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협진 확대하려면 수가 해결해야”
“원격협진 확대하려면 수가 해결해야”
  •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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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29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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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원격 중환자실 모니터링 및 비대면 협진시스템(e-Intensive Care Unit, eICU) 활용 모습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헬스코리아뉴스 / 이지혜] 불필요한 이송을 감소시키고 의료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평가되는 원격협진이 제한적인 수가 적용 때문에 활발하게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디지털헬스케어팀은 최근 ‘원격협진 현황 분석과 서비스 확대 전략’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원격협진’은 원격지 의사가 멀리 떨어진 의료인의 의료과정에 대해 지식이나 기술을 자문하는 것으로 현행 의료법상 시행이 가능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한시적으로 허용된 ‘원격진료’와는 다르다. 원격진료는 의료인이 대면진료를 대체해 원격으로 환자의 상태를 진단하고 처방전을 발행 하는 등의 진료를 말한다. 

의료법 제34조에 따라 의료인은 컴퓨터·화상통신 등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먼 곳에 있는 의료인에게 의료지식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원격의료를 할 수 있다. 

그동안 다양한 원격협진 시범사업이 추진되어 왔다. 2015년 국립중앙의료원의 농어촌-대도시 간 응급의료의 질적 수준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취약지 응급의료 원격협진 네트워크 시범사업’과 2018년 사회보장정보원이 수행한 ‘의료취약지 의료지원 시범사업‘이 대표적이다. 

진흥원에 따르면, 원격협진 시범사업을 통해 원격협진 서비스가 불필요한 이송을 감소시키고 적절하고 안전한 환자 전원 등 의료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평가됐다. 요구도, 만족도, 안전성, 효과성 등의 근거 축적에 따라 본 사업으로 전환됐고 2020년 7월 원격협의진찰료가 정식수가로 신설됐다.

하지만 원격협의진찰료는 시범사업에 적용된 시스템인 응급전원협진망(중앙응급의료센터)과 디지털의료지원시스템(사회보장정보원) 2가지 시스템을 사용하는 경우에만 산정·지급되고 있어 원격협진 서비스의 확산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진흥원 디지털헬스케어팀 연미영 팀장은 “입원환자의 효과적인 질환 치료를 위해 시행하는 원내협진과 유사한 수준으로 다양한 질환과 상황에서의 원격협진 수가를 인정한다면 불필요한 전원 예방과 함께 지역에서도 고품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요양병원 입원 환자의 경우에도 중증응급상황이 아닌 질환의 경우 전원·이송 없이 지역 내 적시 치료를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결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연 팀장은 “발전적으로는 수술 후 관리(상처감염 관리, 투약, 재활), 급성기 처치 후 내과적 관리, 재활치료 연계, 경증환자 모니터링, 질환 추적검사 및 정기검진, 암 추적관리 등 다양한 진료 영역을 거주지 근접 의료기관에서 제공받을 수 있어 환자의 시간적, 경제적 이익과 함께 삶의 질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특정 진료영역의 인력 부족과 지역 간 의료격차 심화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의료문제로 강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연 팀장은 “원격협진은 의료자원의 활용을 높여 지역 의료기관의 자원 부족과 편중 문제를 일부 완화하는 기능을 할 수 있다”며 “지역의료기관과 상급종합병원, 또는 지역 내 종합병원 간 원활한 원격협진을 통해 지역·중소 의료기관의 신뢰도·경쟁력 제고와 의원·병원급의 게이트 키퍼 역할을 지원하는 등 지속가능한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원격협진은 원격 상황에서 의료진 간 환자정보를 공유·송수신해야하는 서비스 특성상 의료정보시스템의 구축과 활용이 필수적이며 동시에 의료정보시스템 간 정보 연계나 호환을 위한 기능 설계와 정보보호의 기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요구된다. 

연 팀장은 “원격협의진찰료가 확대 적용되면 원격협진을 시행하려는 의료기관은 원격협진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표준화, 상호운용성, 정보보호 등 최소한의 기능적 요구사항을 적용해야 한다”며 “이는 우리나라 전반의 EMR 수준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서비스 혁신 수단으로써 원격협진 확대 정책이 공감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서비스의 범위, 주기 등 활용방안과 효과성 및 경제성을 지속적으로 입증하고 건강보험 재정 영향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 다양한 원격협진 시범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추진해야 한다. 

연 팀장은 “지방 중소병원의 수술·입원 환자나 요양병원 환자의 경우 수술 후 관리, 정기적 모니터링 등을 위해 상급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는 경우가 빈번한데 이런 특정 상황을 고려한 시범사업 설계를 통해 원격협진의 가능한 범위와 경제적 효과를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소아·화상·재활 등 전문인력이 부족한 지역을 중심으로 의료전달체계에 기반한 원격협진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특정 진료과목 중심의 원격협진 모델을 발굴하는 시범사업도 고려해 볼 수 있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현재 원격협진 의뢰 건에 비해 자문이 적게 이루어지고 있어 의뢰기관과 자문기관의 원격협진의 수용도 차이를 가져오는 현장의 문제를 고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정한 보상체계 등을 포함한 다양한 논의가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제언했다.

현행 원격협진진찰료는 의뢰와 자문에 한 해 의료기관급별로 차등을 두고 영상정보를 공유하거나 정신질환 응급환자의 경우와 같이 특수한 상황에 가산을 적용하고 있다. 환자 1인에 대해 1회로 제한하는 산정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연 팀장은 “응급의료시설과 취약지 의료기관의 경우는 매우 특수한 조건에서 원격협진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특별히 수가 산정을 위한 제한규정을 두지 않았으나 다양한 진료 상황에서 원격협진 수가를 확대·적용하기 위해서는 불요불급한 청구를 방지하기 위한 제한 요건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인정한 정보통신망(응급전원협진망, 디지털의료지원시스템)을 활용한 사례에 한해 원격협의진찰료 수가가 지급되고 있어 원격협진의 확대방안 논의에서 기 운영중인 정보통신망에 상응하는 원격협진 시스템의 기준과 기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에서 발간한 보고서에서는 원격협진이 환자 회송 의뢰 서비스 정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언급하고 있고 실제 의료현장에서 진료에 불편함이 없도록 시스템 개발과 표준화 사업에 대한 재정지원이 필요한 점을 주장한 바도 있다.

연 팀장은 “원격협진이 안전하고 효과적인 의료서비스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의료진 간 커뮤니케이션이 용이한 시스템 개발을 위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고 나아가 원격협진 시스템이 의료현장에 안정적으로 도입·확산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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