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드림’ 실현 가시화 … 국산 신약 美 공략 ‘가속’
‘아메리칸드림’ 실현 가시화 … 국산 신약 美 공략 ‘가속’
한미약품 ‘롤베돈’ 미국 전역 출시 … 3조원 거대 시장 ‘정조준’

‘시벡스트로·앱스틸라·수노시·엑스코프리’ 등 현지 상업화 ‘순풍’

‘슈가논·렉라자·케이캡’ 등 후발 주자들도 미국 진출 채비 분주
  • 이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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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0.24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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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사진=헬스코리아뉴스 D/B]

[헬스코리아뉴스 / 이순호]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을 겨냥한 국산 신약들의 공세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과거 국산 신약들은 미국 시장 진출에는 성공하더라도 상업화에 실패해 사업이 ‘용두사미’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현지 승인을 받는 제품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을 뿐 아니라 가시적인 상업적 성과까지 거두고 있어 주목된다.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는 국산 신약의 탄생도 머지않았다는 평가다.

#한미약품의 파트너사인 스펙트럼은 최근 미국 FDA로부터 판매를 승인받은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롤베돈’(국내 제품명 ‘롤론티스’)이 미국 전역에서 출시했다.

‘롤베돈’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장기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로, 지난 2012년 미국 제약기업 스펙트럼에 기술 수출됐다. 화학요법을 받은 암 환자에서 발생하는 중증 호중구감소증의 치료 또는 예방 용도로 쓰이는 약물로, 바이오의약품의 약효를 늘려주는 한미약품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3월 품목허가를 받았다.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 중 FDA 승인을 받은 첫 번째 제품으로, 한국 공장(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생산해 미국 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다.

한미약품의 파트너사 스펙트럼의 톰 리가 사장은 “3조 원에 달하는 미국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에 ‘롤베돈’을 출시하게 됐다”며 “미국 전역 유통을 담당할 우리 협력사에 이 제품들이 대량 전달됐으며, 이 유망한 시장에서 성과를 낼 준비도 모두 마쳤다”고 말했다.

‘롤베돈’은 2003년 #LG화학의 항생제 ‘팩티브’(국산 신약 5호), 2014년 #동아에스티의 항생제 ‘시벡스트로’(국산 신약 24·25호), 2016년 #SK케미칼의 혈우병 치료제 ‘앱스틸라’, 2019년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 치료제 ‘수노시’와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에 이어 미국 FDA 관문을 통과한 6번째 국산 신약이다.

2003년 이후 10년 넘게 등장하지 않던 미국 FDA 승인 국산 신약이 지난 8년 사이 5개나 탄생한 셈이다.

LG화학은 2003년 자사가 개발한 첫 신약인 '팩티브'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쓴맛을 본 회사다. ‘팩티브’의 상업적 실패 이후 미국 시장에 재입성하기 위해 다수 신약후보 물질을 선보였으나,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상업화에 성공한 후속 신약은 전무하다.

‘팩티브’는 LG화학이 자체 개발한 퀴놀론 계열 항생제다. 지난 2003년 4월 국산 신약 중 처음으로 미국 FDA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았다.

당시 회사 측은 “매년 800억 원 규모의 외화 수익을 거둘 것”이라는 핑크빛 전망을 내놓았으나, 출시 초반 연 매출 200억 원 안팎을 기록한 뒤 시간이 지날수록 매출은 줄어들었다. 미국 출시 후 12년 정도가 지나서야 개발에 들인 비용 3000억 원을 회수할 수 있었을 정도로, 저조한 성적이었다.

이 제품은 현재 국내 및 글로벌 시장에서 매년 100억 원대 매출을 내고 있지만, 당초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실패한 신약’이라는 꼬리표가 달렸다.

‘팩티브’의 미국 상업화 실패 이후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을 개발해도 미국 시장 진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은 국산 신약은 총 34개에 달하지만, 미국 FDA 관문을 통과한 제품은 6개에 불과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글로벌 시장에 먼저 출시됐으며 국내에서는 아직 품목허가를 받지 않은 ‘엑스코프리’와 ‘수노시’를 더하면 국산 신약 중 미국 시장에 진출한 제품의 비중은 더욱 줄어든다.

이런 가운데 동아에스티가 지난 2014년 ‘시벡스트로’를 미국 시장에 출시하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시벡스트로’는 동아에스티가 개발한 슈퍼항생제다. 다제내성 세균(슈퍼박테리아) 감염에 사용하는 약물로, 지난해 미국 매출은 29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매출이 10% 성장해 3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다소 더딘 성장세이지만, 그동안 국산 신약의 미국 내 인지도가 전무했으며, 슈퍼박테리아 감염 환자가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는 분석이다.

