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학회 “환자 살리자” 호소에 ... 복지부·식약처 “?”
뇌졸중학회 “환자 살리자” 호소에 ... 복지부·식약처 “?”
“치료에 필수적인 뇌졸중집중치료실 전국적으로 절대 부족”

“고도의 전문인력 근무에도 수가는 중환자실 대비 절반 수준”

“집중치료실 운영할 수록 손해, 의사들 열정 페이로 버티고 있어”

“연말부터 공급 부족 예상되는 정맥혈전용해제 물량 확보도 시급”

대한뇌졸중학회, 집중치료실 확대 호소하며 정부 지원 재차 강조
  • 임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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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10.2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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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병원은 선별된 뇌졸중환자를 대상으로 보행재활로봇치료에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하다고 18일 밝혔다. [사진=전북대병원 제공]
사진은 전북대학교병원이 뇌졸중환자를 대상으로 보행재활로봇치료를 하고 있는 모습. 

[헬스코리아뉴스 / 임도이] 대한뇌졸중학회(이사장 배희준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가 급성기 뇌졸중 치료에 필수적인 뇌졸중집중치료실 확충의 시급함을 다시 한번 절박하게 호소했다. 뇌졸중 급성기 치료의 핵심이고 예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뇌졸중집중치료실이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뇌졸중 환자의 후유장애를 최소화하고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뇌졸중집중치료실의 전국적 보급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학회는 2023년 초반부터 전세계적으로 물량 부족이 예상되는 뇌경색 급성기 치료제인 정맥 내 혈전용해제(tPA) 물량 확보가 시급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는 그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어, 국민 생명을 경시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뇌졸중은 국내 사망원인 4위 질환이고, 현재 연간 10만 명의 급성 뇌졸중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환자 숫자는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 

 

연간 급성 뇌졸중 환자 10만 명 발생

집중치료실 치료, 사망률 30% 감소  

전체 뇌졸중 중 뇌경색(뇌혈관 폐쇄로 발생)은 80% 이상을 차지한다. 이 가운데 35%는 심한 후유장애로 독립적인 생활이 어렵고 요양병원 혹은 재활병원에서의 치료가 필요하다. 

뇌졸중집중치료실(Stroke Unit)은 급성기 뇌졸중 환자들을 종합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시설이다. 뇌졸중집중치료실 치료만으로도 뇌졸중 환자의 사망률과 후유장애를 30% 정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외 진료지침 역시 급성기 뇌졸중환자의 입원치료를 조직적인 뇌졸중집중치료실에서 수행하도록 최고 수준의 근거로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결국 돈이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뇌졸중집중치료실 수가(종합병원 기준 13만 3320원)는 2017년 10월 신설된 이후 단 한 차례도 개선된 적이 없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16만 710원)보다도 낮은 수가가 오랜기간 방치되면서 일선 의료기관들은 집중치료실 설치·운영에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한뇌졸중학회 김태정 홍보이사(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20일 헬스코리아뉴스와의 통화에서 “뇌졸중집중치료실은 고도의 모니터링을 하는 전문인력이 근무함에도 일반 중환자실 수가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 저수가”라며 “힘이 들지만, 열정페이로 버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환자 치료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집중치료실 운영

저수가 견디다 못한 일부 병원, 중환자실로 시설 변경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태정 교수(대한뇌졸중학회 홍보이사) [2022.10.20. 현재]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태정 교수(대한뇌졸중학회 홍보이사) [2022.10.20. 현재]

비현실적인 전담의 기준으로 책정된 전담의 수가는 신청하는 기관도 거의 없는 상태이다. 현재 각 병원들은 이러한 어려움에도 급성기 뇌졸중 환자의 치료를 위해 손해를 감수하면서 시설과 인력을 투입하여 울며 겨자먹기로 집중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급 및 종합병원의 약 20% 정도는 턱없이 낮은 저수가를 견디지 못하고,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중환자실 시설로 변형하여 중환자실 수가로 받고 있다.

