승인 막바지 단계에 진입하면서 치매 정복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기업들은 임상 시험에 속도를 내는 한편 효능과 안전성을 모두 갖춘 ‘게임 체인저’를 개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MARC에 따르면,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63억 4000만 달러(한화 약 9조 154억 8000만 원)로, 2021년부터 2026년까지 연평균 6.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고령 치매 환자들이 급증하는 현실에 비하면 매우 낮은 시장 규모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완치제가 개발되는 순간, 시장 규모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를 방증하듯 시장을 선점하려는 글로벌 파마들의 움직임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분야의 선두주자는 미국 바이오젠(BioGen)과 일본 에자이(Esai)다. 이들 기업은 실패한 치료제라는 오명을 안고 역사의 뒤안 길로 사라진 ‘에듀유헬름’(Aduhelm, 성분명: 아두카누맙·aducanumab)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현재 개발 중인 항 베타 아밀로이드 항체 ‘레카네맙’(lecanemab)의 개발에 무척 공을 들이고 있다.  

그 결과 임상 3상시험(시험명: CLARITY AD)에서 상당한 성과를 도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치료 18개월차에 인지 기능 평가 지수(CDR-SB)를 기준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의 인지저하 속도를 위약 대비 27% 감소시킨 것이다. 

양사는 이같은 효과를 바탕으로 올해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허가신청(NDA)를 했고 FDA도 이를 접수한 바 있다. 심사 기일은 오는 2023년 1월 6일로, 이제 남은 시간은 불과 1개월이다. 승인이 될 경우 ‘레카네맙’은 사실상 제1호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타이틀을 달게 된다. 

다만, ‘레카네맙’은 올해 10월 말 CLARITY AD 연구에 참여한 65세의 여성 환자가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일각에서 승인이 어렵게 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바 있다.

 

“사망 발생에도 ‘레카네맙’ 승인 확률 매우 높아”

미국 사이언스지(Science)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환자는 뇌졸중을 치료하기 위해 표준 혈전 치료제인 조직 플라스미노겐 활성제(tPA)를 투약한 직후 출혈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환자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사망 환자는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뇌 아밀로이드 혈관증(CAA)을 앓고 있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CAA로 취약해진 혈관벽의 평활근을 뇌의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가 대체하고 있는 도중 ‘레카네맙’이 이를 제거하면서 혈관벽이 더욱 취약해졌고 tPA을 투여한 순간 혈관벽이 파열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관건은 ‘레카네맙’의 이점이 이러한 위험성을 능가하느냐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사이언스지가 게재한 자료에서 확인된 ‘레카네맙’의 뇌 혈관벽 출혈 위험성은 모든 업계에서 동의할 것”이라며 “치명적인 질환에서 위험성이 낮은 약물은 그리 많지 않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레카네맙’의 유용성이 입증되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개로 증권가에서는 ‘레카네맙’의 승인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미국 증권사 RBC 캐피털 마켓츠(RBC Capital Markets)는 “FDA의 규제 완화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며 “‘레카네맙’의 승인 확률은 95%”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레카네맙’의 향후 연간 최대 매출이 90억 달러(한화 약 11조 704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애듀유헬름’의 FDA 승인 과정에서도 유사한 분석이 나왔다며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곳도 있다.

 

릴리 ‘도나네맙’, ‘애듀유헬름’ 대비 우월성 입증 ... 내년 초 승인 여부 판가름

현재 관심을 모으고 있는 또다른 치료제는 미국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항 베타 아밀로이드 항체 ‘도나네맙’(donanemab)이다. 릴리는 이 약물의 개발애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최근 관련 임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하면서 바이오젠과 에자이를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릴리는 지난 30일 제15회 알츠하이머병 임상시험(CTAD) 컨퍼런스에서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임상 3상 시험(시험명: RAILBLAZER-ALZ 4)의 데이터를 발표했다. 해당 시험은 약 150명의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로, 환자들은 ‘도나네맙’과 위약을 무작위로 투여 받았다.

그 결과, ‘도나네맙’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뇌내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를 제거하여 시험의 1차 평가변수를 충족했다. 특히, 이전 연구에서 ‘애듀유헬름’이 도출한 데이터와 비교할 시 두드러진 우월성을 입증하면서 승인 청신호를 터뜨렸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알츠하이머병 음성 분류 기준인 베타 아밀로이드 25 센틸로이드(centiloids) 미만 여부 측정 도구를 통해 ‘도나네맙’ 투여군을 분석한 결과, ‘도나네맙’군의 37.9%는 치료 6개월차에 24.1 센티로이드보다 낮은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를 달성, 유의한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체 제거 효과를 보였다. 반면, ‘애듀유헬름’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했을 시, 이 기준을 충족한 환자는 전체의 1.6%에 불과했다.

또한 치료 6개월 후 ‘도나네맙’군의 65.2%는 기준선에 비해 뇌 아밀로이드 수치가 감소한 반면, ‘애듀유헬름’ 투여군은 17%에서만 이 기준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항 베타 아밀로이드 항체 약물의 특징인 뇌 영상 비정상 증상(ARIA)은 ‘도나네맙’군에서도 유사한 비율로 나타났다. ‘도나네맙’군의 25.4%는 이러한 부작용을 보고했다.

FDA는 회사측이 제출한 이러한 임상결과를 인정, 올해 8월 ‘도나네맙’의 승인 신청을 접수했으며, 이를 우선 심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당시 정확한 심사 기일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심사 기일이 통상 6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내년 2월경에는 승인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최소한 2개의 치료제 중 1개는 FDA의 관문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제 관심은 세계 첫 치매 완치제 1호 타이틀을 누가 쥐느냐에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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