‘시벡스트로’ 이후에는 국내 재벌기업인 SK그룹의 계열사가 개발한 신약들이 미국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고 있다.

SK케미칼의 ‘앱스틸라’는 유일한 싱글체인 작용기전의 A형 혈우병 치료제다. SK케미칼은 지난 2009년 호주 제약사인 CSL베링에 ‘앱스틸라’를 기술수출했다. CSL베링은 ‘앱스틸라’의 매출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SK케미칼이 수령하는 로열티(매출액 대비 약 5%)가 100억 원 안팎인 것을 고려하면, 미국에서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앱스틸라’는 지난 2020년 국내에서도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우리나라 판권은 SK케미칼에서 분사한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가지고 있으나, SK그룹은 CSL베링이 ‘앱스틸라’의 생산과 수입을 맡고, 혈액제제 계열사인 SK플라즈마가 국내 마케팅 전체를 담당하는 방식의 시장 전략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앱스틸라’는 공식적인 국산 신약 지위를 얻지는 못했다.

SK바이오팜의 ‘수노시’는 현재 액섬테라퓨틱스가 판매 중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11년 아시아 12개국을 제외한 ‘수노시’의 글로벌 판권을 미국 에어리얼바이오파마에 기술수출했는데, 이 판권은 2014년 재즈파마슈티컬스에 넘어간 뒤 올해 3월 액섬테라퓨틱스로 다시 한번 이전됐다.

2020년 ‘수노시’의 글로벌 매출은 2833만 달러(한화 약 407억 원)에 그쳤으나, 이듬해인 2021년에는 약 5800만 달러(한화 약 834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다. 올해 판권이 엑섬테라퓨틱스로 넘어간 뒤에는 불과 6주 만에 880만 달러(한화 약 127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노시’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 유럽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중 유럽의 경우, 독일, 덴마크,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일부 국가에만 제품이 출시된 만큼, 매출의 대부분은 시장이 가장 큰 미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엑스코프리’는 SK바이오팜이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한 제품이다. 미국 판매는 SK바이오팜의 현지 자회사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담당하고 있다. 이 제품은 지난해 미국에서 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는 매출이 이보다 두 배 늘어나 약 16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수노시’와 ‘엑스코프리’ 모두 아직 국내에서는 품목허가를 획득하지 않았다. ‘엑스코프리’는 올해 초 우리나라 식약처로부터 임상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조만간 본격적인 임상에 돌입할 예정이다. ‘수노시’는 아직 별다른 국내 상용화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다.

 

‘슈가논·케이캡·렉라자’ 등

후발 주자도 美 진출 잰걸음

국산 신약들의 미국 진출과 상업화가 진전을 보이면서 후발 주자들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동아에스티의 당뇨병 치료제 ‘슈가논’(국산 신약 26호),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국산 신약 30호),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국산 신약 31호) 등이 대표적이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2018년 동양네트웍스의 바이오 전문 자회사 바이오엔비아(구 티와이바이오)와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레드엔비아(구 티와이레드)를 통해 자사가 개발한 ‘슈가논’의 미국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레드엔비아는 당뇨병 치료제인 ‘슈가논’을 대동맥판막석회화증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 9월 미국 FDA로부터 임상2b/3a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임상 개시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임상에는 최근 미국 최고의 병원으로 선정된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과 하버드의대 부속병원인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레드엔비아는 이들 기관 연구진과의 긴밀한 협력 및 미국국립보건원(NIH)으로부터 임상연구 자금을 지원받아 신속한 임상개발을 통해 제품 상용화를 최대한 앞당긴다는 전략이다.

HK이노엔은 최근 자사가 개발한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미국 임상3상 시험을 시작했다. 해당 임상시험은 미국 소화기의약품 전문기업 세벨라의 자회사인 브레인트리 래보라토리스가 맡는다.

HK이노엔은 이번 임상시험에서 ▲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및 치료효과 유지 ▲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에 대해 ‘케이캡’과 대조군인 PPI(양성자 펌프 억제제) 계열을 비교해 유효성·안전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의 미국 파트너사인 얀센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와 이중 항체 치료제 ‘리브레반트’의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3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시험은 ‘렉라자’의 미국 상용화를 위한 것으로 회사 측은 내년 상반기께 임상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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