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유전자 편집 치료제 탄생 기대감 고조
세계 첫 유전자 편집 치료제 탄생 기대감 고조
유전자 치료제, 희귀 난치성 질환 완치 옵션으로 자리잡아

세포 내에서 유전자 복구하는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 주목

FDA,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치료제 ‘엑사셀’ 롤링 리뷰 개시
  • 이충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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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9.2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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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유전체 게놈 dna

[헬스코리아뉴스 / 이충만]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유전자 치료제 개발이 점점 무르익고 있다. 많은 실패와 좌절이 있었지만, 이제 유전자 치료제는 희귀 난치성 질환에 대한 완치 옵션으로 자리잡음과 동시에, 지난 수십 년간 이뤄진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더욱더 혁신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유전자 치료제는 유전자 이상을 교정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수정된 유전자를 환자에게 투여하여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거나 예방하기 위한 약물이다. 1회 투약으로 질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완치제도 나왔다.

유전자 치료제는 치료 대상에 따라 체세포 유전자 치료제(Somatic gene therapy)와 생식세포 유전자 치료제(Germline gene therapy)로 분류된다. 체세포 치료제는 투약 대상만이 치료 및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생식세포 치료제는 투약을 통해 유전자의 변형이 다음 세대로 전달되는데, 이로 인해 위험성 및 윤리적인 우려를 근거로 아직까지 허용되지 않고 있다.

조작된 유전자를 생체 내에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운반체가 필요하다. 가장 많이 쓰이는 운반체는 바이러스성 벡터이다. 유전자 전달 효율성은 높지만 감염 기능은 제거된 바이러스 껍질과 같은 것으로, 정상 세포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의 기전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이밖에 플라스미드(Plasmid) DNA 및 리포좀(Liposome) 등의 비바이러스성 벡터도 사용되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유전자 치료제는 스위스 노바티스(Novartis)의 ‘킴리아’(KimriaI, 성분명: 티사젠렉류셀·tisagenlecleucel)이다. 일명 원샷 치료제로 통하는 ‘킴리아’는 지난 2017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세계 최초의 CAR-T 치료제로 승인 받아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킴리아’는 환자에서 채취한 T세포 표면에 암세포의 특정 항원인 CD19를 인지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가 발현될 수 있도록 유전 정보를 조합한 후 바이러스 벡터를 통해 체내 수정된 유전자를 전달한다. 1인 맞춤형 자가 면역세포 항암 치료제로, 단 한 번 투약으로 완치가 가능해 ‘기적의 항암제’로도 불린다.

문제는 바이러스 이용 유전자 치료의 경우 바이러스 그 자체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존재하며, 반복 투여 시 체내에서 형성된 중화항체에 의한 효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수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바이러스 복제 기능과 중화항체에 결합 부위를 제거하여 체내 전달률은 유지하되 안전성을 높이는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진행해 왔다.

다른 한편으로는 수정된 유전자의 전이가 아닌, 세포 내에서 유전자를 정확하게 복구하는 최신 기술이 차세대 유전자 치료제로 주목을 받고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 지난 10년간 큰 발전 이뤄

이러한 최신 기술은 유전자를 원하는 방향으로 짜집기하듯 편집할 수 있는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편집 기술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은 교정하려는 DNA를 찾아내는 RNA(리보 핵산)와 DNA를 잘라내는 제한효소인 Cas9를 결합하여 만든 것이다. 유전체에 변이나 기타 오류가 발생할 경우, 정상 세포를 전달하는 게 아닌, 세포 내에 존재하는 유전자를 직접 고칠 수 있는 유전자 치료법이다.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은 UC 버클리 대학(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의 제니퍼 다우드나(Jennifer Dounda) 연구팀이 2012년 사이언스(Science)에 관련 논문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구 개발이 시작됐다. 다우드나 박사는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에 대한 공로로 지난 2020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 10년간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을 통한 신약 개발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 처음 5년 동안 이 기술은 다양한 세포 유형에서 작동하는 방식 및 DNA 절단 효율성을 개선하며 인체 대상 첫번째 임상 시험 개시를 위한 연구에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2016년, 중국에서 폐암 환자에게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반 치료 후보물질을 투약함에 따라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치료제에 대한 임상 연구의 서막을 알렸다. 

