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질환 시장 1위 ‘아일리아’ 아성 무너지나?
안과질환 시장 1위 ‘아일리아’ 아성 무너지나?
사상 첫 이중특이성항체 ‘바비스모’, 황반부종 연구서 ‘아일리아’ 대비 비열등성 입증

로슈, 조만간 ‘바비스모’ 적응증 확대 승인 신청 ... “황반부종 환자에 새로운 치료 옵션 제공”

‘아일리아’ 보유 리제네론, 바이오시밀러와도 동시 경쟁해야 ... 엎친데 덮친격 고심 깊어져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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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1.01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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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스모 [사진=로슈 홈페이지]
바비스모 [사진=로슈 홈페이지]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미국 리제네론(Regeneron)과 독일 바이엘(Bayer)의 안과질환 시장 판매량 1위 품목인 ‘아일리아’(Eylea, 성분명: 애플리버셉트·aflibercept)의 입지가 머지않아 크게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후발주자인 스위스 로슈(Roche)의 안과질환용 이중특이성 항체 ‘바비스모’(Vabysmo, 성분명: 파리시맙-스보아·faricimab-svoa)가 새로운 임상결과를 발표하면서다. 게다가 특허 만료일이 몇년 남지 않은 ‘아일리아’는 바이오시밀러와도 동시에 경쟁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말그대로 엎친데 덮친격이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로슈가 발표한 황반부종에 대한 2건의 임상 3상 시험(시험명: BALATON 및 COMINO) 결과를 보면, ‘바비스모’는 ‘아일리아’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회사 측은 이를 기반으로 전세계 보건 당국에게 ‘바비스모’의 적응증 확대 승인 절차를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임상 연구는 망막분지정맥폐쇄성(BRVO) 망막중심정맥폐쇄성(CRVO)으로 인해 황반부종이 발생한 환자를 대상으로 24주간 1:1 비율로 ‘바비스모’와 ‘아일리아’를 무작위로 투여 받았다. BALATON 연구는 BRVO 환자 553명, COMINO 연구는 BRVO와 CRVO 환자 72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시험 결과, 두 연구 모두에서 ‘바비스모’ 투여군은 ‘아일리아’군과 비교해 비열등한 시력 개선을 보였다. ‘바비스모’군의 황반 중심 두께는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했으며, 내약성과 안전성 또한 우수했다. 로슈 측은 다가오는 학술대회에서 구체적인 임상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다.

리바이 개러웨이(Levi Garraway) 로슈 최고의료책임자는 이번 임상결과와 관련, “‘바비스모’가 황반부종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라며 “전세계 보건 당국과 이번 데이터에 대해 하루빨리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적응증 확대 신청에 강한 자신감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비스모’는 안지오포이에틴2(Ang2)와 혈관내피성장인자A(VEGFA)를 표적하는 약물, 안과질환에 대한 사상 첫 이중특이성항체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월, ‘바비스모’를 신생 혈관성·습성 노인성 황반변성(nAMD)과 당뇨성 황반변성(DME) 치료제로 승인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황반부종은 망막의 중앙부위인 황반에 생긴 부종이다. 습성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망막혈관폐쇄 등 다양한 안구 질환으로 인한 안구 내 염증 또는 과도한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생성 의해 발병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시력저하, 변형시 등이 있다.

현재 표준 치료법은 염증을 억제하는 스테로이드 제제나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제제를 안구 내 주입하는 유리 체강내 주사가 가장 대표적인 치료다.

황반부종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받은 약물은  ▲리제네론과 바이엘의 ‘아일리아’ ▲로슈의 ‘루센티스’(Lucentis, 성분명: 라니비주맙·ranibizumab) ▲미국 앨러간(Allergan)의 ‘오저덱스’(Ozurdex, 덱사메타손·dexamethasone)가 있다. 이중 ‘오저덱스’는 스테로이드 제제로, 실질적인 치료제는 ‘아일리아’와 ‘루센티스’가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아일리아’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안구질환 치료제로 2021년 기준 92억 달러(한화 약 13조 1008억 원 원)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지난해 전체 의약품 매출 순위에서는 8위, 동종 분야 약물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루센티스’는 지난해 21억 6000만 달러(한화 약 3조 747억 6000만 원)의 실적을 거두면서 ‘아일리아’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만 건실한 수익성을 보였다.

다만, ‘루센티스’는 지난 2006년 6월 황반변성 치료제로 FDA의 허가를 받은 이후, 미국에서는 지난해 6월, 유럽에서는 올해 1월 특허가 만료되면서 바이오시밀러의 거센 공습에 직면해 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로슈는 ‘루센티스’의 후속 약제 ‘바비스모’를 지난 2020년 선보였다. 

‘아일리아’ 또한 유럽에서 2025년 5월, 미국에서 2027년 특허가 종료됨에 따라 향후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국내외 수많은 제약사들이 앞다투어 ‘아일리아’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이다. 

로슈와 달리 후속 약물이 없는 리제네론과 바이엘 입장에서는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매출 하락을 방어하는 방법 중 하나는 그동안 확보한 적응증을 바탕으로 시간을 벌어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인데, 안구질환 치료제 시장에서 ‘바비스모’가 부상할 수록 바이오시밀러 및 ‘바비스모’와 동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글로벌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인 이벨류에이트 파마(Evaluate Pharma)는 오는 2027년까지 ‘바비스모’ 매출이 36억 달러(한화 약 5조 126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 반면, 같은 기간 ‘아일리아’는 52억 달러(한화 약 7조 4048억 원)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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