학회측은 “정부가 지원을 외면하다보니, 이러한 기형적 모형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7월 29일 발표된 뇌졸중적정성평가 결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급성뇌졸중 진료를 제공하는 국내 233개 병원 중 99개에서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중 15개는 대한뇌졸중학회 미인증 기관이거나 자격이 되지 않아 입원료를 산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로 허울뿐인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입원료를 산정하는 병원 84개도 대한뇌졸중학회에서 평가 및 인증을 통하여 진료지침에 따른 표준화진료가 가능하다고 평가된 기관은 69개 기관(29.6%)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뇌졸중 진료를 제공하는 병원(233개) 가운데, 약 70% 정도는 사망률과 후유장애를 줄일 수 있는 뇌졸중집중치료실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김태정 교수는 “최근 8차 적정성평가 자료로 분석된 연구결과를 보면, 뇌졸중집중치료실을 갖춘 병원의 발생 30일째와 1년째 사망률은 각각 6.5%, 15.1%인 반면, 뇌졸중집중치료실을 운영하지 않는 병원의 사망률은 각각 8.0%, 17.0%로 더 높게 나타났다”며, 뇌졸중집중치료실의 예후개선 효과가 뚜렷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 “현재 우리나라 응급의료 중진료권 70개 중에서 절반에 못 미치는 34개 중진료권만 뇌졸중집중치료실을 보유하고 있어 목표로 하고 있는 필수의료의 지역완결형 치료는 요원한 상태”라고 뼈있는 지적을 했다.

 

최적의 치료 제한, 입원 사망률 다시 증가

뇌졸중치료 필수 약물 연말부터 고갈 예상  

이렇게 급성기 뇌졸중 환자에서 최적의 치료가 제한된 결과는 이번 적정성평가의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수년간 감소추세이던 뇌졸중 환자의 입원 30일 내 사망률은 이전 8차(2018년 7월-12월 진료분) 7.2%에서 9차(2020년 10월-2021년 3월) 7.7%로 증가했다. 특히 뇌경색 환자의 경우 사망률이 3.7%에서 4.3%로 늘었다. 

김태정 교수는 “급성기 뇌경색 환자에서 필수적인 치료인 정맥 내 혈전용해제(tPA)의 4.5 시간 이내 투여율은 97.8%에서 91.1%로 감소하여 10%에 가까운 환자들이 필수적인 치료를 제대로 받고 있지 못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현 상황이 그대로 방치된다면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이나 후유 장애로 남은 생을 보내는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이 초래될 것은 자명하다”고 깊은 우려를 전했다.

이와관련, 대한뇌졸중학회는 올해 8월에도 ‘대형대학병원 간호사 사망 사고는 왜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가?’라는 입장문을 통해 “뇌졸중 안전망 구축이 시급하다”며 정부에 신속한 대책마련을 촉구한 바 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그런가운데 최근에는 뇌졸중 환자 치료에 반드시 필요한 정맥 내 혈전용해제(tPA)마저 세계적인 물량부족 사태를 빚고 있다. 이 약물은 2023년 초반까지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국내에는 그 기간 동안 투약할 물량 확보 조차도 되지 않은 상태로 2022년 11월 정도 까지의 물량만 확보된 상태이다. 

 

학회, 정부에 혈전용해제 해결책 요청

“복지부·식약처, 어떤 움직임도 없어”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대한뇌졸중학회 배희준 이사장(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배희준 교수]

대한뇌졸중학회는 급성기 뇌경색 환자 치료에 필수인 tPA 물량 부족에 대한 대책 마련에 대해서 복지부와 식약청에 해결책을 요청하였으나 아직 어떤 움직임도 없는 상황이다.

대한뇌졸중학회 배희중 이사장은 “최근 일련의 사고에서 드러난 우리나라 중증응급질환의 시스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뇌졸중분야의 가장 효과적이고 시급한 대책은 중진료권별로 최소 1개 이상의 뇌졸중집중치료실을 갖추게 하는 것”며, “이를 위해서는 불합리하게 낮은 뇌졸중집중치료실의 수가 개선 및 이를 운영하기 위한 인력확충이 우선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이사장은 그러면서 “초급성기 정맥혈전용해술 투여률 저하 및 tPA 물량 부족은 분명히 앞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뇌졸중 발생에 대한 큰 불안감을 느끼게 될 중요한 사실이라는 것을 보건당국은 직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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