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리아뉴스 / 박원진] 국민연금과 한국은행이 다음달 중 100억 달러 이내에서 통화스왑 체결을 추진키로 했다. 달러당 원화값 하락세가 지속되자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외환 스왑은 통화 교환의 형식을 이용하여 단기적인 자금 융통을 행하기로 하는 계약으로, 연기금과 한은간 통화스왑 체결은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위원장 보건복지부장관)는 23일 오후 2시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2022년도 제5차 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도 국민연금기금운용계획 변경(안)', '국민연금기금 운용지침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해외투자에 필요한 외화자금을 외환당국과의 외환스왑 거래를 통해 조달할 수 있게 됐다. 한은 측은 국민연금의 현물환 매입 수요가 완화되면서 외환시장의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은 계약서 체결 등 남은 일정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속히 거래를 개시할 예정이다. 이번 거래를 통해 외환보유액은 계약기간 동안 줄지만, 만기시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외환 수요가 있을 때 한국은행을 통해 달러를 조달하고, 각 건별 만기는 6개월 또는 12개월로 설정하며, 일반 시중은행 외환 스왑 만기보다 길어 거래 위험과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다.
국민연금은 이번 결정으로 안정적으로 해외투자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최근과 같이 달러 유동성이 부족한 경우 시장을 통하지 않고 외환을 조달할 수 있어 외환시장의 수급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는 연도별 약 300억 달러(일 평균 약 1억 달러) 수준이다.
해외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외환시장을 통해 미리 조달하는 방안(선조달)도 보고되었다. 지금까지 선조달이 허용되지 않아 해외투자 시 외환을 집중 매수하여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으나, 향후에는 월 10억 달러 한도 내에서 선조달이 가능하여 국민연금은 해외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외환시장에서 분산하여 매수함으로써, 외화 조달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금위는 또 단기자금 한도를 30억 달러(분기별 일 평균 잔고액)로 상향하는 내용의 '국민연금기금 운용지침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외화 단기자금은 해외투자 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으로 현재 6억 달러 한도 내에서 운용되고 있다.
이 한도를 넘어서는 외화자산의 회수가 발생할 경우,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고 재투자 시 다시 달러로 환전해야 하며, 해외투자 규모(약 3300억 달러) 고려시 현재 한도는 지나치게 낮아 불필요한 외환거래가 빈번히 발생했다.
이번 외화 단기자금 한도 상향 조치로 불필요한 환전비용이 절감되고, 대규모 해외자산의 회수로 인한 외환시장의 충격이 완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민연금은 단기자금의 기회비용을 고려하여 실제 외화 단기자금의 규모를 최소화하면서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수탁자책임활동에 관한 지침 개정(안) 기금운용위원회 소위원회 논의 경과'에 대해서도 보고되었다.
올 2월 기금위에서는 대표소송 제기 결정 주체 변경 등 추가 논의가 필요한 사항은 기금위 소위원회에서 논의한 후 재 상정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현재 소위원회(4인)은 사용자 추천 1인, 근로자 추천 1인, 지역가입자 추천 2인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까지 4차례 진행된 소위원회 진행상황이 기금위에 보고되었으며, 아직 합의에 이르지 않은 안건들은 소위원회에서 추가 논의 후 그 논의결과를 포함한 ‘수탁자책임활동에 관한 지침 개정(안)’을 기금위에 상정키로 했다.
한편, 2022년 국민연금 급여지급과 실업크레딧 지원사업의 부족 예산 약 3조 5천억 원을 확보하기 위한 국민연금기금운용계획 변경(안)도 심의‧의결했다. 이 사업은 구직급여 수급자가 연금보험료 납부를 희망하는 경우, 보험료 75%를 지원하고, 그 기간을 가입기간으로 추가 산입하는 제도다.