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뱃속에 있는 태아에게 백일해 항체를 전달할 수 있는 첫번째 백신이 미국 규제 당국의 관문을 통과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7일(현지 시간), 영국 GSK의 Tdap(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 ‘부스트릭스’(Boostrix)를 2개월 미만 영아의 백일해에 대한 수동면역 백신으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했다. 이 백신은 임신 3기에 예방 접종한다.
FDA는 지난 2005년 5월, ‘부스트릭스’를 청소년에 대한 Tdap 예방 백신으로 처음 승인했다. 이후 건강한 성인, 노인 대상 예방 백신으로 확대 승인한 바 있다.
이번 승인은 임부의 예방접종이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 전달되는 면역 반응을 비교하기 위해 실시한 임상 연구의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시험은 건강한 임신 3기 임부에게 ‘부스트릭스’를 접종한 집단과 접종받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누어 백일해 발병 사례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부스트릭스’ 접종군의 태아는 대조군 대비 백일해 예방 효과가 7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피터 마크(Peter Marks) FDA 생물의약품 평가 센터 소장은 “백일해 감염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백신 접종이지만, 생후 2개월 미만의 영아는 백신 접종을 통해 감염을 예방하기에는 너무 어리다”며 “‘부스트릭스’는 임부를 통해 태아에게 백일해 항체를 전단할 수 있는 미국 최초의 백신이다”고 말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 백일해균(그람 음성균)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 질환로, 호흡기 분비물이나 비말을 통한 호흡기 전파가 주된 감염경로이다. 발작, 구토 등의 증상이 동반된 14일 이상의 특징적인 기침 양상을 보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21년 미국에서 보고된 백일해의 총 사례 중 4.2%는 6개월 미만의 영아였으며, 이중 31%는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증으로 진행되었다.
연령이 어릴수록 사망률이 높지만, 예방 백신 상용화로 백일해 발생은 현저히 감소했다. 국내에서는 2009년 백일해 예방 백신이 소아 대상, 2012년부터는 11~12세 청소년 대상 국가필수접종에 포함돼 높은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21년 8월, ‘부스트릭스’를 임부의 임신 3기 예방 접종을 통한 영아 초기의 백일해에 대한 수동 면역 백신으로 적응증을 확대 승인한 바 있다.
한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1월, GSK와 ‘부스트릭스’ 포함 주요 백신 5종에 대한 공동판매계약(Co-Promotion and Distribution agreement)을 체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부스트릭스’, ‘멘비오’, ‘하브릭스1440’, ‘프리오릭스’의 성인 시장과 ‘서바릭스’의 영유아 포함 전체 시장 판매를 전담하게 된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수동 면역은 다른 사람이나 동물이 생산한 항체를 옮겨받아 전달받은 면역이다. 대표적인 수동 면역은 임부가 임신 중 태아에게 항체를 전달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