현재 진행 중인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치료제 임상 연구들은 희귀 유전성 혈액 질환 및 안구 질환, 암, 당뇨병, 감염성 질환, 염증성 질환, 단백질 접힘 질환 등 총 7가지 분야가 있다. 이중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분야는 희귀 유전성 혈액 질환이다.

미국 인텔리아 테라퓨틱스(Intellia Therapeutics)는 지난 16일(현지 시간), 개발 중인 유전자 편집 치료제 ‘NTLA-2001’이 트렌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ATTR) 환자 대상 임상 1상 시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현재 ATTR의 치료 목표는 주기적인 치료제 투약을 통해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지만, ‘NTLA-2001’은 단 한 번의 투약으로 ATTR를 완치할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이러한 가운데, 최근 미국 크리스퍼 테라퓨틱스(CRISPR Therapeutics)와 미국 버텍스 파마슈티컬스(Vertex Pharmaceuticals)는 “양사가 공동 개발 중인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치료제 후보물질 ‘엑사셀’(exa-cel, 엑사감글로진 오토템셀·exagamglogene autotemcel)이 규제 당국에 신약 신청서 제출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밝히면서 전세계 최초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치료제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엑사셀’, 롤링 리뷰 개시 ... 올해 11월 승인 신청서 제출 예정

크리스퍼 테라퓨틱스와 버텍스 파마슈티컬스는 27일(현지 시간), 미국 FDA가 겸상적혈구병(SCD) 및 수혈 의존성 베타 지중해 빈혈(TDT) 치료를 위한 ‘엑사셀’에 대해 롤링 리뷰(rolling review)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롤링 리뷰는 신약 승인 신청 시 관련 자료가 구비 되는대로 순차적으로 제출하는 것으로, FDA의 패스트트랙 제도에 따른 혜택이다. FDA는 지난 2019년 4월, ‘엑사셀’을 패스트트랙 개발 의약품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번 롤링 리뷰 개시에 따라 양사는 올해 11월까지 ‘엑사셀’의 생물학적제제 신약승인신청(BLA)을 먼저 제출하며, 내년 1월까지 신청서 제출을 완료할 예정이다. FDA가 내년에 신청서를 접수하게 되면 2023년 안에 승인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버텍스 측은 유럽 의약품청(EMA)과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과 논의를 완료했으며, 해당 기관들에게 ‘엑사셀’의 승인 신청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엑사셀’은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편집하여 적혈구에서 높은 수준의 태아형 헤모글로빈(HbF)을 생성하도록 설계됐다. ‘CTX001’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크리스퍼 테라퓨틱스와 버텍스 파마슈티컬스는 현재 ‘엑사셀’에 대한 5건의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2세에서 35세 환자에서 1회 ‘엑사셀’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는 2건의 임상 2/3상 시험(시험명: CLIMB-111 및 CLIMB-121), 2세에서 11세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2건의 임상 2/3상 시험(시험명: CLIMB-141 및 CLIMB-151), 그리고 ‘엑사셀’ 투여 후 최대 15년간 환자들을 추적 관찰하는 장기 임상 연구(시험명: CLIMB-131)가 있다.

이날 니아 타시스(Nia Tatsis) 버텍스 수석 부사장은 “FDA가 롤링 리뷰를 개시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엑사셀’이 최초의 CRISPR 유전자 편집 치료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또한 FDA와의 협의를 통해 겸상적혈구병 및 베타 지중해빈혈 환자들에게 하루빨리 혁신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텍스와 크리스퍼 테라퓨틱스는 지난 2015년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대한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버텍스는 ‘엑사셀’의 글로벌 개발, ​​제조, 상업화를 담당한다. ‘엑사셀’의 수익은 버텍스와 크리스퍼 테라퓨틱스가 6:4의 비율로 나누기로 했다.

한편, FDA는 지난 8월 미국 블루버드 바이오(Bluebird bio)의 ‘진테글로’(Zynteglo, 성분명: 베티베글로진 오토템셀·betibeglogene autotemcel)를 베타 지중해 빈혈에 대한 최초의 유전자 치료제로 승인한 바 있다. 다만, ‘진테글로’는 수정된 유전자를 환자 체내에 다시 주입하는 형질 도입 유전자 치료제로,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치료제는 아니다. [아래 관련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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